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도 노벨문학상은 독일 여성작가 헤르타 뮐러에게 주어졌다. 독일 내에서 대중적으로는 명성이 좀 생소하다는 설도 있지만 최근 몇 해 동안 노벨문학상 수상 대상자로 빠짐없이 거론되어온 독일의 대표적인 여성작가로 통한다.
그녀가 이번에 노벨문학상 수상자로 선정된 데는 공산권 붕괴 20주년을 기념하는 데 분석의 비중이 실리고 있다. 올해가 베를린 장벽이 붕괴된 지 20주년이 되는 해라는 점이 그 주된 이유다. 주지하다시피 베를린 장벽 붕괴는 공산권 몰락의 신호탄이었기 때문이다.
뮐러는 1953년 루마니아 서부의 독일인 소수민족 마을 태생으로 대학에서 독일과 루마니아 문학을 전공하면서 당시 루마니아 독재자 니콜라이 차우세스쿠에 맞서 표현의 자유를 주장하던 젊은 독일인 작가 모임의 일원으로도 활동했다. 뮐러는 졸업 후 통역사로 일했지만, 루마니아 비밀경찰의 정보원으로 활동하라는 당국의 명령을 거부하다 해고된 뒤 줄곧 비밀경찰의 탄압을 받았다고 전한다.
차우셰스쿠 치하에서의 참혹한 아픔을 그린 작품으로 밀러의 등단작이기도 한『저지대』등이 평단의 주목을 특히 끈 것으로 알려지고 있는데, 스웨덴 한림원도 밀러가 『저지대』등의 작품을 통해 "응축된 시정과 산문의 진솔함으로 추방자들의 모습을 묘사했다"고 선정 이유를 밝혔다. 수상소감에서 그녀는 "믿어지지 않는다"면서, "차우셰스쿠 치하에서 보낸 30년간의 세월에서 영감을 받아 쓴 소설과 단편, 시들은 모든 독재체제에 대한 목격자로서 자신을 체현한 것"이라고 설명하기도 했다.
그런데 밀러의 이번 수상으로 노벨문학상이 유럽 입맛에 치우치고 있다는 비평의 목소리를 더 높이게 됐다. 지금까지 106명의 노벨문학상 수상자 가운데 유럽과 미국 출신이 91명을 차지하게 됐기 때문이다. 게다가 스웨덴 한림원 회원 18명이 수상자를 선정하는 과정 자체가 투명하지 않고 일방적이라는 비판에도 무게를 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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