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문학방송(DSB) : 시를 왜 쓰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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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07월03일 10시3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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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를 왜 쓰는가?

[최범영]

"시란 무엇인가?"라고 묻는다면 적절한 답을 나는 찾지 못한다. 이미 큰 문학 선배들이 말했고 굳이 내가 답할 필요도 없다. 그러나 "시를 왜 쓰는가?"라는 말
▲ 최범영 시인
에는 할 말이 있다. 나는 어쩌다보니 세 전공과 연루되었다. 지질학, 언어학, 역사학.

첫째, 지질학에서 보면 지구 시스템 안에서 내부 에너지가 순환되어 체제를 이루고 주어진 환경에 따라 생물이 적응하는 것은 자연스런 '진화'(evolution)이다. 그러나 외계의 힘에 의한 지구 시스템의 재편, 예를 들면 운석이나 소행성들의 충돌은 시스템 안의 흐름을 깨 버리는 것으로, '변혁'(revolution)이 있다. 사람의 능력이 아무리 뛰어나다 해도 이 변혁은 빗겨갈 수 없다. 인간은 우주를 바꿀 수는 없다. 주어진 환경이 바뀌어 감에 따라 그에 적응하여 사는 것이 생물의 깜냥이다. 

이런 편에서 시는 영원불멸의 철학이나 세상 뒤집을 지식을 전하기보다는 사람들과의 생각 나누기, 아린 가슴 쓸어내려 주기, 함께 살아가기 따위에 보다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다른 사람과 의사를 소통하고, 못난 몸짓을 통해 감동을 주며 세상과 좁으나마 공명하기 위해서 나는 시를 쓴다. 

둘째, 언어의 관점이다. 나는 주변 환경의 변화로 도시로, 도시로 옮기며 살아왔다. 자리가 바뀔 때마다 나는 늘 촌놈이어야 했다. 그럼에도 '어머니 말'(mother tongue)은 내게 가장 풍부한 상상력을 주는 말이다. 그 어머니 말은 모든 상상력의 원천이 된다. 감성이 밴 어휘도 보다 풍부하다. 언어의 테두리에서 나는 나의 존재를 확인하는 관점에서 시를 쓴다. 촌놈 같은 말로 어설픈 몸짓을 어떤 의미로 끌어올리는 작업이다. 내 존재를 확인하려고 글을 쓴다. 평상심에서 내 속의 감성을 길어 올릴 수 있다. 그런 편에서 보편화되지 않는 '나'라는 우물에 담겨 있는 나의 말, 나의 언어로 시를 짓는 것이다. 

'어머니 말', 모국어에는 민요나 타령, 판소리 따위가 포함된다. 어릴 적 고향 어느 집 상다리(누각)에서 들은 구성진 노랫가락을 잊지 못한다. 안동, 의성 지역으로 출장을 가 보니 '가사 경연대회'가 열렸다. 해마다 열리는 행사란다. 6,70대 부인들이 주축인 이 대회의 내용은 일부가 중계되었다. 참가한 분들도 많았다. 오래 전부터 집에 내려오거나 새로 지은 가사를 읊었다. 전통 시가 한 장르가 박물관에만 있는 것이 아니라 현재에서 살아있는 장면이었다. 어릴 적 어르신들이 부르던 시가가 되살아났다. 시가 운율이 밴 문학이라고 한다면 어디 특정한 양식 한 틀에 맞추어 시를 지으란 법도 없을 것이다. 전통시가에서 넓게 통용된 시조, 가사, 한시, 가극, 민요/가요 따위의 장르를 시는 어느 정도 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런 편에서 굳세게 하나의 틀을 고집하지 않는다. 

셋째,역사의 관점이다. 작품에 형상화된 환경은 그대로 역사일 수 있다. 시는 보다 솔직하고 내면 속에 숨기기 쉬운 모든 것들도 모두 끌어올려 놓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한 시대를 산 사람들이 무엇을 고민했는가? 무슨 생각을 하며 살았는가? 가치 개념은 어떠했는가? 역사속의 자리에서 얼마만큼 함께 숨쉬었는가?시는 많은 것을 드러내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시를 쓰다 보면 어떤 때 내 모습을 보고 놀란다. 며칠 전에 쓴 시와 똑같은 내용의 시를 쓰고 있음을 본다. 예를 들자면 사랑 시를 쓴다. 대상도 같고 그리운 마음, 애절한 마음, 사랑 고백도 같은 틀의 시를 쓰고 있음을 보았다. 나 자신도 화들짝 놀랐다. 내가 내 시를 표절하고 확대 재생산하고 있는 것이 아닌가? 역사의 관점에서 같은 소재의 시를 자주 되풀이해서 짓는 것은 자제해야 한다는 생각을 갖게 해 준다.

■ 최범영
시인. 한국지질자원연구원 재직

[시집《연이 걸린 둥구나무》(현대시문학 刊) 수록(발문 일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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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범영 시인
연이 걸린 둥구나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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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무월 (dsb@hanmail.net)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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