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문학방송(DSB) 문인글방_동화
HOME 시작페이지로 즐겨찾기추가 [등업신청/기타문의]
로그인 회원가입
회원가입
   

한국문학방송은 지상파방송 장기근무경력 출신이 직접 영상제작 및 운영합니다
§사이트맵§ 2020년 2월 21일 금요일

문인.com 개인서재
 

DSB 문인 북마크페이지

전자책 출간작가 인명록



시조
동시
영시
동화
수필
소설
평론
추천시
추천글
한국漢詩
중국漢詩
문학이론


DSB 앤솔러지 제7집


DSB 앤솔러지 제6집


DSB 앤솔러지 제5집


DSB 앤솔러지 제4집


DSB 앤솔러지 제3집



[▼DSB 앤솔러지 종합]
 



홈메인 > 문인글방_동화 > 상세보기
DSB 전자책 발간 현황
DSB 전자책 발간 현황
DSB 전자책 판매정산 페이지
도서판매/온라인강좌

전자책 제작·판매·구매의 모든 것

사이버문학관


이곳은 문학방송 정회원(문인회원)의 글방[동화방]입니다


([특별공지/주의사항] ★'글쓰기 창' 글 워딩(입력)을 정상적으로 하시려면 클릭)http://dsb.kr//bbs_detail.php?bbs_num=16054&tb=muninpoem&b_category=&id=&pg=1


<장편동화>소원을 들어주는 둥구나무 <9. 둥구나무의 전설>
2009-02-04 13:40:54
sionsira

조회:2734
추천:169

 

< 소원을 들어주는 둥구나무 >

최 윤 애

9. 둥구나무의 전설

 

지금으로부터 6백 년 전으로 시곗바늘이 빠르게 돌아갔다.

옹기종기 모여 있는 초가지붕 사이로 복사꽃과 살구꽃이 만발한 봄날이었다. 색동저고리를 입은 금옥의 뒤로 머슴 뚱이 되똥거리면서 따라다녔다. 금옥은 발회목을 덮을락 말락 하는 치맛단을 양손으로 붙잡고 개울을 건너 대장간으로 달려갔다. 금옥의 이런 행동거지 때문에 금옥의 어머니는 뒤스럭스럽다고 꾸중이 심했다. 그런 꾸지람도 아랑곳 않고 금옥은 사내아이처럼 노는 것이 마냥 신이 났다. 누구도 금옥의 선머슴 같은 행동을 막지 못했다.

금옥은 대장간 앞 둔치에 턱을 괴고 앉아 쇠를 달구어 농기구를 만드는 모습을 구경했다. 대장장이의 아들 돌석이 금옥을 보자 익살스러운 표정을 지어 보였다. 그 모습을 본 금옥이 두 손을 포개고 입을 가린 채 쿡쿡 웃었다. 돌석이 이번에는 원숭이 흉내를 내며 겅중겅중 뛰었다. 금옥이 그 모습을 보면서 까르르 웃었다. 돌석은 신이 나서 벋정다리를 하고 빙글빙글 돌면서 병신흉내를 내었다. 금옥은 아예 풀밭에 드러누운 채 까르르 웃었다.

금옥은 생긴 것은 곱상한데 행동은 늘 뻘때추니(제멋대로 쏘다니는 계집아이)나 다름이 없어서 지체 높은 대감의 여식이라고 보이지가 않았다. 얌전히 앉아 수를 놓는 일보다 동네방네 뛰어다니면서 이것저것 간섭하기 좋아하는 성격 때문에 집안에서는 늘 골칫덩이였다. 금옥과 돌석의 사이를 심각하게 바라보는 눈동자가 있었다. 꼴머슴 뚱이었다. 몸집이 크고 뚱뚱한데다가 말이 없고 늘 뚱한 표정 때문에 금옥이 붙여준 별명이었다. 본래의 이름은 천동호였다. 그러나 금옥이 뚱이라고 부른 뒤로 사람들도 동호를 그냥 뚱이라고 불러댔다.

돌석은 비록 대장장이의 아들이었으나 인물이 서글서글하게 잘 생겼다. 은장도를 만들어 가지고 왔다가 금옥의 눈에 띈 후로 은밀한 벗이 된 사이였다. 금옥은 돌석의 익살스러움과 잘생긴 외모를 본 후부터 줄곧 마음을 빼앗겨 다른 데는 눈길한번 주지 않았다. 집안에서 알면 큰일 날 일이었다.

