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문학방송(DSB) : 원태경 시인-"도청 사환에서 강원도 의원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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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08월08일 10시5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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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태경 시인-"도청 사환에서 강원도 의원으로"
(원제)춘천을 바꾸는 똑소리 나는 일꾼, 강원도의회 원태경 의원

▲ 원태경 시인 (강원도의회 의원사무실에서)

그는 도청 사환이었다.
신문팔이도 하고 사환도 하면서 야학에서 공부하는 청년기를 보내면서, 소외되고 힘겨운 삶을 살고 있지만 건강한 의식을 가진 시민들을 대변하는 사람으로 성장하기를 꿈꾸었다. 

원태경, 그는 지금 강원도의회 도의원이다.

어려운 집안 형편으로 인해 헌책방에서 책을 읽 으며 독학을 하면서도 그의 성실함과 총명함은 그를 도청 사환의 자리에 머물게만 하지는 않았다. 정확한 일 처리 능력은 공무원이 될 수 있도록 그를 밀어주었고, 사환생활 4년 만에 정 식으로 춘천시청 공무원이 되어 3년 더 공무를 수행할 수 있게 했다.

"79년 당시 춘천시 공무원이었던 저는 10.26사 태가 일어나면서 비상계엄이 선포되는 상황이 되자 계엄사 파견근무를 하게 되었어요. 그때 무고한 일반 시민들이 무차별적으로 잡혀가는 모양을 보면서 공무원으로서 죄책감을 느끼게 되었습니다"

이것이 그가 시청 공무원을 그만두게 된 사유다. 개인의 보신과 사회 정의의 갈림에서 그는 자신의 영달을 포기한 것이다. 그렇다고 그가 당장에 혁명가로 변신하지는 않은 것을 보면 천생 예인(藝人)이라고밖에 할 수 없을 것이다.

춘천 명동 닭갈비 골목에 있었던 그 이름도 유명한 '전원다방'에서 그는 음악DJ를 하면서 시를 썼다. 작가 이외수와 최승호를 만난 것도 이 때다.

"20대 시절입니다. 철없다고 볼 수도 있겠지만, 그 시절의 사색과 경험이 제 인생을 한 단계 성장할 수 있도록 하는 자양분이 되었다고 확신합니다"

그렇다. 그는 시인이다. 강원일보 신춘문예(1981년), 문화일보 신춘문예(1992년) 시 부문에 당선했고, 제1회 춘천문학상(2000년)을 수상하기도 했으며 올 1월에는 강원민예총 문학협회에서 만장일치로 회장에 선출되기도 했다.

오래된 철조망 울타리만 보면 / 호박을 잔뜩 심고 싶습니다 / 눈부신 하늘 푸른색을 배경으로 / 수더분한 눈매를 조금도 부끄럼 없이 / 떳떳하게 보여주는 믿음의 세계를 / 우직스러운 노란꽃을 신기롭게 바라봅니다 / 비가 그친 하늘을 향해 / 초록의 덩굴손을 쑥쑥 내밀 때 / 우리의 가슴도 함께 초록물이 오르던 / 호박을 심고 싶습니다 / 이 땅의 아들 딸들에게 / 부끄럼 없이 돌려주어야 할 우리나라 / 둥근 세계를 나누어 주고 싶습니다 / 하늘과 닮은 세상 / 하나 씩 심어주고 싶습니다
― 원태경 시집『서랍 속의 기억』중 <호박꽃> 전문

1995년과 98년, 비록 낙마했지만 도의원에 출마한 적이 있었다. 한국청소년연맹에서 업무부장으로 11년을 일하면서 청소년을 교육하고 육성한 현장 경험이 그를 민의의 대변인이 되도록 등을 민 것이다.

"도의회에 직접 들어가서 사회적 약자의 목소리를 대변하고, 문화예술을 고양시키고 싶었습니다"

그때도 지금도 그가 내세운 슬로건은 '아름다운, 새로운, 맑은 정치'이다. 최상의 가치를 '인간'에 두는 정치를 해야 한다는 것이 변함없는 그의 정신이다. 선거를 준비할 때 주변에서 좀 더 정치적인 구호로 강조하기를 조언하지 않은 것은 아니었다. 하지만 그는 소중한 가치를 현실화시키는 정치를 꿈꾸었고, 정치가 인간적이고 따뜻하게 변화해야 한다는 소신에는 변함이 없었다. 2010년 강원도민은 그를 도의원으로 선택했다.

