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문학방송(DSB) : 황금찬의 문단 반세기(36)- 한명숙 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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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02월18일 00시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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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금찬의 문단 반세기(36)- 한명숙 편
쓸쓸한 강의

"지금은 옛날의 음악 이야기를 하면서 살고 있는 60이 넘은 노경의 여성. 아버지가 목사이신 그는 기독교 가정에서 신앙을 삶의 큰 기둥으로 하고 모범적인
▲ 황금찬 시인
삶을 누리고 있다."

지금 생각하면 그리도 쓸쓸한 이야기라고 한다. 그 쓸쓸한 이야기를 들려 주는 여성은 60이 넘은 노경에 든 여성이다. 그의 이름은 한명숙, 그는 서울대 음대 성악과를 졸업했으나 음악가로서는 크게 활동을 못하고 어느 고등학교에서 음악을 가르치다가 그 후 결혼하여 지금은 옛날의 음악 이야기를 하면서 살고 있는 빛 없는 음악가이다.

그는 아버지가 목사이시고 그도 기독교 가정에서 신앙을 삶의 큰 기둥으로 하고 모범적인 삶을 누리고 있다.

그는 여학교 때부터 내게 시를 묻고 시의 공부도 제법 한 학생이었다.
그가 같은 이야기를 세 번이나 내게 들려 주었다. 그런 것으로 보아 그때 그 일이 그에게 큰 감동을 주었던 모양이었다.

그 학생 한명숙은 여학교를 졸업할 때 윤석정 선생으로부터 발성 연습과 또 창법을 제대로 배워 남들보다 조금은 앞서 걸어가는 학생이었다.

그래 진학도 서울 음대를 지망했고 또 쉽게 합격이 되었다. 그의 꿈은 남들보다 높았다. 더는 말고도 1950년대와 1960년대의 세계를 누비던 소프라노는 메트로폴리탄의 수석 ‘알바제네’였다.

한명숙은 알바네제와 같은 노래꾼이 되겠다고 의지를 높이고 있었다. 그 후 그야말로 세계의 노래의 신인 소프라노 말리아 칼라스가 하늘의 무지개와 같이 나타나자 노래 공부를 하던 성악과 학생들은 그저 하늘의 별을 바라보듯이 보고만 있었다.

말리아 칼라스, 노래가 생긴 이후 지금까지 그를 능가할 가수는 없었다고 말할 수 있으리라.
한명숙이 음악대학을 졸업하고 여학교 교사로 있을 때 일이다. 그가 내게 전화를 걸었다.
내가 명동에 있는 음악다방 ‘소심’을 소개하면서 그 집에 가면 칼라스의 명창곡집이 있는데, 그것은 자코모 푸치니의 오페라 아리아만 모은 것이라고 했더니 그 집에 같이 가자는 것이다. 그 집을 운영하는 주인은 이화대학 피아노과를 졸업한 음악가여서 음악을 좋아하는 사람을 무척 반기어 주었다. 나는 그 집에 매일같이 찾아가서 칼라스의 노래를 무지개처럼 사랑했다.

나비부인에 나오는 ‘어떤 개인 날’
라보엠에 나오는 ‘내 이름은 미미’
토스카에 나오는 ‘사랑에 살고 노래에 살고’

이런 노래들을 나는 듣는 것이 아니라 물처럼 마시고 있었다.
그 집에 같이 가자는 것이다. 나는 그를 불러 그 ‘소심’을 가리켜 주었고 그 집 주인과도 인사를 시켰다.
그 집에 가서 칼라스의 노래를 듣고 일어서기 직전에 또 그 이야기를 하는 것이다.

제가 음대 1학년에 입학 되어 무척이나 기쁠 때 나를 가르쳐줄 교수님들을 한 사람 한 사람 찾아 이름을 기억하고 있는데 교양 국어를 보니까 시인 박목월 선생님이 교수로 나오신다고 되어 있더군요. 나는 그때부터 가슴이 뛰기 시작했습니다.

박목월 선생님께서 우리를 가르친다고 생각하니 꿈만 같았어요.
박목월 선생님은 어떻게 강의하실까, 시인이니까 참 멋있게 가르치실 거야. 빨리 가르침을 받아 보았으면, 다음 화요일이 빨리 왔으면, 나는 계속 박목월 선생님 만나는 것만 생각했어요. 그렇게 기다려지고 만나고 싶던 그 날이 온 것이래요. 오늘이 바로 화요일이니까요.

그런데 아침부터 비가 내리는 것이다. 봄비지만 여름비처럼 내리고 있었다.
화요일 두 번째 시간이 교양국어 시간이었다. 우리는 앉아서 교수님을 기다리고 있었다. 모두 다 내 마음 같았으리라. 우산도 없이 선생님이 들어오신다. 기다리던 바로 그 박목월 선생님이시다. 대표가 차렷 하니까 손을 들어 막으며 “그냥 앉으셔요.”하고 칠판에 큰 글씨로 “나는 박목월입니다.”하고 써 놓았다.

그리고 목월 선생님은 이야기를 시작하는 것이다.
“오늘은 비가 옵니다. 비가 오면 사람의 감성이 비에 젖습니다. 사람의 감성이 젖으면 진실한 말을 할 수가 없습니다. 우리 밝은 날 그 진실한 말을 하기로 하고 오늘은 이것으로 수업을 마칩시다.”

하고 책을 들고 교실을 나가는 것입니다. 모두 무슨 의미인지 몰라 멍하니 앉아 있었습니다.
한참만에야 어느 학생이 “아! 역시 시인이야.”하는 것이다.
그 소리가 끝나자 모두 그렇다는 듯이 일시에 박수를 쳤습니다.
저는 그 순간을 잊지 못합니다. 그래 그때 그 순간을 이제 이 나이가 되도록 잊지 못하고 있는 것입니다.
그래 목월 선생님의 시에 「봄비」가 있습니다. 나는 그 「봄비」를 무척 좋아하고 그걸 외우고도 있습니다.
그는 「봄비」를 외우는 것이다.

봄비

조용히 젖어드는
초가지붕 아래서
왼종일 생각하는
사람이 있었다

월곡령 삼십 리
피는 살구꽃
그대 사는 마을이라
봄비는 나려

젖은 담모퉁이
곱게 돌아서
모란 움 솟는가
슬픈 꿈처럼

한명숙은 아직도 목월을 생각하고 있으리라. 

■ 황금찬
시인. 《문예》와 《현대문학》등단. 월탄문학상, 대한민국문학상 외


월간《문학세계》2010년 1월호 수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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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금찬 시인
[문학세계]2010년 1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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