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문학방송(DSB) 문인글방_동화
HOME 시작페이지로 즐겨찾기추가 [등업신청/기타문의]
로그인 회원가입
회원가입
   

한국문학방송은 지상파방송 장기근무경력 출신이 직접 영상제작 및 운영합니다
§사이트맵§ 2018년 11월 21일 수요일

문인.com 개인서재
 

DSB 문인 북마크페이지

전자책 출간작가 인명록



시조
동시
영시
동화
수필
소설
평론
추천시
추천글
한국漢詩
중국漢詩
문학이론


DSB 앤솔러지 제7집


DSB 앤솔러지 제6집


DSB 앤솔러지 제5집


DSB 앤솔러지 제4집


DSB 앤솔러지 제3집



[▼DSB 앤솔러지 종합]
 



홈메인 > 문인글방_동화 > 상세보기
DSB 전자책 발간 현황
DSB 전자책 발간 현황
DSB 전자책 판매정산 페이지
도서판매/온라인강좌

전자책 제작·판매·구매의 모든 것

사이버문학관


이곳은 문학방송 정회원(문인회원)의 글방[동화방]입니다
(2016.01.01 이후)


<장편동화>소원을 들어주는 둥구나무 <1. 엄마의 고향>
2009-02-04 13:28:20
sionsira

조회:2044
추천:115

< 소원을 들어주는 둥구나무 >

최 윤 애

 

 1. 엄마의 고향  

작열한 태양의 열기 아래 사람들이 커다란 나무 주위로 몰려들었다. 안전모를 쓴 사람들이 지도를 펼쳐놓고 나무 옆에 서있었다. 절대로 나무를 베도록 내버려 둘 수 없다, 관에 진정서를 내겠다, 현장소장을 직접 만나 단판을 짓겠다는 등 큰소리들이 왕왕 들려왔다.

단동아파트 건축이 진행 중인 공사현장 주변에서 사람들이 옥신각신 실랑이 하는 광경을 보면서 고급승용차 한 대가 신작로를 지나쳐갔다. 승용차 뒷좌석에는 까만 양복을 입은 신사와 갈색 곱슬머리 소년이 타고 있었다. 소년은 차창 밖으로 펼쳐지는 광경을 초점 없는 눈으로 바라보다가 입을 열었다.

“아빠, 여기가 엄마고향인가요?”

“그렇단다. 엄마가 태어나고 자란 곳이지.”

“무척 그리워하셨는데 이제야 오게 됐네요.”

“흠. 그렇구나.”

신사는 슬픔이 묻어있는 잔잔한 목소리로 대답하고 지그시 눈을 감았다.

소년은 고개를 돌려 차창 밖을 말끄러미 내다보았다. 방수림으로 심어놓은 울창한 소나무 숲과 넓은 바다의 물너울이 눈을 시큼하게 했다. 바닷길을 따라 한참을 더 가다가 벼룻길이 나오는 지점에서 차가 멈추었다. 타이어 밑에서 하얀 먼지가 포르르 일다가 바람에 날려 연기처럼 사라졌다. 하얀 보자기로 싼 상자가 소년의 무릎 위에서 들썩거리다가 움직임을 멈추었다. 상자를 안고 있던 두 팔을 풀고 소년은 흐트러진 머리카락을 매만졌다.

“다 왔습니다. 사장님!”

젊은 기사의 나직하고 공손한 말소리에 눈을 뜬 신사가 차문을 열고 나왔다.

“김 기사 수고했어. 자네는 여기서 잠시만 기다리게.”

“예. 알겠습니다.”

검은색 양복 매무새를 고치고 남자가 소년의 손을 잡고 벼룻길을 따라 아래로 내려갔다. 소년이 발을 헛디뎌 하마터면 미끄러져 넘어질 뻔하였다. 남자가 잽싸게 소년을 가슴으로 받아 안았다. 바닷바람에 실려 온 비릿하고 짭짤한 냇내가 옷깃을 파고들어 피부에 끈적끈적하게 달라붙었다.

소년은 상자를 풀고 백색가루를 바닷바람에 실려 보내었다. 바람결에 휘날리던 가루들이 파도를 타고 너울거렸다. 그 모습을 응시하던 소년의 눈시울이 차츰 붉어졌다.