금옥의 나이 열다섯이 되자 여기저기에서 혼담이 오고갔다. 날이면 날마다 대장간에 들른다는 소문이 나돌자 금옥의 어머니는 아예 문을 잠가버린 채 출입을 금해버렸다. 금옥의 한숨소리가 담벼락 밖에까지 새어나갔다.

“뚱아!”

“예. 아씨.”

“네가 나를 좀 도와줘야겠구나!”

“무슨 일인지 말씀만 하십시오.”

금옥이 주위를 두리번거리다 옷소매에서 서찰을 꺼내어 뚱에게 주었다.

“뚱아, 아무도 이 일을 알아서는 안 된다. 알았느냐?”

“예. 아씨.”

뚱은 겁먹은 얼굴로 고개를 주억거렸다.

“이 서찰을 전해주고 답신을 받아와. 들키지 않게 조심하고. 어머니가 찾으면 심부름 보냈다고 할 테니까. 빨리 다녀오너라.”

“예. 아씨.”

뚱은 금옥이 전해준 서찰을 가슴에 품고 한걸음에 대장간으로 달려갔다. 그런데 서찰 속에 무슨 내용이 들었는지 궁금해서 견딜 수가 없었다. 뚱은 가다말고 오래된 무덤가에 앉아 펼쳐보았다. 서당 개 3년이면 풍월을 읊는다고 뚱은 금옥이 공부할 때 눈동냥, 귀동냥으로 글을 익혀두었기 때문에 상세히는 몰라도 대충 내용파악은 할 정도로 언문을 깨우치고 있었다. 서찰에는 모일모시에 만나 함께 야반도주를 하자는 내용이 들어 있었다. 뚱의 손이 파르르 떨렸다. 뚱의 마음도 부르르 떨렸다.

뚱은 금옥을 흠모하고 있었다. 신분의 장벽 때문에 어쩔 수 없는 처지였으나 옆에서 지켜볼 수 있고, 바라볼 수만 있어도 좋았다. 그런데 지금 금옥은 신분의 장벽을 넘어 대장장이 아들과 야반도주를 계획하고 있다니. 믿기지도 않을뿐더러 있어서도 안 될 일이었다.

뚱은 일단 서찰은 전해주어야 했음으로 모른 척하고 돌석을 만났다. 돌석은 금옥이 전해준 서찰을 읽은 후 답을 적어 뚱에게 전해주었다. 답신을 받아든 뚱은 벌쐰 사람 같이 내리달려 금옥에게 전해주었다. 돌석의 답신을 받아든 금옥이 뚱에게 엽전꾸러미를 던져주었다. 뚱이 가시눈을 뜬 채 입술을 깨물었다.

드디어 두 사람이 만나기로 한 날이 되었다.

어둠은 더없이 괴괴했고 우련한 달빛 아래에 풀벌레소리만이 간간이 들려왔다. 두 사람이 만나기로 한 장소 근처에 뚱은 미리 와서 기다리고 있었다.

“내가 가질 수 없다면 남도 가져서는 안 돼!”

우련한 달빛에 욕심으로 찬 날카로운 눈동자가 번쩍거렸다. 그 시각 돌석은 마당에서 괴나리봇짐을 짊어진 채 안방을 향해 큰절을 올렸다.

“아버님! 불효자를 용서하십시오.”

금옥과 돌석은 헤어져서 살 수 없었다. 그렇기 때문에 무서운 결정을 하게 된 것이다. 신분의 차이는 건널 수 없는 강이었다. 넘을 수 없는 장벽이었다. 그래서 죽음을 불사하고 아무도 알아보지 않는 머나먼 곳으로 떠나 살고자 했다. 사람의 발자국 소리가 들리자 뚱은 몸을 바싹 낮추고 숨소리조차 내지 않았다.

금옥이었다. 보름달처럼 동그란 얼굴을 쓰개치마로 가린 채 보따리하나만 달랑 들고 있었다. 뚱이 금옥의 입을 아갈잡이하고 풀숲으로 끌고 들어갔다.

“웁!”

비명도 지를 수가 없었다.

“쉿! 내 말을 듣지 않으면 죽여 버릴 테야.”

“웁, 웁!”

금옥은 안간힘을 다해 발버둥을 쳤지만 소용이 없었다. 뚱은 금옥의 입을 테석테석한 손으로 틀어막은 채 아무도 없는 산속으로 끌고 들어갔다. 금옥은 비명조차 지를 수가 없었다. 숨도 제대로 쉴 수가 없었다. 호흡이 멎어가고 있었다.

