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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자를 쓴 히읗(ㅎ)
2010-11-24 14:44:12
psbae

■ 박성배(朴聖培) 아동문학가
△전남 목포 출생(1946)
△서울교대, 한양대 교육대학원 졸업
△《서울교원문예》동화(1968)·소설(1969) 최우수 당선. 한국일보사 刊『횃불』동화 추천(1969). 서울신문 신춘문예 동화 당선(1978)
△한국글짓기 지도회 수석부회장. 한국문인협회 홍보위원. 노원문인협회 회장
△한국문인협회, 국제펜클럽한국본부, 한국문예학술저작권협회 회원
△서울노원초 교장 정년퇴직
△동산산업정보고 이사. 노원문학아카데미 강사
△대한민국 문학상, 한국동화문학상, 한국 아동문학 작가상, 천등 아동문학상, 한인현글짓기 지도자상 등 수상
△동화집『천사를 만난 바람』,『꿈꾸는 아이』,『달밤에 탄 스케이트』등 30여권
△동시쓰기, 극본 쓰기, 논술문 지도 등 글쓰기 관련 도서 다수
△초등학교 교과서에 <잠자리 꿈쟁이의 흔적>, <외짝꽃신의 꿈>, <가을까지 산 꼬마 눈사람>, <행복한 비밀 하나>, <새싹한테서 온 전화> 등 수록
조회:2236
추천:128
첨부파일 :  1290578025-27.hwp

                                               

모자를 쓴 히읗(ㅎ)

 

박성배

“허 훈!”

“예!”

훈이는 자랑스럽게 팔을 흔들며 나가서 받아쓰기 시험지를 받았습니다.

“훈아, 너도 백점이지?”

햇살이 동그라미가 가득 그려진 시험지를 흔들며 해님처럼 환하게 웃었습니다. 훈이는 햇살을 본체만체 하고 의자에 앉아 시험지를 다시 펼쳤습니다.

"들판이 하야케 변했습니다.’

 

 

“말 할 때는 ‘하야케’라고 하지만 쓸 때는 ‘하얗게’라고 쓴다고 내가 말 했잖아.”

아쉽게 하나 틀린 받아쓰기 시험지를 받아 쥔 엄마는 훈이 손바닥에 조금 아프도록 꾹꾹 눌러 글자를 써 보였습니다.

“말로 할 때는 없던 히읗이 왜 쓸 때 생기는 거야? ”

훈이가 손을 빼내며 툴툴거렸습니다.

“없는 것이 생겨난 건 아니고 숨었다가 나온 거야.”

“숨긴 왜 숨어, 내가 숨바꼭질 하자고 했나?”

“숨었어도 모자가 보이니까 금방 찾을 수 있어.”

“글자에 모자가 있어요?”

“그럼, ‘하얗게’라고 쓸 때는 기역(ㄱ)이던 것이 말로 할 때는 ‘하야케’로 히읗(ㅎ)이 기역(ㄱ) 뒤에 숨고 모자만 보여서 키역(ㅋ)이 되었잖아.”

엄마는 프린터기에 걸려있는 종이를 한 장 빼서 ㅎ이 숨어있는 낱말들을 썼습니다.

빨가케, 노라케, 이러케, 저러케, 다케

“ 이 낱말들을 쓸 때는 숨어있는 ㅎ을 찾아 보이게 쓰면 되는 거야. 써 봐.”

 

빨갛게, 노랗게, 이렇게, 저렇게, 어떻게, 닿게

 

훈이는 ㄱ 속에 숨어서 모자만 보이는 ㅎ을 찾아내 썼습니다.

“바로 그 거야.”

엄마는 말을 하면서 핸드폰을 귀에 댔습니다.

“그래, 그만 약 올려. 지금 나갈 거야.”

엄마는 서둘러 나가다가 뒤돌아서서 꾹꾹 눌러 말했습니다.