“엄마! 저 씩씩하게 잘 자랄게요. 그리고 아빠가 바다가 내려다보이는 언덕위에 새집을 구했어요. 이곳에서 새 친구도 사귀고, 새 학교도 다닐 거예요.”

소년은 울먹거리다 이내 아빠의 품에 답삭 안기어 울음을 터트리고 말았다. 남자는 아무런 말없이 소년의 머리카락을 쓰다듬으면서 배냇냄새가 채 가시지 않은 정수리에 입을 맞추었다.

소년의 이름은 ‘니가’ 아빠와 함께 프랑스에서 살다가 엄마의 고향을 찾아왔다. 소년의 엄마는 먼 타국 땅에서 병마에 시달리면서 고향에 대한 그리움으로 눈물짓곤 했었다. 아빠는 그런 엄마를 안타까운 눈으로 바라보다 최근에서야 힘든 결정을 내렸다.

엄마의 고향에서 살고 싶다는 니가의 주장에 아빠는 프랑스의 사업체를 삼촌에게 물려주고 한국에서 새로운 사업을 구상하게 되었다. 그러나 고향의 바닷바람과 산바람을 그토록 쐬고 싶어 했던 소년의 엄마는 끝끝내 한줌의 가루가 되어 고향에 도착하게 되었다. 파도에 부딪쳐 멍이든 바위섬처럼 소년의 가슴도 시퍼렇게 멍이 드는 것같이 아파왔다.

소년은 울음을 참으며 목에 걸고 있는 호리병모양의 매달을 만지작거렸다. 황금색 매달은 엄마가 남긴 유품이었다. 니가가 엄마의 고향으로 돌아와 살아야 하는 이유와 특별한 연관이 있는 물건이기도 했다. 그것은 아빠도 모르는 엄마와 니가 만의 유일한 비밀이었다.

소년은 아빠가 새로 구입한 저택으로 들어갔다. 저택은 바다가 바라다 보이는 언덕 위에 자리하고 있었다. 마당을 빙 둘러 바닷바람을 막기 위한 방풍원이 아치형으로 아늑하게 감싸고, 커다란 창이 남쪽을 향해 나있는 2층짜리 집이었다.

니가는 슬픔이 채 가시지 않은 표정으로 집을 바라보았다. 그리고 조용한 혼잣말로 중얼거렸다.

“집이 엄마를, 엄마를 닮았어. ……….”

프랑스에 있을 때에는 복잡한 도시에 있는 아파트에서만 지내왔기 때문에 니가는 마당이 넓은 집에서 꼭 한번 살아보고 싶었었다. 그것은 니가의 희망사항이기 보다는 어쩌면 엄마의 희망사항이었는지도 모른다. 니가는 자꾸만 북받쳐오는 슬픔을 꾹꾹 누르면서 찬찬히 집을 둘러보았다. 따뜻해 보이는 집과 싱그럽게 보이는 숲과 정원, 널찍한 마당, 어느 하나 부족한 게 없어 보이는 완벽한 집이지만 정작 가장 있어야할 엄마만 없을 뿐이었다.

“니가야. 앞으로 우리가 살 집이란다. 잘 둘러보렴. 일단 마당이 넓어서 좋지? 그리고 정원에 심어져 있는 온갖 꽃나무를 보렴. 참 아름답지? 집 뒤로는 산이 있고, 앞으로는 바다가 내다보이는 경관이 아주 훌륭하구나. 울타리는 높지도 낮지도 않고 촘촘해서 훌륭한 바람막이가 될 거야. 이 집, 아빠 마음에는 쏙 드는구나. 넌 어때?”

“아빠, 저도 좋아요.”

니가는 고개를 끄덕거리며 옅은 미소를 지어보였다. 니가는 뒤란에 심어져 있는 향나무를 한참 올려다보다가 아빠에게 물었다.

“아빠, 제 방은요?”

“2층에 올라가보렴.”

니가는 2층에 있는 자기 방으로 올라갔다. 김 기사는 트렁크에서 가방을 꺼내 들고 뒤따라 올라갔다. 거실서부터 나선형으로 만들어진 계단을 올라가면 또 다른 거실이 나오고, 그 옆에 니가의 방이 있었다.

