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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03월28일 01시5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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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 S. 엘리엇 시극론


T. S. 엘리엇 시극론 
김재화 지음 / 동인 刊

  T. S. 엘리엇은 대시인이면시 시극을 쓴 극작가이고, 시대를 초월하여 우리에게 깊은 지혜를 준 평론가이다. 이러한 엘리엇의 작품들은 장르를 따질 필요 없이 읽어 가면 그의 일관된 사상의 깊이에 끊임없이 감동되고 매료된다. 엘리엇을 공부한다는 의욕도 이런 감동에서 유발되는 것이리라. 그를 위대한 사상가라고 덧붙일 명분은 넘치나 그를 유럽 중심적이며 기독교 중심의 종교시인이라고 경계 짓는 경우는 이제 21세기의 열린 시대에서는 어울리지 않는다.
  엘리엇은 20세기 전반기 역사의 유례없는 격동의 시대에서 삶의 정신적 가치를 고뇌하며 큰 틀에서 예지를 담아내는 문학적 작업에 평생을 바쳤다. 그가 무난히 역임할 수 있었던 하버드 철학교수직을 멀리한 후의 생활을 엿보게 되면 그의 문학에 대한 열망이 어떤 고통도 감내하는 남다른 성실성이 있었음을 알게 된다. 20세기 문학의 거목인 엘리엇에 한 발씩 다가가 그의 예지에 몰입되는 과정을 지금까지도 필자로서는 혜택의 시간으로 여기고 있다.
  그는 문학과 인생의 원숙기에 7편의 시극을 내놓았다. 그것은 그의 인생의 중착지에서 비로소 안정과 행복를 말했던 시기에 나온 것이다. 그의『황무지』에서 보여 준 시대적 삶은 시극 속에서는 보다 긴 시간을 두고 그 상황들을 노출시켰다. 그 안에서는 삶의 의미를 잃고 사는 사람들, 그들이 찾는 진실한 삶의 과정들이 펼쳐진다. 그의 작품의 구성과 결말은 결코 산만하지 않으며 어떤 죄의식이나 고통 뒤에도 구원의 길이 있다는 것을 암시 또는 명시하고 있다.
  필자가 뒤늦게 엘리엇 시극에 대한 책을 펴내기로 결심하기까지는 절차탁마의 시간이 필요했다. 엘리엇 시극에 대한 학위논문을 쓴지도 오래되었거니와 그 시기를 전후하여 연극평론가로도 활동한 일이 지금은 아련하게 느껴지기 때문이다. 그러나 어떤 의무감 같은 것이 나름대로 남아 있었다. 근래는 극에 대한 것 보다는 어떤 계기로 시에 관한 글을 쓰고 있는 필자로서는, 뭔가 숙제를 다하지 않고 전학을 한 기분이었다. 그런 가운데서도 모두에 피력했듯이 가능한 한 여러 장르의 경계를 허물며 글쓰기에 전진하고자 하는 것이 요즘 필자의 노럭 중 하나이다.
  이러한 개인적 심경보다 명분을 찾자면, 아직도 엘리엇 시극 전반에 대한 연구서 출간이, 시나 평론에 비해 여전히 미약하다는 것이 필자의 인식이다. 그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겠으나 우선 셰익스피어를 읽을 때처럼 독자가 어느 정도 드라마에 대한 지식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읽기부터 연극적 상상력을 동원해야 한다. 텍스트와 퍼포먼스 중간쯤의 시각이 이상적이라 하겠다. 또한 시처럼 압죽되지 않으니 연구자로서는 관극 아닌 긴 시간의 읽기를 참아내야 한다. 그만큼 부피가 크다. 이에 비해 국내의 참고 서적이나 평문의 양은 아직도 상대적으로 적다. 이런 연유가 생각의 오류일지도 모른다. 필자는 엘리엇 시극이 지니고 있는 신비한 매럭에 끌렸던 시기를 되살려 다시 그의 시극을 말하고 싶었다. 대거 새로 번역문을 써 넣었고, 문장과 내용도 다시 점검하면서 수월하지 않은 작업을 견뎌냈다. 이런 노력이 무위로 남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엘리엇의 문학세계를 연구하는 후학들을 위해 이 책이 엘리엇의 사상과 구원관을 살펴보는데 도움이 된다면 진정 고마울 따름이다.
  의외로 이 책을 준비하면서 가장 고심했던 문제는 시극의 한글 제목이었다. 특히 종교적 주제를 다룬 Murder in the Catberdal은 일반적으로 '대성당의 살인'으로 통용되어 왔으나, 영국 국왕과 필적할 만한 지위에 올랐던 캔터베리대주교가 순교자가 되었다는 점을 감안한다면 '살인'보다는 '시해'(弑害)가 적절한 번역이라고 판단했다. 
  그리고 The Rack은 교회 건축을 위한 기금 모금 용도에서 이 작품이 쓰여졌다는 창작배경을 고려한다면 통상적으로 사용되던 '바위'보다는 '반석'(盤石)이, 비록 성서 번역에 있어서는 두 가지로 해석되고 있지만, 주제를 표출하는데 올바른 뜻이 담긴다고 해석되어 바로잡았다.
  The Confidential Clerk 또한 '비서'로 번역되어 왔으나 내용으로 보아 회사 직책이 아니기에, '개인 비서'로 고쳐 부르는 것이 적절하다고 생각되었다. 이러한 일련의 노력이 영문학의 창의적 연구에 조금이라도 보템이 된다면 더할 나위 없이 좋을 것이다.

김재화, 책머리글 <"크게 만들어 주소서, 우리의 말들을"> 중에서


                    - 차    례 -


□ 제1장  엘리엇의 구원관
□ 제2장  엘리엇의 사회관과 구원의 개념
□ 제3장  무신사회의 구원의 문제

              『스위니 아고니스테스』
□ 제4장  죄의식과 속죄
              『가족의 재회』
□ 제5장  성자적 신앙의 모형
               1. 교회의 의의 『반석』
               2. 순교의 의미 『대성당의 시해』
□ 제6장  세속인의 구원
               1. 구원의 선택 『칵테일파티』 
               2. 자아의 발견 『개인 비서』
               3. 사랑의 의미 『원로 정치가』
□ 제7장  맺음말

[2010.08.01 초판발행. 211페이지. 정가 15,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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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화 문학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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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무월 (dsb@hanmail.net)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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