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문학방송(DSB) : 너에게로 가는 길 (전자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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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03월24일 23시4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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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에게로 가는 길 (전자책)


너에게로 가는 길 
김순녀 장편소설 (전자책) / 한국문학방송 刊

  “더 죽일 수도 있었는데……”
  한 청년이 무려 스물한 명을 죽이고도 분이 풀리지 않아 고개를 떳떳이 들고 읊조렸다는 것을 일간지들이 일제히 전했다.
  사람이 어떤 경지에 이르면 이토록 잔인해 질 수 있을까?
  이것은 전쟁 이야기가 아니다. 살아가기에 가장 풍요로워진 현실에서 발생한 일이다. 이는 어릴 때 받은 마음의 커다란 상처가 제대로 치유를 받지 못하고 남아 있어, 삶이 무엇인지 그 자체를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데서 비롯된 결과라고 본다.
  사람들은 누구나 남을 위해 사는 것처럼 포장하여 말한다. 그러나 결국 따지고 보면 남을 위해 사는 사람은 이 세상에 아무도 없다. 오직 자신이 살아남기 위한 몸부림일 뿐이다. 때문에 세상은 거짓의 연속이고 오직 탐욕과 이기만 존재하며 세상을 일컬어 광야라 부른다. 이 광야로부터는 쉬지 않고 자신을 겨냥한 화살만 날아와 박힌다. 그런 중에도 어떤 이들은 가장 선한 척, 가장 관대한 척, 그리고 한 술 더 떠서 자기가 신(神)인 듯한 행세를 하려든다. 이로 인해 세상은 부조리하고 위선적이며 원망의 모습으로 둘러싸이게 된다.
  사람을 이해하기 위해 우리는 흔히 컴퓨터의 하드와 비교한다. 나는 소설을 쓰기 위해 컴퓨터를 새로 샀다. 컴퓨터는 요술 상자여서 모든 정보가 다 들어있다고 들었는데 새로 사온 컴퓨터에는 아무런 정보도 들어있지 않았다. 그래서 컴퓨터기사를 불러다 여러 가지 프로그램을 입력했고 또 인터넷 선까지 연결시켰다. 그러나 내 컴퓨터 란은 비어있었으므로 무슨 글이든 써서 채워 넣어야 했다. 일기도 쓰고 수필도 써 넣었으며 아는 친구들의 전화번호나 오늘의 일정 등을 입력해 넣었다. 그러자 컴퓨터는 키를 눌러 지시만 하면 번개처럼 모든 요구하는 각종 정보를 찾아주는 것은 물론이려니와 오타가 나면 스스로 고쳤고 고칠 수 없는 오타에는 붉은 색으로 밑줄까지 그어 표시를 해주었다. 참으로 신기했다. 이 작은 기계가 어떻게 모든 것을 다 알아서 사람보다 더 잽싸게 비서노릇을 해 주는지 희한한 일이었다. 이 요술 상자를 들여다보면서 나는 사람을 이해하는 공부를 다시 시작했다. 사람 역시 뇌나 아니면 심장 어느 부분에 이런 정보들이 입력되어 있어서 알게 하고 반응하며 생각하고 말하거나 쓸 수 있게 해줄 것이란 생각 말이다. 
  나도 컴퓨터를 사기전까지는 자신이 누구이며 왜 존재하는지의 이유를 몰랐지만 2003년 3월 23일에 시편 4장 2-3절을 읽으며 가슴을 울리는 울림이 있어 이 소설을 감히 일컬어 하나님의 드라마라고 명명하려 한다. 하나님은 기독교인이나 또는 어느 특정인만을 특별히 사랑하는 것이 아니다. 누구든지 세상에 있는 모든 존재들을 골고루 사랑하면서 주관한다. 때문에 하나님은 전지전능하고 무소부재하며 거룩하고 진실하다. 누구에게나 공평하고 공의롭기 때문에 심판의 하나님이고 질투의 하나님이며 긍휼의 하나님이다. 영이며 스스로 있는 자인 동시에 천지의 창조자다. 만왕의 왕인 하나님은 모든 사람들에게 대하여 평등하게 살라 하지만 인간의 악한 본성 때문에 서로 헐뜯고 상처 입힌다. 
