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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절이면 생각나는 어머니의 밥 광주리
2020-04-18 10:10:28
savinekim

■ 김사빈 시인
△《문예창조》(2004)·《동시와 동화나라》(2002) 동시 등단
△하와문인협회 회원
△하와이 한인기독교한글학교 교장
△1975년 사모아 취업. 1976년 하와이 이주
△한민족통일문예제전 외교통상부장관상 수상. '광야'문예공모 및 주부백일장 시 입상
△시집『내 안에 자리 잡은 사랑』, 『그 고운 이슬이 맺히던 날』
△동시집『순이와 매워 새의 노래』
△동화집『하늘로 간 동수』
△수필집『행복은 별건가요』
조회:150
추천:1

우리 어머니는 항상 하시는 소리가 있다. 그분이 살아온 생활 철학이다 . 타고난 팔자는 속이지 못하지만 부지런하고 정지하면 죽 먹을 팔자라도 밥 먹고 살수 있다고 하시면서 부지런하면 어디에 살든지 제 팔자이기고 산다고 하신다 .우리 조상님들은 팔자 타령하다가 잘살지 못하였다 . 살아 보니 부지런하고 성실하고 정직하면 그런 대로 아름다운 세상 살만한 세상이 아닌가 .

우리 어머니는 공부도 안 했고, 아는 지식도 없고, 다만 열심히 살아온 것이 전부이다. 그래도 그 나름대로 신앙 철학을 가지고 있었다. 오래 살려고 욕심부리지 말라 하시며 땅을 떠나면 못산다고 자주 하시었다.

게으르고 나태한 사람을 보면 엄마는 제 팔자 기박하여 거역은 못한다면 부지런하면 가난은 면하느니라 하시는 어머니다
. 어머니가 이민 와서 언어 안통하지 할 일 없지 답답하다 하시며 몸살을 알아 있었다.
 
"성경이라도 읽어보시오" 고 글자 큰 성경을 사다 드렸더니 하늘 천 따지 하듯 경을 읽어 가듯 큰 소리로 읽으시더니 눈이 안 보인다 하고 접으시고, 잠시도 가만있지 않고 들락날락 하시기를 하루에 몇 십 번을 하시는지 송구하여 일거리를 주어야 하는데 무얼 드리나 생각을 하다가, 앞마당에 손바닥만한 노는 땅이 있기에 주인에게 허락을 받아 어머니 여기다 상추라도 심어 보면 어떠시오 하고 씨앗을 사다 드렸다

그날부터 우리 어머니의 일터는 손바닥만한 밭이다
. 자고 나면 물주고 어디서 주어 왔는지 돌멩이 주어다가 울타리 치고, 거기다 무씨를 뿌리더니, 파란 싹이 나오고 하얀 무 뿌리가 생기고, 아주 소담한 작은 농장이 되었다 .

 그곳에다 오이
,호박, 각 가지 채소가 가지 수도 많았다. 그 재미로 어머니는 살 판이 나신듯 하고, 온 동네 다니면서 언제 익히어 두시고, 몇 년을 산 나보다 더 잘 알고 계셨다. 동네 무엇이 있는지 알고 꾀고 있었다. 황폐한 손바닥만한 땅이 우리 집 농장이 되었다. 얼마 있으니 부추도 심어 놓고, 상추 심고, 배추 심어 아침저녁으로 물을 주니 배추 몇 포기 예쁘게 알맹이를 안고 있고, 맵시 없이 자란 무는 하얀 몸을 박고 있고 부추는 몇 묶음 농사를 거두었다. 어머니는 부추 단을 묶어서 한국 가게에 내다 팔아 돈을 들고 와서 내게 가져 왔다 . 어머니에게 도로 돈을 드리니 그 돈을 가지고 어떻게 구했는지 씨앗을 구해 왔다
  
봄서 겨울 내 사철 채소 심어 먹고
, 부추 팔아 비료 사오고 그 재미로 어머니는 한국 간다 소리 안 하시었다 
 육이오 사변 다음해에 학교가 복구되어 학교는 개학을 하여도 월급이 일년은 없어 먹고살기가 어려웠다. 이럴 때 가만히 있을 어머니가 아니다. 전라도에 살 적이다

추석명절이라 집집마다 떡하고 제사 음식장만 하느라고 어려운 가운데서도 이때만은 감추어 두었던 곡식 꺼내어 집집마다 화기애애하고 풍성하였다. 우리 집은 가난하여 이웃집 떡방아 찌어 오는 것 바라보고 이웃집 음식 장만하는 냄새에 바라만 보고 있었다.

추석날 새벽부터 어머니가 안 보였다. 어디를 가시었나 궁금하지도 않았다 엄니는 자주 집을 비우고 어디

를 잘 갔다 오신다 . 어머니는 이런 날은 마을 가면 안 된다고 하시고, 언니와 동생은 마루에 쭈그리고 앉아있었다. 한나절 되니 어머니가 웬 광주리를 이고 들어오신다. 우리는 댓 바람에 달려가서 광주리를 내려놓고 보니, 하얀 밥과, , 부침개, 나물, 여러 가지 제사 음식이 들어 있었다. 엄니 얼굴은 홍조를 행복한 웃음이 번져 흐른다. 밥은 밥대로 떡은 떡대로 부침개는 가지런히 있었습니다 .어머니 학교에서 떨어진 곳으로 가서 집집마다 들려서 밥을 달라하고 얻어 왔다고 하였다 혹시나 학교 교장 선생님 집이라고 알 것 같아 두메 산골로 가서 얻어 온 것이라고 한다.

시골의 푸짐한 인심은 그날 만들은 음식은 내어다 주면서 다정한 인사까지 받고 오시었다 한다.

어머니가 가지는 철학은 부지런하면 밥은 먹는다고 하신 것이다. 가난한 것은 게으른 탓이라고 하시는 어머니 시다. 아버지는 선비라 주변머리 없어서 식구들 고생하는 것을 알아도 얻어온 음식 안 잡수시는 분이시다. 어머니 하시는 말이다. 학부형에서 가져온 음식이라 속이고 좋은 것으로 드리면 그런 줄 아시고 잘 잡수시었다.

그때 먹던 광주리의 떡과, , 부친개가 얼마나 맛이 있든지 아직까지 그렇게 맛있는 음식 먹어 본적이 없다. 그해 설날도 그렇게 하여 우리는 다른 집과 똑같이 제사 음식도 먹고 맛있는 음식을 잘 먹었다 .그렇게 먹은 광주리 음식이 추석이 오거나 설날이 오면 생각이 난다 어머니는 가시고 남은 것은 철학과 추억만 남았다

.어머니의 철학은 내 평생에 좌우명이 되어, 부지런하면 밥은 먹는다 것을 잊지 않고 열심히 살았다. 아이들에게도 어머니의 철학을 강의를 자주 하여 아이들도 다 알고 있는 사실이다. 그 아이들 장성하여 제 앞 가름하고 잘 살고 있다. 아마도 어머니의 인생 철학 덕택이 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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