절망도 희망으로 바꿀 준비가 되어 있는 강원도 돈키호테

"도의원에 출마하겠다고 했을 때 가족들은 아무도 환영하지 않았어요. 제가 가진 것이 아무 것도 없기 때문이지요. 선거비용도 지인들의 도움을 받아서 냈으니까요. 하지만 저는 어떠한 절망도 희망으로 바꿀 준비가 되어 있어요. 그 근거는 '시민의 양심'을 믿기 때문입니다. 그것이 바로 시민의 힘이지요"

1500cc 소형차를 타고 다니는 원 의원은 검은색 대형차가 아니어서 홀대를 받은 적이 있다며 웃었다. 하지만 그는 당당했고 여전했다.

그의 아내는 이렇게 말했다.
"시를 쓰는 남편이 더 좋아요. 지금 도의원이 되었지만 우리 생활에 큰 변화는 없을 거예요. 저는 제가 하는 요양복지사 일을 계속 할 것이고 남편은 소신껏 자기 일을 하겠지요"

그는 자신의 아내를 '사령관'이라고 칭했다. 지금은 귀가 잘 안 들려 항상 큰 소리로 대화해야 하는 노모(老母)는 '총사령관'이라고 했다. 일을 저지르고만 다니는 자신을 언제나 믿고 지지해주는 가족에 대해 감사하다는 말을 하는 그의 얼굴은 유난히 상기되었다.

도의원은 도민들의 의견을 대변하는 역할이라는 것에 대해 그는 명념하고 있었다. 국회건 당이건 간에 일반 시민들이 목소리를 내야 하는 상황이면 주저 않고 추진하겠다며 그것이 자신의 일이라고 강조했다. 그러기 위해 도서관을 드나들며 공부하고 있다는 것이다.

"수동적으로 일을 처리하기 보다는 일을 만들어 내는 편입니다. 지역에서 불씨를 지피는 역할을 해낼 것입니다"

지역의 가치자원을 개발하는 예술경영

그가 특히 관심을 두고 있는 분야는 예술경영을 통한 지역 활성화 방안이다.
"지역축제를 자본과 연결시키는 데 대해 터부시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그러다보니 정작 진행되는 축제는 치밀하게 준비하지 못 해 일 회적으로 소모되는 면이 있고요. 강원도의 경우 재정자립도가 전국 최하위에 있습니다. 국고나 시 재원만으로는 경영에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어요. 그러니 상업적 수익을 최대화 시켜서 지역에 시너지 효과를 창출할 수 있는 방안이 절실하지요"

그는 김유정 문학촌 사무국장을 역임한 바 있다. 춘천역에 닿기 전 '김유정 역'이 있다는 것을 기억한다면 그의 지역구는 김유정이라는 문인을 연구 개발하는 것만으로도 충분한 자원을 보유하고 있는 셈이다.

"2010년 12월에 경춘선 복선전철이 개통됩니다. 시험운행을 거치면 40분 만에 서울과 춘천이 연결된다는 말이지요. 수도권과의 접근성이 괄목할 만큼 긴밀해졌을 때 춘천시 고유의 특성을 잘 살릴 수 있는 새로운 모델을 제시해야 합니다. 김유정과 관련해서는 특수목적 법인을 설립할 예정입니다. 상업적 수익 뿐 아니라 김유정의 문학 정신을 일반시민들도 향유할 수 있도록 섬세하고 장기적인 계획이 필요하다고 봅니다. 다른 지역의 문인들도 함께 할 수 있는 집필공간을 마련한다든가, 김유정의 작품 <동백꽃-일반적으로 알고 있는 동백꽃과는 달리 '생강나무 꽃'을 강원도에서는 동백꽃이라고 한다->에 나오는 동백꽃을 이용한 체험행사를 준비할 수도 있습니다. 청소년을 위한 수련장이나 학술과 연계한 활동 등 다각도로 지원해야할 내용이라고 봅니다"

보존할 만한 가치가 있는 역사적 유물은 우리나라 곳곳에 산재해 있다. 눈에 띄는 개발 사업으로 단기적인 수익만 내려고 할 것이 아니라 잘 보존하고 재현하면서 경제적 가치도 살려내는 묘미를 발휘하는 것이 지역을 살리는 방안이 된다는 사실을 지방자치단체의 관계자들이 기억해야 할 것이다.

주민과의 소통을 위해서라면 자신이 속한 상임위가 아니더라도 찾아갈 만반의 준비가 되어있다는 그는, 현재 주민 복지를 위한 예산이 제대로 쓰이고 있는지를 조사하고 있다고 했다. 눈먼 혈세가 집행되는 일이 없도록 부엉이 눈을 뜨고 있는 도의원이 있는 지역이라면 주민들이 발 뻗고 자도 되겠다는 생각이 든다.

■ 장동미 / 시사뉴스피플 chdm1111@naver.com

출처 : 시사뉴스피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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