  그런 의미에서 공자는 성선설, 노자는 성악설을 주장했지만, 나는 다분히 성악설 쪽에 서려한다. 왜냐하면 사람은 태어나면서부터 참으로 악한 근성이 있음을 보았기 때문이다. 세상에 갓 태어난 아기를 살펴보라. 두 주먹을 얼마나 꼭 쥐고 있는지 모른다. 세상의 모든 것을 다 손안에 넣고 싶다는 욕망의 표현일 게다. 그리고 스스로 사물을 알아보기 시작하면서부터 배가 고프면 무엇이든지 입으로 가져가 먹으려 한다. 이런 이기적 태도를 본성이라 하며, 본성의 화살은 늘 남을 향해 쏴 대지만 결국은 자신에게로 돌아와 박혀 상처만 남기게 된다. 특히 자신에게 상처를 입히는 사람은 먼 곳에 있는 전혀 모르는 사람이 아니라 가장 가까운 곳 주변에서 자신에게 사랑을 주어야 할 대상이다. 이 이율배반적 상황에서 인간은 분노하며 아귀다툼을 벌릴 수밖에 없다. 때문에 각 개인의 내면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그 나름대로 성화되려는 삶의 역경이 펼쳐지는 것을 보게 된다. 하나님은 시련의 구멍을 통과시켜 자기를 위하여 경건한 자를 택한다고 한다.
  그러므로 모든 인간은 시련을 통해서만 하나님을 대면할 수가 있다. 한 송이 꽃을 피우기 위한 방법은 오직 고통뿐이며 이 통과의례를 거친 뒤에야 진리를 깨닫게 되고 평안이 온다. 이 역경의 과정을 쓴 것이 소설이다. 누가 일컬어 역사는 연대와 인물은 사실이나 그 내용은 조작된 일들이며 소설은 연대나 지명이나 인물은 가상이지만 그 내용만은 진실이라고 했던가. 우리는 세상에서 벌어지고 있는 갖가지 사건사고들에 대해서는 말할 필요가 없어도 인간의 내면에 흐르고 있는 진실은 알 필요가 있다. 이러므로 소설은 인간 내면의 상태를 샅샅이 검색하여 밖으로 드러내기 위한 유리한 방법이고 지름길이기에 소설은 한 사람에게 보내는 편지다. 소설은 썩은 세상을 썩었다 하지 않고 비전을 심어주며 누추한 다락방을 광대한 행복의 공간으로 바꿔줄 수 있는 역할을 한다.
나는 이 책에서 살아온 진실한 체험을 바탕으로 가공의 인물을 설정하여 꾸몄다. 종교가 스트레스를 누르는 방법이라면 문학이야말로 스트레스를 푸는 열쇠라고 단정한다. 인간을 구원의 길로 들어서게 하는 도구가 바로 문학이라는 거다. 우리는 각자 인간의 은밀하고 깊은 곳, 내면의 기질을 서로 가장 잘 이해하게 될 때 잠잠함 가운데서 진실을 접할 수 있고 아픈 상처의 파편자국들을 치료받을 수 있으리라 생각되며 그렇게 되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이 글을 내놓는다.

김순녀, 책머리글 <고백의 말>         


       - 차    례 -

작가의 말 | 고백의 말 

1 마음의 철책선 
2 매듭 
3 상처받기 
4 사랑을 찾아서 
5 꽃들의 반란 
6 내가 너를 사랑하는 이유
 

[2016.03.22 발행. 387쪽. 정가 5천원(전자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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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순녀 소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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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무월 (dsb@hanmail.net)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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