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의집·서울에서 정기적으로 갖는 '수요문학광장' 제99회차는 이경자 소설가 편이다. 오는 8월 19일(수) 오후 3시(매월 넷째주 수요일 오후 3시)에 문학의집·서울 부설 산림문학관 중앙홀에서 그를 만날 수 있다.
드라마로 방영되었던 원작 소설 <절반의 실패>(1984)와 위작 논란이 있었던 박수근 화백의 '빨래터'를 소재로 한 장편소설『빨래터』(2009, 문이당)를 펴낸 이경자 소설가의 문학강연을 현장에서 들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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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경자 소설가 연보
△1948 강원도 양양 출생
△1968 서라벌예술대학 졸업
△1973 「서울신문」 신춘문예에 소설 <확인>이 당선되어 등단.
△1982 장편 《배반의 성》 출간
△1984 소설집 《할미소에서 생긴일》, 《절반의 실패》 출간
소설 ｢절반의 실패｣가 TV 드라마로 방영되어, 당시 사회적으로 큰 반향을 일으킴
△1990 장편소설 《머나먼 사랑》 출간
△1992 장편 《혼자 눈뜨는 아침》 출간
△1993 소설집 《살아남기》 출간
△1996 장편 《황홀한 반란》 출간
△1999 장편 《정은 늙지도 안아, 사랑과 상처》 출간
△2001 수필집 《이경자 모계사회를 찾다》 출간
△2003 장편 《그 매듭은 누가 풀까 》 출간
△2004 수필집 《남자를 묻는다》 출간
△2005 장편《계화》 출간
△2007 장편 《천개의 아침》, 수필집 《딸아 너는 절반의 실패도 하지 마라》 출간
△2009 장편 《빨래터》 출간
△한무숙문학상 , 올해의 여성상 등 수상
■ 작가의 말
내 인생의 소설
소설 쓰는 동업자들과 점심을 먹다가 우리의 노동은 무엇인가, 이런 이야기를 하게 되었다. ‘일용잡급직’이라는 데에 의견이 모아졌다. 우리 중의 누가 실제로 소설가란 직업이 일용잡급직으로 분류된 것을 보았다고 하였다. 일용잡급직이라서 은행 대출을 받을 때 신용담보를 쓸 수가 없단다. 전문의는 자격증만 있어도 그 자격증 자체가 신용이 되어 단 번에 수억 원의 대출을 받을 수 있다는데.
자본주의 사회에서 금융권으로부터 신용을 받지 못한다는 건 그것 자체만으로 ‘비주류’이며 사회적 약자라고 할 수 있다.
이런 처지를 알고 나서도 대책이 안 선다. 물론 소설이 불티나게 팔리는 베스트셀러 작가가 되면 아무 문제가 없다. 그런데 그게 쉽지 않아 그 수준이 되는 건 거의 천복天福이지 싶다. 더군다나 소설가의 직업은 직접 생산인 농수축산물이나 공장이나 건설 노동처럼 우리 인생살이에 직접적으로 상관되는 것이 아니어서 늘 소비의 뒷전에 쳐진다. 소설 안 읽어도 잘 살 수 있으니까.
이렇듯 삶에 꼭 필요한 것도 아닌 것을 생산하면서 자본주의 신용사회로부터는 담보 능력조차 없이 살아야 하는 소설가. 그 소설가라는 직업에 대해 요즘 자꾸 생각해보는 버릇이 붙었다. 먹고 살기 힘들어서일 것이다.
나는 소설도 밥이나 옷처럼 우리 인생에 꼭 필요한 것이 되어야 한다는 강박증을 가진 소설가이다. 동업자 소설가라면 누구나 그렇겠지만 지울 수 없는 평생의 꿈은 ‘불후의 명작’을 쓰는 것이리라.
불후의 명작은 그것을 읽는 사람들 모두에게 돈으로는 절대로 환산이 불가능한 ‘유익함’을 줄 것이다. 사람은 정신과 몸으로 된 생명체이니 정신에 유익하면 몸에도 유익할 것이고 정신과 몸에 유익하면 그 인생에 도움이 될 테니까.
그러나 신용불능의 직업이 주는 슬픔과 불후의 명작이란 이룰 수 없는 꿈 사이에서 ‘고독’해져야 하는 운명을 타고난 사람들이 소설가일지 모른다.
출처: 문학의집·서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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