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문학방송(DSB) 문인글방_소설
HOME 시작페이지로 즐겨찾기추가 [등업신청/기타문의]
로그인 회원가입
회원가입
   

한국문학방송은 지상파방송 장기근무경력 출신이 직접 영상제작 및 운영합니다
§사이트맵§ 2017년 11월 20일 월요일

문인.com 개인서재
 

DSB 문인 북마크페이지

전자책 출간작가 인명록



시조
동시
영시
동화
수필
소설
평론
추천시
추천글
한국漢詩
중국漢詩
문학이론


DSB 앤솔러지 제7집


DSB 앤솔러지 제6집


DSB 앤솔러지 제5집


DSB 앤솔러지 제4집


DSB 앤솔러지 제3집



[▼DSB 앤솔러지 종합]
 



홈메인 > 문인글방_소설 > 상세보기
DSB 전자책 발간 현황
DSB 전자책 발간 현황
DSB 전자책 판매정산 페이지
도서판매/온라인강좌

전자책 제작·판매·구매의 모든 것

사이버문학관


이곳은 문학방송 정회원(문인회원)의 글방[소설방]입니다
(2016.01.01 이후)


꽁트 "입덧"- 유금호
2009-04-30 21:01:52
yookh

조회:1601
추천:95

*꽁트* 입덧

                          유 금 호

                    

 

   하필이면 왜 ‘돼지 콧구멍’인가.

 

   아내가 별난 음식이 먹고 싶다고 새벽잠을 깨워 투정을 부려도 나는 그러려니 했을 것이다. 

   벌써 한 달 여, 아내 입덧 탓에 나는 아내가 눈길만 주어도 주눅이 들곤 한다.

 

  하기야 첫 아이 때는 그 보다 한 수 위였지 싶다.

   “뱃속에서 송씨 집안 3대 독자가 그러는데 난들 어떻게 해?” 

  입덧을 하면 이상한 음식이 당긴다는 말은 들었지만 내 아내 입덧은 아무래도 좀 특이한데가 있었다.

  “물에서 물 냄새, 밥에서 밥 냄새, 사과는 사과 냄새가 난단 말이야...”

  그리고는 생뚱맞은 음식이 먹고 싶다는 거였다. 

  “있잖아? 우리 태국으로 신혼여행 갔을 때, 이상한 냄새난다고 호텔 안으로 못 가지고 들어간다고 했잖아?”

  “듀리안인가, 하는 것?”

  “맞아. 그거.”

  “그건 갑자기 왜?”

  “뱃속에서 3대 독자가 싶다는 데 어떻게 해? 그럼..”

  백화점에 ‘듀리안’ 수입이 된다는 이야기를 듣고, 듀리안을 구해 들어간 오후 몇 조각을 먹는가 하더니, 금방 ‘민물 논 새우젓 갈’과 ‘참게 찌개’가 먹고 싶다고 해서, 저녁 어스름의 수산 시장을 헤매고 다니기도 했다.

  임신초기 대개 거식증이 온다는데, 내 아내의 별난 음식 탐식증은 끝이 없었다.   ‘홍어 내장에 보리 싹’을 넣어 끓인 ‘홍어 내장탕’에, ‘제주 자리회’, ‘전복 내장’,... 그리고는 친정아버지가 별난 음식을 좋아하셨는데, 유전적 영향일지도 모른다고 사설을 달았다.

  그것은 얼마간 사실일지도 몰랐다. 

  “이 아이가 늘 나하고 겸상으로 밥을 먹었지.”

 

  신혼 초, 장인 이야기를 흘려들었는데, 그것이 입덧과 관계되리라는 상상은 해 보지를 않았다.

   거기다 나는 만혼(晩婚)이었고,  2대 독자였다.

   운명의 열쇠는 아내 쪽에 넘어간 후였고, 나는 사냥꾼이 되어 사방을 헤매면서 먹이를 물어다 날았다.

 

   첫 사내애를 낳고 두 번째는 아내가 입덧 눈치를 안 보여 괜찮나 싶었는데, 내가 사태 판단을 잘못한 모양이었다.

