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문학방송(DSB) : 2009 심연수문학제 성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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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년09월26일 00시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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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 심연수문학제 성료
제9차 심연수 학술세미나 및 문학상 시상식 등

강릉 출생의 민족시인 심연수(1918∼1945)의 문학 정신을 기리는 <2009 심연수문학제>가 8월 1일부터 14일까지 시인의 고향 강릉과 중국 연변 일원에서 열렸다. 

강릉시가 주최하고 심연수선양사업위원회, 강원도민일보, 강릉MBC가 공동 주관하는 심연수문학제는 한·중 학술세미나, 문학상 시상식, 흉상 제막식, 시낭송대회, 문학기행 등 다채로운 학술, 문화, 기념행사로 꾸며졌다. 

지난 8월 1일 오후 2시 강릉MBC 공개홀에서 허영자 시인이 심사위원장을 맡은 가운데 개최된 제4회 심연수 전국시낭송대회 강원도예선대회를 시작으로 막이 오른 <2009 심연수문학제>는 7일 오전 10시에 심 시인의 생가터인 난곡동 399번지에 심연수 시인의 흉상이 제작, 설치돼 일제 암흑기 문학으로 민족의 저항의식을 일깨운 심 시인의 삶과 문학정신을 되새기게 했다. 

이어 오후 6시 경포대 현대호텔에서는 심연수선양사업위원회와 강원도민일보사가 공동 제정한 제3회 심연수문학상 시상식이 열려 수상자로 결정된 오산대학 홍문표 총장에게 상패와 상금 1,000만원이 주어졌다. 심연수문학상 수상자는 시창작이나 다양한 연구 활동을 통해 심연수 선양사업의 외연을 넓힌 시인 및 문학평론가 가운데 엄정한 심사를 거쳐 결정된다.

8일 오후 2시에는 제4회 심연수 전국시낭송대회가 강릉MBC 공개홀에서 일반부 및 학생부로 나누어 개최되었다. 이날 심사위원장으로 참석한 성춘복 시인은 이 대회 참가자들의 역량이 어느 대회보다도 높았다고 평가했다. 최우수상 수상자(조경구, 대전)에게는 100만원, 우수상 수상자(안용관, 안산)에게는 30만원의 상금과 시낭송가인증서가 각각 수여되었다. 학생부는 대구에서 참가한 강은솔(최우수상), 조제은(우수상) 학생이 각각 수상자로 결정되었다. 

8월 11일부터 14일까지는 시인의 문학 활동 무대였던 연변지역으로 문학기행을 다녀왔다. 12일 오전 중국 연길시에 소재한 동북아호텔 회의실에서 제9차 학술세미나를 개최함으로써 연변작가협회 회원들을 비롯한 이 지역 문화 인사들이 대거 참석하여 심연수 시인에 대한 관심을 고조시켰다. 이 날 세미나는 연변작가협회 허룡석 주석의 개회사, 심연수선양사업위원회 엄창섭 위원장의 인사말, 각급 단체장의 축사로 시작되었다. 

동북아연구문화원 김룡운 소장(심연수 후기시 고찰), 흑룡강성 조선족 창작위원회 한춘 회장(심연수의 시적 우주의식에 점철된 초월의지), 연변인민출판사 김성호 문예연구원(시조로부터 본 심연수의 유랑의식을 두고), 심연수선양사업위원회 엄창섭 위원장(심연수의 의식에 관한 고찰)의 순서로 논문 발표가 있었고 지정토론자로 아시아문예 송병훈 발행인, 박미현 강원대 외래교수, 김영숙 관동대 외래교수가 참석했다. 세미나 후에 진행된 오찬 연회는 심연수 시인의 조카인 심명옥 여사가 준비했다. 

이어 오후에는 심연수 시인의 묘소와 심 시인의 시비가 건립되어 있는 용정실험소학교를 방문한 외에 같은 시대에 활동했던 윤동주 시인의 생가와 항일혼이 깃든 일송정을 방문하여 일곱 살 어린 나이에 고향 강릉을 떠나 항일 문학 활동의 무대가 되었던 심 시인의 발자취를 더듬어 보는 소중한 기회를 가졌다. 13일 오전에는 도문시를 방문하여 지역 문인들과 함께 북한 접경을 둘러보며 분단의 아픔을 체험했다. 오후에는 연길시 소재 모아산 별장에서 송별회를 겸한 한중 문인 좌담회를 개최하여 양국간 문학 교류 방안과 심연수 선양사업의 발전적 방향에 대해 토의하는 시간을 가짐으로 심연수 문학제의 모든 일정을 마무리 했다.

제3회 심연수문학상

수상자 홍문표 
△고려대 대학원 수료(문학박사)
△명지대 명예교수
△한국문인협회 부이사장 역임
△오산대학 총장(현)
△조연현문학상(1990)
△한국비평문학가상(1999)