“햇살은 다 맞았단다. 너 땜에 햇살 엄마한테 점심 사 줘야 해. 너 밥 먹고 틀린 낱말 삼십 번 쓴 다음에 숙제 해.”

“그건 공부가 아니라 강제노동이야.”

훈이가 소리쳤지만 그 소리들은 엄마가 탁 닫은 현관문에 부딪혀 되돌아왔습니다. 훈이는 식식거리며 ‘하얗게’를 아무렇게나 쓰다가 바락바락 소리쳤습니다.

“장난꾸러기 히읗(ㅎ)아! 왜 숨고 그래. 누가 너하고 숨바꼭질 하재? ”

훈이가 신경질을 내며 공책에 쓴 ‘하얗게’를 연필로 박박 문질렀습니다.

“그리고 또 글자가 건방지게 모자는 무슨 모자야. 너 같은 글자는 없는 게 나아 ”

그러자 공책에 쓴 글자들이 금방 ‘아양게’로 변했습니다.

“ㅎ이 모자를 벗으니까 이응(ㅇ)이로구나. ‘아양게’ 차라리 이게 나아.”

 

빨강게, 노랑게, 이렁게, 저렁게, 어떵게, 당게

 

훈이는 아까 엄마가 써 보란 낱말도 ㅎ의 모자를 벗겨서 쓰고, 큰 소리로 읽어보았습니다.

“말로 할 때나 글자로 쓸 때나 같으니까 얼마나 좋아. 세종대왕께선 왜 이런 걸 생각하지 못했을까?”

훈이는 이렇게 생각해 낸 자신이 자랑스러워 팔짱을 끼고 벌렁 누웠습니다.

그 때, 아까까지 해가 떠 있던 하늘이 갑자기 어두워졌습니다.

‘우르르 쾅쾅!’

천둥소리도 크게 났습니다.

“애(해)가 금방 사라졌네?”

훈이는 창밖을 보며 중얼거리다가 머리를 갸웃 하곤 다시 중얼거렸습니다.

“애가(해가) 사라졌네. 이상아다.(이상하다.) 왜 이렁게(이렇게) 말이 나오지?”

훈이는 ‘해가 사라졌네’라는 말에서 ㅎ이 사라진 것을 알았습니다.

“ 내 이름은 어 운(허 훈)입니다.”

훈이는 자기 이름을 말해 보았습니다. 역시 ‘허 훈’이 아니라 ‘어 운’으로 소리가 났습니다.

“받아쓰기에서 백 점 못 받게 만들더니 이제는 감쪽같이 사라졌다 이거지? 그런다고 누가 아쉬워알(아쉬워할) 줄 알아?”

훈이는 ‘아쉬워할’이 ‘아쉬워알’로 발음이 되어도 아무런 불편이 없다는 듯이 ‘알’자에 힘을 주어 중얼거렸습니다.

“아, 편아다.(편하다.) 모자 쓴 ㅇ이 없으니까 신경 쓸 일이 없구나.”

훈이는 히읗이라는 말이 되지 않을 줄 알고 ‘모자 쓴 ㅇ’이라고 말했습니다.

‘옥시(혹기) 여기만 애가(해가) 사라졌는지도 모르지.’

훈이는 속으로 조금 걱정이 되어 햇살에게 전화를 걸었습니다.

“앳살아(햇살아), 거기도 천둥 치니?”

“응, 갑자기 애가(해가) 사라지고 어두워졌어. 그런데 운이 넌 왜 나안테(나한테) 앳살(햇 살)이라고 애(해)?”

“너는 왜 나안테(나한테) 운(훈)이라고 아(하)는데?”

“이상아다(이상하다). 내가 왜 이러지?”

“상관 없어. 내가 ‘모자 쓴 ㅇ’에게 없어지는 게 낫다고 앴더니(했더니) 사라졌나 봐.”

“그러면 어떵게 애(어떻게 해), 애(해)도 안 뜨고, 우리 이름도 없어지는데.”