2층 창문을 열자 푸르른 숲과 바다가 동시에 내려다보였다. 해안가 멀찍이 상록활엽수림으로 조성이 된 방조림에서 초록색물감이 똑똑 떨어져 바닷물로 스며들고 있는 것같이 보였다. 니가는 한참 동안 바깥풍경에 빠져있었다.

김 기사가 가방을 옷장 옆에 내려놓으며 말했다.

“바다만 보이면 우울해질 수 있으나 양옆으로 울창한 숲이 있어 더없이 평화롭고 아늑해 보일 게다.”

니가가 그제야 고정된 시선을 풀어 김 기사의 얼굴을 바라보았다.

“아저씨. 엄마가 보셨으면 무척 기뻐하셨을 거예요. 그렇죠?”

“물론이지. 바다와 나무숲을 유난히 좋아했으니까.”

“여기가 엄마고향이래요. 엄마 냄새가 나는 것도 같아요.”

니가는 살짝 미소 지으며 두 눈을 감았다. 커다란 눈망울을 그대로 뜨고 있으면 금세 눈물을 쏟을 것 같아서였다. 니가의 눈가는 이미 촉촉하게 젖어있었다.

“아저씨, 가까이 와서 한번 맡아보세요. 시원한 냄새가 나는 것 같지 않나요?”

니가가 김 기사의 손을 잡고 창문가로 이끌었다.

김 기사는 니가가 태어나기 훨씬 전부터 아빠의 일을 돕는 사람이었다. 그래서 지금은 친 삼촌보다 더 의지가 되는 사람이기도 했다. 아빠한테는 말 못할 고민도 김 기사한테는 털어놓을 정도로 신뢰하는 사람이었다.

김 기사는 잠시 동안 니가와 함께 바깥풍광을 감상하다 이내 할 일이 생각났는지 살짝 웃어 보인 후에 아래층으로 내려갔다.

언덕 아래엔 조그마한 마을의 지붕들이 제멋대로 색깔을 뽐내고 있었다. 빨간 지붕, 파란지붕, 색이 지워진 듯한 회색지붕, 마치 도화지에 수채화물감으로 그려놓은 풍경화를 보는 것 같았다.

니가는 여독이 풀리지 않아 피곤했는지 침대에 눕자마자 스르르 잠이 들고 말았다. 침대 머리맡에 투명한 여인이 다소곳이 앉아 니가의 볼을 어루만지다가 사라졌다.

 

이어서 계속---



   메모
추천 소스보기 수정 삭제 목록
다음글 : <장편동화>소원을 들어주는 둥구나무 <2. 둥구나무와 삼총사> (2009-02-04 13:29:51)
이전글 : [권창순창작동화] 말의 열쇠를 파는 집 (2009-01-26 21:26:46)

[특별공지]댓글에는 예의를 지켜주시기 바랍니다. 특히 부지불식간에라도 작가의 기분을 상하게 하거나 사기를 꺾지 않게 각별한 유념 부탁드립니다. 글방의 좋은 분위기 조성을 위한 목적상, '빈정거리는 투'나 '험담 투'류의 댓글 등 운영자가 보기에 좀 이상하다고 판단되는 댓글은 가차없이 삭제할 것임을 미리 알려드립니다. 그것이 한국문학방송의 가장 큰 운영방침입니다. 비난보다는 칭찬을! 폄훼보다는 격려를! (작가님들께서는 좀 언잖은 댓글을 보시는 즉시 연락바라며, '언제나 기분좋은 문인글방'을 위해 적극 협조바랍니다. "타인의 작품에 대한 지적은 함부로 하는 것이 아닙니다. 감상차원의 댓글도 아주 조심스럽고 또 조심스럽게! & 겸허한 자세로~!" 항상 타인의 입장을 먼저 배려하는 미덕을 가지십시다. 기타 (작품 또는 댓글 중)욕설 또는 저속한 언어, 미풍양속에 반하는 표현 등의 글도 삭제합니다.
◐댓글 말미에는 반드시 실명을 밝혀주시길 바랍니다. 실명이 없는 댓글은 무조건 삭제합니다.
 
제2회 전국 윤동주시낭송 대회 안내 / 2018.11.10 개...
한국문학방송 2018년도(제9회) 신춘문예 작품 공모
한국문학방송에서 '비디오 이북(Video Ebook, 동영상 ...
 
사이트소개 개인정보보호정책 이용약관 이메일주소무단수집거부 알립니다 독자투고 기사제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