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건중]
얼마 전 텔레비전에서 '출세'라는 테마로 각계각층에서 출세했다는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가 방영된 적이 있었다.
주제는 '출세'에 대한 의미를 객관적으로 찾아본 것이었는데, 그것은 준비된 사람이세상에 나와 봉사하는 것으로 이야기되었다.
준비라는 것이 무엇인가.
모든 일을 할 때 준비 없이는 제대로 되는 일이 없다. 하다 못해 초등학생이 소풍을 가더라도 행선지도 미리 정해 놓아야되고 김밥이다 뭐다 먹을 것도 준비해야 되는 것이다. 이런 일도 이러할진대 하물며 커다란 기업이나 단체를 이끌려면 당연히 이끌 준비가 되어있는 사람이 원만하게 이끌어가야 그 기업이나 단체를 발전시킬 수 있다는 생각이다.
그러나 아무리 준비가 된 사람이라 할지라도 그가 세상에 나오지 않아 그 준비된 것을 써 먹을 수 없다면 이는 준비하지 않은 것이나 다름이 없다. 그 세상에 나온다는 것이 제대로 준비된 사람이라면 자의였건 타의였건 반드시 세상 밖으로 나오게 하여 그 준비된 것을 써 먹게 해야 할 것이다.
하지만 세상은 그렇지가 않다. 준비가 없어도 준비된 것처럼 위장하고, 실제 만반의 준비가 되어있어도 아무 준비가 없는 것처럼 폄하하거나 그런 준비는 별 볼일 없는 것으로 치부해 버리기 때문에 제대로 준비가 되어 있는 사람이라도 그 준비를 써 먹을 수 없는 경우가 허다하니 안타깝지 않을 수 없는 노릇이다.
우리가 보다 살기 좋고 아름다운 세상을 만드는 데는 앞서 말한 대로 제대로 준비가 된 사람을 바르게 보고 그를 앞세워 그가 그 준비된 것을 풀어놓을 수 있을 때 현재보다는 발전된 미래를 기대할 수 있다는 생각이다. 그러나 제대로 준비된 자가 세상에 나왔다고 해도 또 다른 문제가 있다. 그것은 다름 아닌 그 준비된 자가 기업이나 단체 또는 타인을 위한 봉사를 하겠다는 마음가짐이 없다면 이는 개인 영달을 위한 준비에 불과한 것이다.
봉사라는 것은 자신을 철저히 희생시키지 않으면 안 되는, 어찌 보면 구도자적 자세가 아니면 이룰 수 없는 숭고한 마음인 것이다.
말로는 봉사를 외치지만 실제 보면 자신과의 적당한 타협에서 우러나온 위선적인 봉사가 많다. 그러므로 쉽게 '봉사'라는 말을 해선 안 된다는 생각이다.
그것은 올바른 사람이 제대로 된 준비에 자신의 희생을 기꺼이 감수하겠다는 봉사정신이 함께 했을 때 기업이나 단체가 발전할 수 있는 것이다. 그런 사람에게 기업이나 단체를 맡겨야 비로소 우리가 바라는 밝은 미래가 다가온다고 할 수 있는 것이다.
이처럼 문학단체 또한 그런 범주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고 할 때 우리는 앞서 말한 그런 준비된 지도자를 찾아야 하며, 그것이 바로 한국문단의 미래를 점칠 수 있는 길이라고 생각한다.
■ 김건중
소설가. 한국문인협회 부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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