훈이는 햇살이 ‘어떵게’하고 말하는 것이 우스웠습니다.

“아아아아! 웃긴다.”

“무슨 웃음소리가 그러니?”

햇살은 전화를 뚝 끊었습니다. 훈이는 다시 웃어보았습니다.

“아아아아”

웃음 소리가 아니라 우는 소리 같았습니다.

“그러면 어때?”

훈이는 상관없다는 듯이 그림동화책을 펼쳤습니다. ‘외짝 꽃신의 꿈’이라는 동화였습니다.

 

빗물 밑에 있던 작은 풀잎들이 온잣말(혼잣말)처럼 중얼거렸습니다.

“앵복(행복)이란 남을 위애서(위해서) 무슨 일인가 알(할) 때 생기는 거야.”

“너야말로 앵복알(행복할) 일이 아나도(하나도) 없을 것 같구나.”

“그래, 바싹 마른 네 모습을 보니 앵복(행복)이라는 것을 말 알(말 할) 자격도 없어 보이는데?”

빗물들은 조금 놀리는 투로 말앴습니다(말했습니다).

 

“이거 뭐야? 동와책(동화책)에도 "모자 쓴 ㅇ‘이 모두 사라져 버렸네?”

훈이는 책을 ‘탁’ 덮어버렸습니다. 히읗(ㅎ) 한 자가 없어졌는데 읽을 재미가 없는 글이 되어 버렸습니다. 언뜻 보니 벽에 걸린 ‘가훈’도 ‘가운’으로, ‘나도 할 수 있다’도 ‘나도 알 수 있다’로 바뀌었습니다.

“그런다고 내가 아쉬워 알(할) 것 같아?”

훈이는 조금 신경이 씌었으나 능청을 떨며 연습장에다 동시 쓰기 숙제를 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런데 하필이면 제목이 ‘햇볕’입니다. 훈이는 연습장에다 제목을 썼습니다.

‘앳볕’

이렇게 써 놓고 아무리 생각해도 한 낱말도 쓸 수 없었습니다. 책상에 앉아 있다가, 침대에서 뒹굴다가, 나중에는 의자에 다리를 올리고 머리를 짜내도 아무것도 쓸 수 없었습니다.

“내가 쓰라는 것 다 쓰고 숙제도 앴니(했니)?”

엄마가 전화로 물었습니다.

“몰라, 동시 쓰기가 그렁게(그렇게) 쉬운 줄 알아?”

“동시 제목이 ‘앳볕(햇볕)’이라면서? 앳볕(햇볕)이 아는(하는) 일을 잘 생각아면서(하면서) 써 봐.”

“앳볕(햇볕)이 아기(하기)는 무슨 일을 애(해)?”

“그런데 너 왜 그렁게(그렇게) 말을 아니(하니)?”

“나보다 엄마 말이 더 이상 애(해).”

“정말 그러네? 오오오오(호호호호) 내가 왜 이러지?”

어처구니 없어서 웃는 엄마 웃음소리가 비명소리처럼 들렸습니다. 훈이는 얼른 전화를 끊었습니다.

“저녁에 아빠는 ‘아아아아(하하하하)’, 엄마는 ‘오오오오(호호호호)’, 누나는 ‘우우우우(후후후후)’, 나는 ‘이이이이(히히히히)’ 웃으면 귀신들이 사는 집 같을 거야.”

훈이는 머리를 세차게 흔들었습니다. 히읗(ㅎ) 한 자가 사라졌는데 서로 말이 안 통하고, 동화책도 읽을 재미가 없고, 동시도 쓸 수 없고, 웃음 소리도 우는 소리로 변하고 더군다나 해까지 없어졌습니다.

“아무래도 안 되겠어. 모자 쓴 이응(ㅇ)아, 내가 잘못앴(했)어. 빨리 나와!”

훈이는 이응(ㅇ)의 모자를 없애고 썼던 글자들에게 다시 모자를 씌워주었습니다.