  심연수 문학상 수상 소감
  존경하는 내외 귀빈 여러분. 그리고 심연수 문학 선양을 위해 수고하시는 강릉시장님, 심연수 선양사업위원회 위원장님, 강원도민일보 사장님, 계간 아시아 문예 발행인, 또한 문단의 선배, 동료, 후배 여러분. 여러분의 뜨거운 격려와 관심 속에 불초 본인이 제3회 심연수 문학상을 수상하게 된 것을 무한한 영광으로 생각하며, 참석하신 모든 분들에게 충심으로 감사한 마음을 드립니다.
  특별히 심연수 시인이 태어나 어린시절을 보냈고, 본인 또한 10년간 후학을 지도하며 문학과 학문과 인생을 다지던 이곳 강릉에서 이처럼 귀중한 심연수 문학상을 받게 되니 더욱 감개가 무량합니다.
  대관령 굽이굽이 치렁한 송림. 출렁이는 경포대 쪽빛 바다. 그리고 아침마다 하늘로 치솟는 동해의 눈부신 햇살, 내 생애에서 가장 소중했던 30대, 10년을 하루같이 보낸 강릉의 기억은 지금도 어제처럼 선연한 깃발이 되어 늘 가슴에 나부끼고 있습니다.
  그러나 강릉과의 인연은 최근 심연수 시인을 만나면서 새로운 충격과 감격의 국면을 맞게 되었습니다. 실로 심연수 시인의 발견은 결코 본인 뿐만 아니라 강릉 시민들의 충격이고 국가적인 충격이 아닐 수 없습니다.
  한 개인이나 민족의 자부심과 미래에 대한 용기는 바로 빛나는 과거, 위대한 역사, 웅대한 선조들의 이야기가 있기 때문입니다. 5천년 역사가 있지만 근대사의 이야기는 일제 강점기라는 오점을 남기고 있고, 특히 1940년 전후는 민족사가 말살된 암흑기로 명명되는 비극적인 기간이기도 합니다. 문인들은 붓을 꺾었고, 우리가 추앙했던 선배들은 오히려 친일에 앞장섰던 정말 암흑기였던 것입니다.
  그러나 윤동주, 이육사 등의 시인이 있어 기사회생, 민족 문학사의 명맥을 확인할 수 있게 되었고 최근 심연수 시인의 발견으로 이제는 부끄러운 암흑기의 역사가 아니라 당당한 저항기의 문학사로 보다 분명히 기술할 수 있게 된 것은 국가적인 충격이고 민족적인 자부심이 아닐 수 없는 것입니다. 이러한 충격에서 본인도 심연수 시인에 대한 몇 편의 논문을 쓸 수 있었고, 특히 민족시인, 저항시인, 리얼리즘 시인으로서 심연수 문학의 역사적 위치를 밝히는 일에 일조를 할 수 있었습니다.
  평화로운 시기에 애국을 노래하기는 쉬운 일입니다. 배가 부를 때 자연을 노래하고 시와 예술을 논하는 것도 당연한 일입니다. 그러나 나라를 잃고, 고향을 잃고, 낯선 이국땅을 유랑하면서, 모두가 붓을 꺾고 침묵하는 칠흑의 벌판이지만, 홀로 문학이라는 빛나는 촛불하나 가슴에 품고 당대의 현실을 묵묵히 새기던 아름다운 청년, 심연수 시인의 장한 모습을 다시한번 생각하게 됩니다.
  여기에 참된 예술가의 혼이 있고, 숭고한 시인의 정신이 있고, 한국인의 자랑스런 기백이 있습니다. 여기에 또한 심연수 시인에 대한 위대한 감동이 있고, 우리가 사랑해야 할 연민이 있는 것입니다.
  어려서는 문학이란 할머니가 들려주시는 재미있는 이야기 같은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철이 들면서는 내가 운명처럼 선택한 문학을 후회하기도 했습니다. 물질과 권력과 지식과 기술들이 판을 치는 세상에서 문학이란 그저 나약한 자들의 넋두리이거나 삶을 달래주는 위안거리 정도라 여겼기 때문입니다.
  사실 눈부신 현대문명을 맞으면서 인간들은 이제 신도 죽었고, 더구나 문학도 죽었다고 선언하였습니다. 그러나 21세기 정보통신 시대가 되면서, 굴뚝산업이 문화산업으로 바뀌면서 문학은 죽은 것이 아니라 모든 산업의 뿌리가 된다는데 놀라고 있습니다. 문학은 이제 여름날 한가하게 울어대는 베짱이가 아닙니다. 해리포터라는 동화 한편이 대기업의 수십만 근로자가 벌어들인 수입을 앞지른다는 사실은 살아있는 문학의 위력을 실감하게 합니다. 바야흐로 산업의 물결은 물질과 기술에서 상상과 창조로 전환하고 있습니다.
  평생 시와 비평을 하면서 세속의 역사는 늘 경쟁과 투쟁과 진보를 지향하지만 문학의 역사는 화해와 상생과 평화를 지향하는 구원의 메시지가 되어야 한다고 생각하였습니다. 이번 수상작품으로 내 놓은 평론집 「상생의 문학과 구원의 문학」은 바로 그러한 소망을 담은 것이며, 시집 「나비야 청산가자」는 그러한 정신을 승화시킨 것입니다.
  내 생애에서 아름다운 청년, 심연수 시인을 만난 것만으로도 행복한 일인데, 그 정신과 문학을 기리는 문학상 수상자로 감히 서게 되니 송구스럽고 부끄러울 뿐입니다. 그러기에 이 상의 진정한 의미는 그 동안의 업적이 아니라 앞으로 심연수 문학과 이 땅의 문학에 대한 보다 큰 사명감이라는 것을 마음 깊이 새기며, 남은 생애 더욱 정진할 것을 다짐합니다.
  다시한번 심사위원 여러분과 이 상을 마련한 관계기관 여러분, 그리고 자리를 빛내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를 드립니다. 아울러 심연수 문학의 고귀한 정신이 더욱더 한국 문학사의 빛나는 푯대가 되기를 소망합니다. 감사합니다.

[계간 《아시아문예》2009년 가을호 수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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