   정확하게 임신 3개월째가 되었다는 날 아침, 출근하는 내게 아내가 입을 열었던 것이다.

   “자기 모르지? 애기가 수정되는 그 전후로 먹은 음식을 기억하나봐”

  가슴이 덜컹 내려앉아 불안하게 아내 눈치를 보는데 

   “왜 3개월 전, 우리 목포에 갔었지 않아? 그리고 ‘세발낙지’ 먹었지? 같이?”

   “참 신기하지? 어떻게 애가 그런 걸 다 기억할까? 몰라. 서울서 사 먹는 거 말고, 그 목포에서 막 잡은 그 야들야들한 새끼손가락만큼씩 한 그 낙지 있지....”

   아아, 나는 순간 생각했다.

   후배들에게 꼭 장인, 장모 식성을 알아본 후 아내를 선택할 것이며, 아이를 만들 무렵은 흔한 음식만 먹는 게 훗날을 위해 편할 거라는 충고를 해야 한다고.

   간신히 세발낙지를 비행기 편으로 구해 보내게 해서, 일단 낙지 문제는 해결이 되었다. 

   그렇게 시작한 아내 입덧은 첫째에 비해 조금도 덜하지 않아, 출근 때 아내가 아무 말을 않으면 종일 손에 일이 잡히지가 않았다. 그날은 휴대폰 연락이 오기 때문이었다. 

   마장동 소 도축장에 ‘소 등골’을 구하러 가기, ‘복 전문집’에 ‘복 껍질무침’을 얻으러가기, 매운탕 집 세 곳을 뒤져서 ‘쏘가리’를 구해 퇴근하기도 했다.

 

  그런데 그 날은 사무실 분위기가 조금 이상했다.

  담배를 끊었던 K 과장이 줄담배를 물고 있었고, 옆자리의 B와 M도 열을 내고 떠들고 있었다. 

  화제는 아내에게 당하고 사는 남편들에 관한 것이었다. 

  아내에게 20여 년, 수모를 당해 온 남편의 이혼 소송이 받아드려 졌다는 신문 기사가 화제를 비약시킨 것 같았다. 퇴직금 받는 날을 기해 이혼 소송을 내는 소위 ‘퇴직 이혼’, ‘황혼 이혼’, ‘매 맞는 남편들 모임’, 보험금 노린 ‘남편 살해사건’ ‘묻지 마 관광’.....등등 갖가지 ‘기죽어 사는 남편들’이 등장했다. 

   그때 K과장이 담배를 끄면서, 꽥 소리를 질렀다.

  “북어하고 마누라는 말이야....두들겨 패는 것은 문제가 있겠지만, 한번 잡히니까 질질 끌려 다니는 거라구... 공처가(恐妻家)에, 경처가(驚妻家)까지? 적어도 남편은 왕이다, 하늘이다, 까지는 아니어도, 남편이 가족을 위해서 밖에서 똥줄타게 피곤하다는 것 정도는 알게 해야지....왜 그렇게 길을 못 들여? 사내놈들 거시기를 다 잘라서 개나 줘야지...”

  

  과장의 시선이 행여 나와 맞닿을까 보아 나는 눈길을 다른 데로 돌려 버렸다. 

  아내 입덧 탓에 헤매고 다니는 내 실체를 안다면 재떨이라도 날아올 것 같았기 때문이었다.

 “그러니까 신혼 때부터 잘 들 해.”

 

 그날은 전화벨만 울려도 움찔움찔 놀랐는데 별식을 구해오라는 아내 메시지가 없어 다행이었다.

 퇴근을 했고, 저녁까지도 아무 사건도 생기지 않았다.

 그런데 막 잠자리에 들려던 내게 아내가..‘저, 있잖아?’..했던 것이다.

 ‘삶은 돼지 코’가 먹고 싶다는 거였다.

 “친정아버님이 돼지 머리고기를 술안주로 하셨어. 그럴 때 돼지 코 있지? 구멍 두 개 뻥하게 뚫린 그 코를 내게 먹여주시고 했거든. 우리 공주 이제 돼지 한 마리 다 먹은 셈이다. 그러시고 했는데...시장 순대 집, 머리 고기 파는데 가면 돼지 코를 구할 수 있을 거야...무슨 애가 그런 이상한 것만 자꾸 찾는지 몰라...”