 

빨갛게, 노랗게, 이렇게, 저렇게, 어떻게, 닿게

 

그러자 커텐 사이로 밝은 햇살이 비쳤습니다.

“해가 떴다!”

훈이는 햇살을 손바닥에 받았습니다. 햇살이 꼼지락거리더니 손바닥이 점점 따뜻해졌습니다.

“가훈, 나도 할 수 있다.”

훈이는 히읗(ㅎ)이 제 자리로 바로 돌아온 가훈도 소리내어 읽었습니다.

“세종대왕님 죄송합니다. 세계 최고로 잘 만드신 ‘한글’을 제가 ‘안글’로 망칠 뻔했어요.”

훈이는 마치 세종대왕이 옆에 있기라도 하는 것처럼 허리를 굽혀 절까지 했습니다.

그리고 할 수 있다는 생각으로 동시를 쓰기 시작했습니다.

 

저녁에 식구들이 다 모였을 때 훈이는 자기가 쓴 동시를 자랑스럽게 읽었습니다.

 

햇볕

햇볕이 씨앗을 품어주면

씨앗 속에서 잠자던 싹들이 기분 좋아

기지개를 켜며 나옵니다.

햇볕이 엄마 품처럼

따뜻하기 때문입니다.

 

만약 찬 햇볕이 있다면

큰일이겠지요.

씨앗 속의 싹들이

아무도 못 나올 테니까요.

그렇지 않나요?

 

“야! 멋진데? 아빠가 써도 그렇게 못 쓰겠다.”

아빠는 두 엄지손가락을 펴서 흔들어댔습니다.

“정말 네가 쓴 동시 맞니?”

엄마는 감동이 넘쳐서 울 것 같았습니다.

“맨 끝에 ‘그렇지 않나요?’는 필요 없는 말이잖아.”

누나는 샘이 나는지 괜히 따따부따했습니다.

“나는 이 말을 꼭 쓰고 싶어.”

훈이는 ‘필요 없는 말’이라는 누나의 말에 발끈해서 고집스럽게 말했습니다.

 

훈이가 침대에 누웠을 때 엄마가 귓속말을 했습니다.

“네 동시를 보니까 숨어있는 히읗(ㅎ)을 잘 찾아 쓰는구나.”

엄마는 훈이가 쓴 동시에 쓰지 않아도 될 ‘그렇지 않나요?’를 쓴 이유를 눈치 채고 있었습니다.

“엄마, 엄마, ‘그러케’는 모자가 옆에 있는데 ‘그러치’는 모자가 위에 있어요.”

계면쩍은 훈이는 호들갑스럽게 말을 딴 데로 돌렸습니다.

“ 정말 그러네? 히읗(ㅎ)이 ㄱ 뒤에 숨을 때는 모자를 옆에 두고, ㅈ 뒤에 숨을 때는 모자 를 위에 두는 구나.”

엄마는 뽀뽀를 하고 조용히 방문을 닫고 나갔습니다.

금방 잠이 든 훈이의 꿈 속으로 예쁜 모자를 쓴 히읗(ㅎ)들이 날아와 춤을 추기 시작했습니다.

하늘, 해님, 행복, 희망, 곱다랗다, 흐뭇하다, 훈훈하다.

 

히읗(ㅎ)들은 춤을 추면서 많고 많은 글자들을 만들어 보여주었습니다.

                             



   메모
ID : myway02    
2010-12-01    
07:55:13    
12월입니다. 무릇, 이 때 쯤이면 가을 이야기들은 바스락 거림으로 바람과 함께 신작로나 골목 어귀로 돌고
찬 바람은 찔끔 눈시울 적시게 합니다. 따뜻한 겨울, 숨소리조차 모락모락 정겨운 겨울되시길 바랍니다.
- 인천에서 권영의드림-
ID : psbae    
2010-12-21    
22:04:21    
감사합니다. 좋은 글 많이 쓰는 흐뭇한 겨울 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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