뚱 이 녀석! 천벌을 받을 놈!

치마가 잡목가지에 찢어졌다. 종아리가 나뭇가지에 할퀴었는지 피가 흘렀다. 금옥은 아무 것도 느낄 수가 없었다. 기억이 안개 속으로 까무룩 넘어갔다. 마음속에 담고 있던 돌석의 얼굴도 못 본 채 열다섯의 어린 금옥은 그렇게 져버렸다. 이상한 느낌이 들었는지 뚱이 가던 길을 멈추고 금옥을 살펴보았다. 뚱은 그때서야 정신이 드는지 아씨, 아씨를 부르며 뺨을 톡톡 쳐보았다. 약간의 미동도 없었다.

“아씨! 아씨! 눈 좀 떠보세요.”

뚱은 금옥을 죽이려던 게 아니었다. 단지, 야반도주를 못 하도록 막기 위해서였다. 그런데 이렇게 허무하게 죽어버리다니. 뚱은 망연자실한 채 먼 산만 바라보았다. 뚱은 미친 사람처럼 나무작대기로 땅을 팠다. 어디서 이런 괴력이 나오는 것일까! 스스로도 놀랄 정도의 괴력으로 땅을 파기 시작했다. 그리고 차가운 땅속에 금옥을 묻었다. 흙을 덮고 나뭇가지를 꺾어다가 위장했다. 훗날 알아보기 위해 옆에 나무작대기를 꽂아 두고 끈을 매두었다.

돌석이 약속장소에서 하염없이 금옥을 기다리고 있을 때 횃불을 든 사람들이 웅성거리며 올라왔다. 돌석은 오도 가도 못하고 그물에 걸려든 산짐승이 되고 말았다. 돌석은 억울하게 죄를 뒤집어쓰고 갇힌 신세가 되었다.

뚱이 돌석에게 찾아왔다.

돌석이 말했다.

“뚱아! 넌 알고 있지? 내가 금옥을 죽이지 않았다는 것을 말이야. 내가 아니라고 말해줘. 어서! 내가 아니라고 말이야. 나 여기서 죽는 것은 두렵지 않으나 누명을 쓰는 건 너무 억울해.”

“……….”

그러나 뚱은 아무런 말도 하지 않았다. 그 바람에 억울한 누명을 쓰고 돌석은 죽임을 당하고 말았다.

그 후, 두 사람이 만나기로 약속했던 장소에 두 그루의 나무가 자랐다. 그것은 바로 은행나무였다. 그런데 수십 년이 흐른 뒤 서로 마주보고 자라던 두 나무는 어느 날부터인가 가지가 붙어 자라기 시작했다. 사람들은 그 나무를 이생에 이루지 못한 금옥과 돌석의 사랑이 나무가 되어 부부의 연을 맺은 것이라 했다.

뚱은 어른이 된 뒤에도 심한 죄책감에 시달렸다. 그러던 어느 날 연리지에 목을 매단 채 싸늘한 주검이 되어 사람들에게 발견되었다.

은행나무 주위를 지나던 사람들은 하나 같이 바람 불고 비가 오는 날이면 이상한 소리가 들린다고 했다. 자세히 귀 기울여 들어보면 바람소리 같기도 하고, 더 자세히 들어보면 “니가 아니라고~” 라고 외치는 사람의 목소리 같기도 했다고 말했다.

뚱이 죽은 후, 두 은행나무 옆에는 또 하나의 등나무가 자라기 시작했다. 그 등나무는 서서히 두 은행나무를 뱀처럼 휘감기 시작했다. 그리고 많은 세월이 흘러갔다.

거센 바람이 불었다. 니가는 깜짝 놀라 잠에서 깨어났다.

“할아버지.”

니가는 꿈인지 생시인지 분간이 가지 않아 할아버지 얼굴을 바라보았다.

“할아버지. ……. 꿈에서 뭔가를 보고 뭔가를 들었어요.”

“무엇을 들었느냐?”

“니가 아니라고.”

“다시 한 번 말해 보거라.”

“니가 아니라고. 니가 아니라고.”

갑자기 천둥번개가 치기 시작했다. 우레와 같이 큰 소리가 천지에 울리고 니가가 한 말이 연속으로 반복해서 메아리쳐 들려왔다. 니가 아니라고. 니가 아니라고.

“나무가 울고 있구나. 이제야 억울함이 풀리려는가보구나.”

“예? 그게 무슨 말이에요?”

