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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내의 여행 |
2017-11-10 06:17:2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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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oper285252 |
조회:1024 추천:5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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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내의 여행
홍종음
나이 오십이 넘어 처음으로
혼자 여행을 가는
나를 따라온 지 삼십여 년만의
홀가분하고 속 시원한 백야의 밤을
삼십 년 주기로 지나가버린 혜성처럼
내 맘 같으면 돌아오지 않을 밤을
날아가고 있을 것입니다
기온이 뚝 떨어진 가야의 산사에서
모셔둔 어머니를 만나고 있을까요
에이그 미련하게도 학교에 갈 애들 걱정에
벌써 돌아오는 차창에 기대어
졸고 있을지도 모를 일입니다
우리의 약속을 삼십여 년 동안
뒤도 안 돌아보고 지켰어도
여자의 일생 중에
의리로 산다는 나이가 되어서
등 떠밀듯 보내줄 것이 아니었다고도
나중에 우리가 죽게 되었을 땐
내가 먼저 죽겠다고 할
권리가 하나쯤 생겼다는 생각도 해보며
아름다운 그녀를
아름답게 기다리지 못하고 있습니다
시간이 지날수록
한심한 바보가 되게 하는
체취만 물씬하게 놓아두고 사라진 당신
그녀의 성정으로 가꿔진 우리
돌아올 여정도 너무 잘 아는 내가
불현듯 닭 쫓던 개라는
아니 달을 보고 마냥 따라가는 개라는 생각을
왜 하게 되는 걸까요
삼십여 년 만에 처음 떨어져
차창을 따라가는 아내의 달을
베란다에 어른거리는 나의 달로
같이 보는 새벽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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