촌철살인(寸鐵殺人)의 단장시조(單章時調), 일도류(一刀流)의 하이쿠를!
허일 단장시조집 / 시조문학사 刊
1979년에 조선일보와 한국일보, 두 신문의 신춘문예 당선(시조)의 영광을 한 손에 거머쥐었고 1987년에는 중앙일보 시조대상(신인상)까지 수상한 바 있는 허일 시조시인이 낸 근작 시조집이다. 시인 특유의 '촌철살인(寸鐵殺人)적 時調 美學의 경지를 보여주는 책으로 단장시조(單章時調) 64편을 수록했다.
일찍이 노산 이은상스승께서 양장시조와 단장시조의 효시를 보인바 있었다.
내가 대학에서 일본문학을 강의하면서 와까(5.7.5.7.7)에서 초구(5.7.5)만으로 하이쿠라 이름하여, 산뜻한 사생주의 작풍으로 세계에서 가장 짧고 명쾌한 시로 이른바 그 하이쿠가 널리 사랑받고 있는 엄연한 현실을 보았다.
이에 비하건대 우리 시조의 종장(3.5,4.3)으로 빚는 단장시조야말로 정서적 그 시성에 있어 일본의 하이쿠를 월등 능가함에 어엿한 긍지를 느껴온 바, 흔히 하이쿠야말로 정형률이 절대불변으로 알고들 있으나, 마쓰오 바쇼의 <파초>는 (8.7.5)로서 이를 지아마리라 하여 글자의 초과를 용인하고 있음은 우리 시조의 종장도 (3.8.4.4)을 허용하고 있음과 같다.
앞으로 한 층 더 품과 격을 아우른 우리 단장시조가 널리 애송되고 즐겨 지어짐으로써 세계인의 이목이 집중될 날이 있음을 믿어 이에 과감히 고고의 성을 울린다.
- 허일, <머리말> 중에서
- 차 례 -
머리말
멍
인생은
나의 미완성 시
한숨소리
어물전
탁목조
이슬은
설매
결산
결국은
극한
자원봉사
간 빼먹은 친구 만나면
누구 본 사람 있소
전 국토 도시화
포도청
신의 수염을 꺼들다가
고관댁 전문털이
청문회 쇼
말 못하는 민초들
보험 여왕 등극
자격증 시대
관음증
눈 감으면 떠오르는
지렁이가 운다
폭포
자화상
자정
민들레
자찬 묘비명
산목련
상사우
기다림
낙조
적요
장한몽
불구대천의 웬수
시인은
검명
당착
시조의 틀
하르방
가보면 알 테지만
이럴 줄 알고
기도소리
놓친 물고기
별이 나를 속여
그믐달을 기울이며
맘과 혀가 따로 놀아
망연자실
고백
영화광 허사노바
외둥이
딸깍발이
항변
통한
병든 금강송
아 옛날이여
딸깍발이 아낙의 바가지
내 전생은
염량세태
하회탈이 대포 한 잔 걸치자며
유언장
병마에게
[2009.10.9 초판발행. 68페이지. 정가 7천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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