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문학방송(DSB) : 쉼표의 욕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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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11월19일 01시0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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쉼표의 욕망


쉼표의 욕망 
민봉기 소설집 / 계간문예 刊

  내 글을 읽는 분들에게 정색을 하고 진지한 언어로 작가의 말을 해야 한다는 것이 익숙지 않아서인지 어색하기만 하다. 그러나 참으로 하고 싶은 말이 많아 뭣부터 꺼내야 할지 잠시 숨을 고른다.
  대학교 1학년 때, 강의가 듣기 싫어 도서관에 들어가 오전 10시부터 쓰기 시작해서 오후 5시에 60매의 단편소설 ‘귀결’을 끝내고 마감시간에 쫓겨 퇴고도 없이 《학생예술》지에 기고 했었다.
  그 소설이 나의 첫 습작이자 완성된 작품이었다. 그 소설이 뽑혀 책에 게재되자 난 소설을 쓰는 사람이라 스스로 자부하였고(어이 없게도), 그 후 동아일보 광고란에 홍보실(현 문화관광부) 주최의 시민헌장을 주제로 한 작품 모집에 상금이 탐나서 그것 역시 하루만에 써서 보냈더니 1등으로 당선돼 그 상금으로 명동거리에서 쇼핑의 즐거움을 누렸었다.
  당시 발간된 대중지 《야담과 실화》에 여자소매치기를 주인공으로 한 실화적 소설을 연재하다 우연히 영화감독으로부터 그 작품을 영화화하겠다는 제의 가 들어 왔고, 어쩌다 반공 시나리오를 쓰기도 했다. 그러다 결혼과 동시에 모든 걸 접었었다(20대 후반에).
  그로부터 수십 년간 문학세계를 바라보기만 하면서 어느 땐가는 꼭 소설을 제대로 써야겠다는 꿈만은 품고 다른 세상의 울타리 안에서 제자리 걸음만 신나게 뱅뱅돌면서 살아왔다.
  육십이 넘은 어느 날, 내가 만일 죽음을 맞이한다면 소설 안 쓴 내 인생이 후회스러워 눈을 감을 수가 없을 것 같았다. 그래서 2000년에 《한국문인》지를 통해 정식으로 문학의 문에 들어섰지만 역시 제 버릇 못 버리고 문학의 열정과 진지함을 뒤로 한 채 다른 분야에서만 또 바쁘게 5년여를 뱅뱅 돌았다. 이래선 안 돼, 라는 각성이 초조하게 나를 조였다. 2005년 초에 딸에게 ‘이제 정말 금년에는 꼭 글을 써야겠어.’ 내 말에 ‘십 년 넘도록 그 말을 들었어요.’ 하며 아예 내 말을 우습게 받아들였다.
  딸뿐만 아니라 내 주위 사람들 역시 또 그 말? 하면서 더 이상 글 좀 쓰라는 말도 하지 않았다.
  그래 쓰자! 여름부터 도서관과 집을 오가며 열심히 썼다. 소설은 나의 분신이다, 라는 의지를 키우며 그 분신의 잉태를 위해 참으로 많은 세월을 기다렸다. 우량아인지 미숙아인지 두렵고 떨리는 심정으로 마지막 달 12월에 늙은 산모의 몸으로 입원해(출판사에 넘김) 1월에 출산을 했다. 중편소설 『쉼표의 욕망』 은 1992년도 미술세계에 새로운 미술운동으로 랍(LAP) 아트란 무엇인가(필자/ 화가 민홍규 - 랩이 아닌 랍이란 미술용어 사용)의 글 중에 “동양예술의 조형은 음기성과 양기성의 조화인 것으로 양기성은 음기성을 예속시켜 진행하지만 반대로 예속당하기도 한다.”라는 글을 읽고 이 동양적 양•음기성 사상을 소설로서 형상화해 보고 싶었다. 13년 만에 뜻을 이뤄 <쉼표의 욕망>이란 소설을 탄생시켰다.
  <시간의 배반> <제2의 존재> <비너스의 부활> 등은 남녀간 외도는 왜 끊임 없이 이어져 오는가 하는 문제를 인류사적으로 접근해서 문화사와 풍속사와 더불어 근원적으로 조명해 보았다.
  이 소설이 나오도록 나의 태만을 꾸짖으며 격려해 준 선배, 친우, 후배들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하고 싶다.
  나의 작품 평설을 해 주신 오윤호 선생은 저자인 나와 일면식도 없어 내가 남자인지 여자인지조차도 모르고 오로지 작품만을 대한 객관적 평설로 주례사적인 평을 탈피해 날카롭고 진지하게 해 줘서 흐뭇한 감사를 드린다.
민봉기, 책머리글 <작가의 말> 중에서  

  인간에게 있어 ‘살아가는 욕망’은 무엇인가? 생각하는 존재, 인간이 가지고 있는 욕망이란 그 종류도 다양하고 복잡하기 그지 없다. 하루하루를 살아가는 일상의 변화도 다양하고 사람들과의 관계도 역시 다양하기에 ‘살아간다’는 것과 ‘욕망한다’는 것은 서로 분리할 수도 그렇다고 똑같다고도 할 수 없는 것이 현실이다. 바로 그 ‘살아가는 것’과 ‘욕망한다는 것’에 대한 지적 성찰과 고통스러운 인식이 <쉼표의 욕망>에 고스란히 담겨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남녀간의 성적 욕망이 만들어내는 사회사란 그리 쉽게 조명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이성에 대한 사소한 관심에서부터 지독한 사랑의 열병, 폭력적인 성관계 등 그 유형을 나누는 것 자체가 어려운 것이 인간의 '성'이다. 민봉기 소설은 바로 그러한 다양한 성적 현상에 대해 서술하고 있다.
오윤호(문학평론가), 작품해설 <자유로운 존재와 그 욕망에 대하여> 중에서


   - 차    례 -

작가의 말

□ 쉼표의 욕망

□ 시간의 배반

□ 나날의 자살 

□ 비너스의 부활

□ 제2의 존재

□ 천도제 

□ 아버지의 날개 

작품 해설 | 자유로운 존재와 그 욕망에 대하여_오윤호(문학평론가)

[2006.01.27 초판발행. 222쪽. 정가 9천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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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봉기 소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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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무월 (dsb@hanmail.net)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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