“이제야, 저주가 풀린다는 말이다. 저주를 푸는 열쇠는 바로 너가 갖고 있었구나.”

할아버지가 매달 속에 있던 하얀 가루를 둥구나무에 흩뿌렸다.

“둥구나무야! 이제 황금열매를 맺을 때로구나.”

강한 빗줄기에 묻혀 하얀 가루는 흔적도 없이 나무속으로 사라졌다.

할아버지는 도포자락으로 니가를 감쌌다. 따뜻하고 포근한 엄마 품처럼 느껴졌다.

잠시 후, 천둥번개가 그치고 강하게 내리쏟던 빗줄기도 멎었다. 그리고 눈이 부시도록 찬란한 햇빛이 부서져 내렸다. 싱그러운 햇살 냄새가 났다. 푸른 이파리에 맑고 청아한 물방울이 맺혔다가 또르르 떨어졌다. 그 맑은 소리에 눈비비고 배시시 일어난 니가는 창문을 활짝 열어젖히고 밖을 내다보았다. 눈앞에 펼쳐진 싱그러운 풍경이 도리어 정신을 혼미케 했다. 어디까지가 꿈이고, 어디까지가 현실인지 순간 분간이 가지 않았다. 분명 현실 같았다. 그런데도 그것은 꿈이었다. 둥구나무 할아버지도 그러했고, 영화처럼 펼쳐졌던 금옥과 돌석, 뚱의 이야기도 그러했다.

니가는 두 눈을 크게 뜨고 정신을 차려 목에 항상 걸고 다니던 매달을 만져보았다. 없었다. 어쩐지 목이 허전하다는 생각이 들었는데 분명 꿈은 아니라는 확신이 들었다.

니가는 의미 있는 미소를 지었다. 부스스한 갈색 머리카락이 햇빛에 반사되어 반들거렸다. 어정쩡하게 미소 띤 얼굴이 무척 귀엽게 보이는지 개구쟁이 바람이 머리카락을 헝클어뜨리고 도망갔다.

니가는 “아으으!” 소리를 내며 기지개를 켰다.

“그래. 꿈이든 생시든 그것은 중요한 게 아니야. 엄마의 부탁을 들어주었다는 게 중요한 거야.”

그렇게 생각을 고쳐먹자 온 몸에 신선한 에너지가 솟는 기분이었다. 이런 기분이라면 산이라도 빼어서 바다에 던질 수 있을 것 같이 힘이 솟았다.

이어서 계속-



   메모
추천 소스보기 수정 삭제 목록
다음글 : <장편동화>소원을 들어주는 둥구나무 <10. 둥구나무의 황금열매> 마지막회 (2009-02-04 13:42:04)
이전글 : <장편동화>소원을 들어주는 둥구나무 <8. 둥구나무 할아버지를 만나다.> (2009-02-04 13:39:51)

[특별공지]댓글에는 예의를 지켜주시기 바랍니다. 특히 부지불식간에라도 작가의 기분을 상하게 하거나 사기를 꺾지 않게 각별한 유념 부탁드립니다. 글방의 좋은 분위기 조성을 위한 목적상, '빈정거리는 투'나 '험담 투'류의 댓글 등 운영자가 보기에 좀 이상하다고 판단되는 댓글은 가차없이 삭제할 것임을 미리 알려드립니다. 그것이 한국문학방송의 가장 큰 운영방침입니다. 비난보다는 칭찬을! 폄훼보다는 격려를! (작가님들께서는 좀 언잖은 댓글을 보시는 즉시 연락바라며, '언제나 기분좋은 문인글방'을 위해 적극 협조바랍니다. "타인의 작품에 대한 지적은 함부로 하는 것이 아닙니다. 감상차원의 댓글도 아주 조심스럽고 또 조심스럽게! & 겸허한 자세로~!" 항상 타인의 입장을 먼저 배려하는 미덕을 가지십시다. 기타 (작품 또는 댓글 중)욕설 또는 저속한 언어, 미풍양속에 반하는 표현 등의 글도 삭제합니다.
◐댓글 말미에는 반드시 실명을 밝혀주시길 바랍니다. 실명이 없는 댓글은 무조건 삭제합니다.
 
한국문학방송 신인문학상 작품집 2020년 제1차 공모
한국문학방송 신인문학상 작품집 2019년 제2차 공모
제3회 윤동주 시낭송대회 개최 / 2019.10.30 접수 마...
 
사이트소개 개인정보보호정책 이용약관 이메일주소무단수집거부 알립니다 독자투고 기사제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