   아아, 나는 비까지 추적거리는 늦은 밤, 시장 순대 집골목을 찾아 나서지 않을 수 없었다.

  “집사람 입덧이 심해서요. 콧구멍 붙은 데로....뻥하게 뚫린 데가 붙어 있게 ...예. 돈은 더 드릴게요..”

  별 이상한 남편도 있다는 듯, 치켜보는 뚱보 아줌마의 눈길을 피하느라 고개를 돌린 순간, 나는 갑자기 숨이 턱 막혀버렸다.

 

  회사의 K과장이 순대집 안에 혼자 앉아 있다가 나와 눈길이 부딪쳐버렸던 것이다.

 “과장님이 어쩐 일로 여길?”

 “자네 벌써 두 번째 애 아빠 되나?”

  K과장이 빙긋 웃더니 손짓으로 자기 앞 빈자리를 가리키며 술잔 하나를 옮겨 놓았다. 

  탁자 위에는 고기 한 접시에 반쯤 비워진 소주 병 하나가 놓여 있었다.

  내 잔에 술을 따르는 K과장의 손이 가늘게 떨리고 있었다.

  그때 나는 빈 의자 위의 시장바구니를 보았고, 몇 종류 과일과 포장된 떡 사이에서 비쭉이 고개를 내민 양초와 향 묶음에 눈이 갔다.

 “이런 밤에는 소주가 어울리지.”

 “.........”

 “집 사람도 순대를 좋아했어. 죽은 사람이 뭘 알겠나만 아이들 아직 어리고, 좋아하던 순대나 한 접시 놓아주려고...”

 “사모님이 그럼?”

 “제사야. 오늘이..... 우리 집 사람도 둘째가졌을 때였나, 입덧하면서 머리고기에서 코가 제일 맛있다고 ..”

   한 순간 K과장의 눈이 젖어있는 것을 본 순간 전염되듯 내 눈앞이 부옇게 흐려 왔다. 

 “부인한테 잘 해줘”



   메모
추천 소스보기 수정 삭제 목록
다음글 : 소설 꼬마각시와 꼬마신랑 (1) (2009-05-02 11:38:31)
이전글 : [너구리 나라] 3탄. 사람이 되고파 (2009-04-20 12:47:32)

[특별공지]댓글에는 예의를 지켜주시기 바랍니다. 특히 부지불식간에라도 작가의 기분을 상하게 하거나 사기를 꺾지 않게 각별한 유념 부탁드립니다. 글방의 좋은 분위기 조성을 위한 목적상, '빈정거리는 투'나 '험담 투'류의 댓글 등 운영자가 보기에 좀 이상하다고 판단되는 댓글은 가차없이 삭제할 것임을 미리 알려드립니다. 그것이 한국문학방송의 가장 큰 운영방침입니다. 비난보다는 칭찬을! 폄훼보다는 격려를! (작가님들께서는 좀 언잖은 댓글을 보시는 즉시 연락바라며, '언제나 기분좋은 문인글방'을 위해 적극 협조바랍니다. "타인의 작품에 대한 지적은 함부로 하는 것이 아닙니다. 감상차원의 댓글도 아주 조심스럽고 또 조심스럽게! & 겸허한 자세로~!" 항상 타인의 입장을 먼저 배려하는 미덕을 가지십시다. 기타 (작품 또는 댓글 중)욕설 또는 저속한 언어, 미풍양속에 반하는 표현 등의 글도 삭제합니다.
◐댓글 말미에는 반드시 실명을 밝혀주시길 바랍니다. 실명이 없는 댓글은 무조건 삭제합니다.
 
한국문학방송 운영 동해안 문학관(&숙박) '바다와 펜'...
경북도청 이전기념 전국시낭송경연대회
제2회 ‘박병순’시조시인 시낭송 전국대회 / 접수마...
 
사이트소개 개인정보보호정책 이용약관 이메일주소무단수집거부 알립니다 독자투고 기사제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