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한국문인협회(이사장 정종명)는 지난 9월 30일 오후 3시 강원도 춘천시 서면 의암호 수변공간에 조성된 북한강문학공원 개방 및 문인상징조형물 제막식을 개최했다.
한국문인협회 창립 50주년 기념사업의 일환으로 조성된 이 문학공원 중앙에는 높이 3.5m의 문인상징조형물이 설치되었고, 이 조형물 기둥 전면에는 ‘문학의 힘 문인의 꿈’이라는 글씨와 한국문인협회 마크를 새겨 넣었다.
이 조형물 옆에는 장차 노벨문학상 한국 문인 수상자의 동상과 그의 업적을 기리는 노벨문학상 빈자리를 마련했다. 노벨문학상 빈자리 좌대에는 현재 ‘문학이 보다 밝은 세상을 만든다’는 표어가 새겨져 있다.
이 문학공원에는 또 김소월 외에 한국문인협회 이사장 출신 문인의 시비(詩碑)와 문학비 6기가 세워졌고, 이 시비와 문학비 건립은 조만간 전영택 초대 이사장을 비롯한 7기를 더 세운 뒤, 일반 문인들에게도 개방할 예정이다.
정종명 한국문인협회 이사장은 인사말에서 “미래 사회의 주역은 감동적인 이야기를 만드는 사람”이라고 전제하면서, “이 행사가 전국 도처에 문학공원이 조성되는 시발점이 되고, 문학 사랑에 대한 국민적 관심이 고조되는 일대 전기가 마련되기를 기대한다”는 염원을 피력했다.
이 날 행사에는 성춘복 전 이사장 외 60여 명의 문인, 박근배 춘천시의회 의장 외에 각급 기관장, 이희종 강원일보 대표이사 사장 외에 각 언론사 대표, 그리고 국토해양부 원주지방국토관리청 정병윤 청장 외 임직원과 지역 주민 등 3백여 명이 참석했다.
한국문인협회는 지난 6월 1일 국토해양부 원주지방국토관리청 대강당에서 북한강문학공원 조성사업 및 문인상징조형물 설치 협약식을 체결한 바 있다.
이번 북한강문학공원 조성사업 및 문인상징조형물 설치는 오늘날 매스미디어 사회에서 대중적 입지를 점점 잃어가는 문학과 문인의 기틀을 다시금 굳건히 세우고 세계와 미래를 향해 웅비코자하는 몸부림을 보여준 한국문인협회의 이색적이고도 또 다른 하나의 큰 업적으로 평가된다.
■ 한국문인협회 창립 50주년 기념 북한강문학공원 개방 및 문인상징조형물 제막식 인사말(정종명 한국문인협회 이사장) 전문
반갑습니다.
저는 6ㆍ25가 나던 해에 도계초등학교에 입학한 전력이 있습니다. 피란 중에 고향 경북 봉화에서 초등학교를 졸업하고, 다시 강원도로 이주하여 태백중학교와 강릉고등학교를 졸업했습니다.
1960년대 초반에 이곳 봉의산에 와서 생애 처음으로 백일장에 참가해서 입상한 전력이 있습니다. 그 입상 경력이 저로 하여금 평생 작가의 길을 걷게 하는 계기가 되었다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저는 김유정문학촌장 전상국 작가와 비교적 가까이 지냈고, 그를 존경합니다. 이곳 춘천시에 살고 있는 오정희 작가와는 서라벌예술대학 문예창작과 동기동창입니다. 또 이외수 작가와는 1980년대에 <작가동인>으로 만나 작품활동을 함께한 인연이 있습니다.
이런 일로 해서 저는 강원도와 인연이 깊습니다.
얼마 전에 문광부 장관이 주재하는 세미나에 참석한 적이 있습니다. 이 자리에서 어느 교수님이 ‘미래 사회의 주역은 감동적인 이야기를 만드는 사람’이라는 의견을 피력했습니다. 저는 그의 주장에 즉석에서 전폭적인 지지를 표명했고, 지금도 그 생각에 변함이 없습니다.
감동적인 이야기를 만드는 사람은 과연 누구이겠습니까? 저는 우리 문인들이라고 생각합니다. 여러분도 아시다시피 영국 작가 조안 K. 롤링이 쓴 <해리포터> 시리즈는 전 세계 독서계를 강타했습니다. 세계 도처에서 4억 부 이상 팔린 것으로 기록되고 있습니다. 이 소설은 또 영화로도 만들어져 세계 영화팬을 사로잡았습니다. <해리포터>로 책을 만들고, 영화를 만들어 약 300조원의 매출액을 올렸다고 합니다. 이처럼 예나 지금이나 사람들은 감동적인 이야기를 좋아합니다.
우리는 흔히 선진국이라는 말을 아주 예사로 합니다. 너도 나도 경제 대국이라고 자랑하는 것을 보면 경제적으로는 선진국이 되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문화적인 측면에서 살펴보면 아직도 미숙아에 지나지 않다는 사실을 싫지만 인정해야 합니다. 진정한 선진국은 정신문화와 물질이 조화를 이루면서 발전해야 한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사단법인 한국문인협회는 올해로 창립 50 주년을 맞습니다. 우리 협회는 현재 17개 지회에 162개 지부로 편성되어 있고, 참여 회원 수가 1만1천 명을 넘어선 거대 문학단체로 성장했습니다.
우리는 오늘 창립 50년 만에 최초로 북한강문학공원을 조성하고, 문인상징조형물을 세웠습니다. 우리 협회와 국토해양부 원주지방국토관리청과 협약식을 체결한 지 122일만에 얻은 값진 결실입니다.
지금 보시기에는 다소 미진하고 부족한 점이 없지 않을 수 있습니다. 그러나 저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습니다. 시작이 반입니다. 첫 술부터 배부를 수는 없습니다. 여기에 심어놓은 나무들이 우거지고, 지금 부족하다고 여겨지는 시비나 문학비를 하나둘 채워 나가고, 노벨문학상 수상자 동상이 세워지면, 이곳 문학공원은 전국 어디에 내놓아도 손색이 없는 알찬 문학 명소로 크게 발전할 수 있으리라고 저는 확신합니다.
춘천은 소설가 김유정 선생의 이름으로 역명을 지은 도시입니다. 전국 어디에도 소설가의 이름으로 역명을 지은 도시는 없습니다. 춘천은 그만큼 문학에 대해 그 가치를 인정하는 품격 높은 도시입니다. 그런 의미에서도 강원 도민과 강원 문인 여러분께서 이 문학공원을 잘 관리해 주실 줄로 믿겠습니다.
오늘 이 행사가 있기까지 참 많은 사람들이 땀을 흘려 수고했습니다. 특히 국토해양부 원주지방국토관리청 정병윤 청장님과 관계자 여러분의 수고에 대하여는 말로서는 뭐라고 표현할 수 없을 정도입니다. 진심으로 고맙다는 인사 말씀을 올립니다. 정말 수고하셨습니다. 그리고 오늘 부족하다고 조언을 받은 부분에 대해서는 차후 계속 보완해 주실 줄로 믿겠습니다. 행사에 참여해 주신 내빈과 문인 여러분의 건승을 빕니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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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사말을 전하는 정종명 한국문인협회 이사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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