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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01월10일 10시4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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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내의 앞치마


아내의 앞치마 
윤용수 수필집 / 경남 刊

  아내의 앞치마 속에는 몇 장의 지폐가 들어 있습니다. 아내의 앞치마 속에는 몇 개의 동전도 들어 있습니다. 
  그러나 그건 별로 문제가 되지 않습니다. 아내의 앞치마 속에는 깊은 사랑과 훈훈한 마음과 진솔한 행복이 들어 있습니다. 아내의 앞치마 속에는 초지일관이 들어 있고 일편단심이 들어 있고 전력투구가 들어 있습니다. 
  아내의 앞치마 속에는 풀잎 이슬이 들어 있고 꿈꾸는 바다도 들어 있습니다. 아내의 앞치마 속에는 고향둔덕을 기어오르던 인동넝쿨도 들어 있고, 고향 담벼락을 넘어오던 청국장 냄새도 들어 있고, 고향 평상에 떨어지던 감꽃도 들어 있습니다. 
  사실이지, 아내의 앞치마 속에는 어제가 들어 있고 오늘이 들어있고 내일이 들어 있습니다. 
  그렇습니다. 
  앞치마의 빛깔이 바래졌다고 문제될 것도 없고, 앞치마의 향기가 고상힐지 못한대도 이유가 될 것도 없습니다. 먹물빛이면 어떻고 비런내면 어떻습니까. 회색빛이면 어떻고 순대냄새면 또 어떻습니까.
  아무리 퍼내어도 줄지 않는 사랑의 옹달샘이 아내의 앞치마인데·····.
  우리의 궁극적인 삶의 목표가 사랑이라면 나는 예수님보다 아내를 택하겠습니다. 우리의 궁극적인 삶의 목표가 행복이라고 한다면 나는 시집(詩集)보다 아내의 앞치마를 택하겠습니다. 
  아내의 앞치마 속에는 예수님도 시집도 다 들어 있기 때문입니다. 나는 맥박이 뛰지않는 거대한 매카니즘보다 살아 숨쉬는 아내의 앞치마가 좋습니다. 무릎에 걷어 차여 비명을 지르는 동전 소리며, 물 묻어 뻣뻣해지는 엄동과 비에 젖어 후줄근해지는 장마 때도, 펌프의 마중물처럼 출렁대는 아내의 앞치마가 좋습니다. 왜냐면 그건 꿈을 꾸는 앞치마이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좋은 것은 어디까지나 나 개인의 것이고 이웃에게 가슴을 열어 보이겠다고 막상 옷고름을 풀고 나니 두렵고 부끄럽습니다. 
  그동안 KBS 제1라디오 방송수필을 통해 선을 보인 글들이 많은지라 무례한 용기를 내었을 뿐입니다. 아무쪼록 여기 이 낮은 음자리의 글들이 독자들에게 조그만 미풍이라도 될 수 있다면 더 바랄게 없겠습니다. 
  그리고 들떠 있는 나의 글을 자상하게 돌봐주신 서정범 교수님, KBS의 이규항 위원님, 이기재 안경은 차장님, 도서출판 경남 오하룡 사장님과 젊은 일꾼들에게 머리숙여 감사드립니다. 1991. 5.
윤용수, 작가의 말(책머리글) <아내의 앞치마 속에는>


          - 차    례 -

작가의 말 

1.  情에 대하여
아내의 앞치마
아내 예찬
아내에게 
情에 대하여 
어머니

정화수 

할머니 
삽화
만남이라는 것 
헤어짐이라는 것 
자랑스런 나의 어머니 
사랑하는 나의 딸에게 
일꾼
박영감의 노래 
보약
그림자 

2.  창을 열면 바람이
여름 스케치
계곡을 오르며 
가을 하늘 
가을입니다 
성묘가는 길 
10월의 찬가 
가을에 한 번쯤은 떠나보자
이 가을엔 어린이를 닮게 하소서 
가을비 
누구에겐가 쓰고 싶다 
나의 우울증의 파편들
내가 나를 슬프게 하는 것들
산길은 인생이다
2월의 끄트머리에서 
달력 앞에서 
창을 열면 바람이 
우울증
나를 서럽게 하는 것들
나의 5월 
내가 아직 울 수 있다는 건 

3.  동전예찬
동전예찬·1
동전예찬·2
동전예찬·3
동전예찬·4
동전예찬·5
멋·1
멋·2
멋·3
직선과 곡선 
모르는 것이 약이다? 
~하자마자
저 높은 곳을 향하여 
우리가 불러야 할 노래 
구호가 많아 좋은 나라 우리 나라
사막은 태양을 탓하지 않는다
둘이서 한마음
함께 사는 사회 
모두가 한마음인 것을

4.  신발 이야기
신발 이야기 
새 옷
빗자루와 걸레 
홍역 
순종은 작은 것 
가끔은 
칼을 가는 사람
옷 이야기 
잊어 버리십시다 
네가 예쁜 것은 나의 눈 탓이다
이웃사촌 
포장마차 곰보아줌마 
도마
고추와 절구 
집에 가는 마음으로
밤 9시에서 10시 사이 
우체국 앞에서 
밥상 앞에서

5. 강물의 여로
강물의 여로
물, 물, 물 
봄의 사랑
바닷가에서 
봉암교를 지나며 
새벽 
창가에서 
술잔을 들며 
그래도 저녁이 오면 
간이역 
엑스트러의 희열 
찬스가 올 때 
소문과 점
말(言)
소리는 영혼의 울림이라야
선창에서 
여행유감 
고구마가 있는 수족관
오늘이란? 

6. 생각나는 것들
생각나는 것들·1
생각나는 것들·2
생각나는 것들·3
가리마의 미학
넥타이와 옷고름
향수에 대하여 
구기자 
산골 이야기
샘터가 사라지니 
지게와 지게차 
짚의 문화 
고령댁 머슴
커피와 숭늉




[1991.05.20 초판발행. 352페이지. 정가 4,2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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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용수 수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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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SB경남 (dsb@hanmail.net)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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