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철호]
한국문인협회의 발전은 큰 그림만 제시한다고 해서 이루어지는 것은 아닙니다. 1만여 회원들의 회비로 운영하고 있는 협회가 회원들의 소망을 저버려서는 안 됩니다. 작은 소망 하나하나가 모여 협회 발전의 기틀이 되기 때문입니다.
거창한 약속은 언제나 깨지기 마련입니다. 실천 가능하고 회원들의 피부에 와 닿는 약속이 되어야 할 것입니다. 작은 것부터 시작하여 큰일을 해내겠습니다.
회원이 주인이 되는 협회, 회비가 아깝지 않은 협회가 되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공허한 난발로 끝날 약속은 하지 않겠습니다.
□ 한국문인협회(문협)는 정통성 있는 문학단체입니다.
여타의 단체와 구별되는 이유가 거기에 있습니다. 새로운 이사장은 문협의 정통성 계보를 이을 사람이어야 합니다.
저는 문협의 부이사장을 두 차례(1995~1997년, 1998~2000년), 분과회장을 세 차례 역임한 바가 있습니다. 문협이 예전의 순수문학 단체로 거듭나도록 김동리, 조연현, 서정주, 조병화 등 역대 이사장들의 시대를 2010년대에 필연코 구현해내겠습니다.
□ 이사장은 문협이라는 법인체의 수장입니다.
문학뿐만 아니라 행정실무에도 밝아야 합니다. 이에는 행정능력이 있고 정부당국과의 지원협상 테이블에서 우위에 설 사람이 절대적으로 필요합니다.
저는 문학 연륜(50여년)과 더불어 서울특별시 시의원(市議員)을 두 차례 역임(8년간/1991~1998년)했습니다. 협회운영은 물론이고 풍부한 행정경험을 살려 정부와의 교섭에서도 성과를 얻을 수 있도록 능력을 발휘하겠습니다.
□ 문협 특히 회원을 위해 일을 하려면, 역지사지의 심정이 되어야 합니다.
배고파 본 적이 있는 사람만이 배고픈 사정을 알기 마련입니다.
저는 파란만장한 삶을 살아왔습니다. 가난과 병고와 수많은 고초를 겪어왔습니다. 문협의 현안과 회원의 어려움을, 역경을 이겨낸 제가 하나하나 해결해나가도록 하겠습니다.
□ 문협의 이사장은 무소불위로 군림하는 자리가 아닙니다.
이사장은 회원을 위해 일해야 합니다. 회원 각자가 주인이 되는 문협이 되어야 합니다.
저는 그동안 (사)한국수필가협회 이사장, (사)새한국문학회 이사장(현직) 등을 맡아 봉사하는 마음으로 일했습니다. 문협에서도 견마지로의 자세로 봉사하겠습니다.
□ 문협 지회(부)를 활성화하겠습니다
이사장단이 정기적으로 지회(부)를 순회하며 고충과 애로 사항을 듣고, 가능한 한 힘을 모아 해결하도록 하겠습니다.
문협 전국대표자대회에서 운영사례를 발표한 지회(부) 중에서 우수 지회(부)를 선정하여 작품 출간비 등을 지원하는 등 다양한 활성화 대책을 마련하겠습니다.
□ 문협 회원만의 사랑방을 개설하겠습니다
문협 사무실 인근의 카페와 연계하여 우리 회원들의 사랑방으로 만들겠습니다. 예전의 명동 다방의 추억을 떠올리며 다과를 들면서 문학과 낭만을 이야기하십시오. 멋진 만남의 장이 될 것입니다. 배지를 단 회원이나 신분증을 보이시면 다과를 무상으로 제공하는 카페가 될 것입니다.
기금의 재원(財源)에 대해서는 설득력 있는 방안이 제시될 것입니다.
□ 문학상 시상제도를 신설하겠습니다
정부와 협의하여 권위 있는 문학상을 만들겠습니다. 콩쿠르상은 아니더라도 기존 언론매체에서 실시하는 유명 상에 필적하는 그러나 우리들을 위한 우리들의 시상제도를 도입하겠습니다.
□ 회원의 충언을 달게 받겠습니다
협회에서는 주기적으로 회원들의 고견을 듣고자 다양한 매체를 이용하여 설문조사를 하겠습니다. 쓴 소리, 격려의 말 어떤 내용이라도 좋습니다. 회원을 위한, 협회를 위한 설문조사가 될 수 있도록 신문고의 역할을 톡톡히 하도록 하겠습니다.
□ 협회 살림을 알뜰히 하겠습니다
방만하지 않은 협회 운영이 될 수 있도록 자문 공인회계사를 두어 회계처리를 하겠습니다. 그렇게 해서 아낀 돈으로 회원 복지를 위해 쓰도록 하겠습니다.
□ 회원 자녀를 위해 장학재단을 만들겠습니다
아이들은 우리의 미래와 꿈입니다. 어려운 형편에 놓인 회원의 자녀들에게 장학금을 지원할 수 있도록 문협 유관 가칭 ‘경암재단’을 만들어 장학금 지원 등 학자녀들을 위해 다양한 사업을 펼쳐가겠습니다.
□ 정겹고 아름다운 문단 풍토를 조성하겠습니다
신입회원 가입 시, 문단 선후배간에 서로 존경하는 아름다운 풍토를 조성하기 위해 내외부 강사를 초빙하여 교양강좌를 실시하는 등 소양교육을 실시하겠습니다.
□ 말로만의 원로회원 예우를 외치지 않겠습니다
최소한 1년에 두세 번만이라도 원로 회원들을 모시고 따뜻한 정성으로 예우해드리는 시간을 갖고자 합니다. 그분들의 성원과 지지가 있었기에 오늘의 협회가 되었습니다. 그 분들의 협회 사랑, 문학 사랑에 고마움을 표합니다.
□ 젊은 신진 작가들의 회원 가입을 위한 방안을 모색하겠습니다
젊은 작가들이 협회 가입을 희망할 수 있도록 협회를 젊게 만들겠습니다. 관련 규정의 신설을 통해 젊은 작가들이 매력을 느낄 수 있는 협회로 변모시키겠습니다.
□ 장르별로 작품 발표지면을 확대하겠습니다
문협 분과별로 발표지면을 확대하는 방안을 마련하고 장르별로도 별도의 선집을 만들겠습니다. 그리고 세상에 널리 알려지도록 힘쓰겠습니다.
□ 문협 문예지《월간문학》을 쇄신하겠습니다
《월간문학》을 새로이 변모시키겠습니다. 회원의 의견을 들어 편집방향을 개선해 나가도록 하겠습니다. 소외 장르 분과의 발전을 위해 특집을 자주 갖고, 지방문학(지회․지부) 순회 게재도 아울러 시행하겠습니다.
□ 독자와 함께하며 문학을 이야기하는 기회를 갖도록 하겠습니다.
인사동, 청계천변, 대학로 등 공공장소에서 정기적으로 ‘시 낭송회’, ‘소설(수필) 낭송회’, 회원 희곡작품으로 연극 공연하기 등 문학의 이해를 도모하고 대중과 함께하는 기회를 갖도록 노력하겠습니다.
■ 이철호
수필가. (사)새한국문학회 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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