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문학방송(DSB) : [수필학]제20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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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11월20일 01시4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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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필학]제20집


[수필학] 제20집

  현실과 기대 사이에는 어느 정도씩 차이가 있다.
  플라톤을 비롯한 서구의 철학자들은 대상을 보이는 대로 보는 것에 그치는 1차원적 수준에 머물지 않기 위해 사유를 통해 진리에 근접하는 이성으로 보기를 권했다. 이때, 두 눈 중 하나는 반드시 감각적 인식능력에 근간한 감성의 눈일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우리는 플라톤이 말한 내용 중 마지막에 있는 ‘감성’을 바탕으로 심중에서 일어나는 느낌이나 생각―감상(感想)이나 하찮은 일에 의해 애를 끓이던 감상(感傷)으로 이해해, 그것을 소재나 주제로 한 글을 '수필'의 그릇 안에 담았다.
  이것은 이 부분에 대한 보다 근본적이고 철저한 연구가 없이 요행만을 기대하며 쓰는 일에만 급급해 주변을 둘러볼 생각 없이 설정된 조급성의 결과로 본다. 이것은 수식에 있어서의 A는 분명 B와는 다른 개체이지만 결국엔 'A=B'처럼 성격이 같은 것으로 긴주해 실제로는 선뜻 마음이 가지 않는 것처럼 혼돈에 빠져들 수밖에 없다.
  그 이유는 서구인처럼 이론을 정립해놓고 이에 대한 충분한 토론을 통해 근간을 마련하여 그 토대 위에 이룩한 결실이 아니기 때문이다.
  이 예를 입증하는 것으로 소크라테스나 플라톤, 피타고라스를 위시해 데카르트나 칸트 같은 명현들이 대수학(代數學)이나 기하학과 같은 생물학에 조예가 깊었던 데 비해, 동양은 대체로 과학과 전문성이 요구되는 분야에 관심이 적었던 관계로 이론적 무장에서 상대적 열등감을 느낄 때도 있다.
  이런 현실을 극복하고 본격적으로 제대로 된 길을 따라 걸어가야 할 취지로, 이정표를 세워놓고 걸어가는 과정으로 『수필학』 통권 제20호가 오늘 세상에 모습을 드러낸다.
  이 작업을 계속하는 것은 국내나 주변국, 세계적으로도 그 유래가 없는 일이라고 할 수 있다. 이 일을 계속하고 있는 것은 수필이 ‘만문(漫文) - 일정한 형식이나 체계도 없이 다만 느끼거나 생각나는 대로 적어나가면 되는 글’로 대중에게 인식되어 있기 때문이다.
  이 같은 일반의 통념을 극복하고 산문으로만 아니라 운문으로 손색이 없는 그릇으로 발전시킬 목적을 가지고 그 학문적 기초를 다지려는 것이 『수필학』이 추구하는 길이다. 과학적 선명성 없이는 그 존립의 의의가 흔들릴 수밖에 없다고 판단돼서다.
  막연히 쓰면 되는 것이 수필이 아니라, 인식의 바탕을 견고히 한 상태에서 세계인 누구의 눈에도 귀감이 될 탑을 세우려 여러 학자와 작가의 힘을 모아 한 길을 따라 걸어온 시간이 20년에 이르렸기에 이번에 또 한 권의 연구학술지를 세상에 내놓는다.
  뜻이 소금이 되어 제 역할을 할 때 멋과 맛이 어우러진 음식이 될 수 있듯, 수필을 위한 이 걸음도 한때의 열망으로 그치지 않고 학자와 작가의 적극적 동참으로 상속된 맛과 멋이 서린 수필이론서로 다시 태어나기를 기대해 본다.
  연마를 통한 학술지가 수필이론을 정립시켜 수필문학을 한 단계 끌어올리는 데 단단한 뿌리가 되길 기대한다.
윤재천
(한국수필학회 회장), 책머리글 <맛과 멋이 서린 수필을 심기 위해-『수필학』 통권 제20호 출간 즈음에 중에서


          - 차    례 -

머리말 | 맛과 멋이 서린 수필을 심기 위해

권대근_들뢰즈(Deleuze)의 이론과 생산자로서의 수필가 ‘되기’
김우종_수필의 예술성과 과제
김한호_수필은 사실적 체험을 상상력을 통해 언어로 형상화한 예술이다
박양근_힐링을 위한 수필 - 내 마음을 만지다
오차숙_선각자, 김일엽의 흰 그림자 응시하기
유한근_수필 상상력 서설(序說)
유혜자_문화재 수필의 문학적 가능성
유성근_'BOOK 카페’ 인가
윤재근_文人에 관한 芻議
윤재천_일생, 수필의 길을 걸으며
이관희_문예창작원리
이영조_수필문학의 도구적 활용 영역 확장
이유식_새로운 장르, ‘가계수필’에 관한 소론
정목일_수필문학과 환경
정정호_금아 피천득 수필의 장르적 특성과 주제적 접근
정진권_放蟬賦考
하길남_한국 서정수필의 현주소
한상렬_미로찾기, 허물벗기와 가면 쓰기의 미학

[2013.11.10 발행. 392쪽. 비매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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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무월 (dsb@hanmail.net)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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