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문학방송(DSB) 문인글방_수필
HOME 시작페이지로 즐겨찾기추가 [등업신청/기타문의]
로그인 회원가입
회원가입
   

한국문학방송은 지상파방송 장기근무경력 출신이 직접 영상제작 및 운영합니다
§사이트맵§ 2018년 11월 15일 목요일

문인.com 개인서재
 

DSB 문인 북마크페이지

전자책 출간작가 인명록



시조
동시
영시
동화
수필
소설
평론
추천시
추천글
한국漢詩
중국漢詩
문학이론


DSB 앤솔러지 제7집


DSB 앤솔러지 제6집


DSB 앤솔러지 제5집


DSB 앤솔러지 제4집


DSB 앤솔러지 제3집



[▼DSB 앤솔러지 종합]
 



홈메인 > 문인글방_수필 > 상세보기
DSB 전자책 발간 현황
DSB 전자책 발간 현황
DSB 전자책 판매정산 페이지
도서판매/온라인강좌

전자책 제작·판매·구매의 모든 것

사이버문학관


이곳은 문학방송 정회원(문인회원)의 글방[수필방]입니다
(2016.01.01 이후)


<콩트> 첫 입사시험에서
2018-06-22 15:59:34
weolsangusa

■ 최용현 수필가
△《문예사조》수필 등단(1991)
△구로문인협회 부회장
△한국문인협회 회원
△수필집『아내가 끓여주는 커피는 싱겁다』,『꿈꾸는 개똥벌레』
△꽁트집『강남역엔 부나비가 많다』
△인물전『삼국지 인물 소프트』,『삼국지 인물 108인전』
조회:573
추천:22

첫 입사시험에서

 

최용현(수필가)

 

   4학년 2학기에 접어들자, 급우들은 대부분 학교 도서관으로 출근하여 취직시험 준비를 했다. 꼭 필요한 과목이 아니면 수업시간에도 강의실에 들어가지 않았다. 졸업을 앞둔 복학생들이 당면한 최우선 과제는 취업이었기 때문이다. 나 또한 마찬가지였다. 지난 겨울방학 때 결혼을 했고, 아내가 벌써 임신 8개월에 접어들었지 않았는가.

   이제 좀 있으면 신입사원 채용공고가 나오기 시작할 것이다. 학교 도서관 입구와 학생회관 취업상담실 앞 게시판은 채용공고를 붙여놓는 곳이기 때문에 요즘은 학교에 갈 때마다 도서관이나 학생회관에 들러서 게시판을 확인하곤 한다.

   학교 앞 사진관에서는 취직시험을 앞둔 4학년생들에게 입사원서나 이력서용 증명사진 값을 할인해주는 행사를 한다. 사진도 아예 10장씩 빼준다. 나도 증명사진을 찍었는데, 사진을 받아 보니 별로 맘에 들지 않았다. 입고 찍은 점퍼 색깔이 옅어서 그런지 전체적으로 흐릿해 보이는 데다 눈을 치켜떠서인지 인상도 좀 사나워 보였다.

   가뜩이나 험상궂은(?) 인상인데, 이러다가 잘못되면 필기시험을 잘 쳐도 면접에서 떨어질지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며칠을 고심하다가 다시 사진을 찍기로 했다. 이번엔 양복을 입고 넥타이까지 매고 찍었다. 좀 나아진 것 같았다. 전체적인 표정도 부드러워졌고, 인상도 덜 사나워 보였다.

   이제 증명사진이 20장이나 있으니 경험삼아 여러 곳에 응시를 해보기로 했다. 별로 가고 싶지 않은 회사에 응시할 때는 먼저 찍은 사진을 붙이고, 꼭 가고 싶은 회사에 응시할 때는 나중에 찍은 사진을 붙이기로 했다.

   198010월이 되자, 드디어 신입사원 채용공고가 났다. 광화문에 23층 초현대식 건물을 지어 최근에 입주한 굴지의 생명보험회사였다. 군필자 중에서 경상대 혹은 정법대의 법학과, 행정학과 졸업자나 졸업예정자가 응시할 수 있었다. 나의 전공인 행정학과도 포함되어 있어서 응시를 해보기로 했다. 생명보험에 대해서는 왠지 모를 거부감이 있었기 때문에 설사 합격하더라도 꼭 가고 싶은 생각은 없었다.

   취업상담실에 가니 급우들이 여럿 와있었다. 나도 급우들처럼 입사원서를 받아서 작성을 했다. 별다른 고민 없이 먼저 찍은 사진을 붙였다. 시험 과목은 영어와 전공, 일반상식 세 가지였다. 경험삼아 보는 시험이니 특별히 시험공부를 할 필요는 없을 것 같았다. 전공과목인 행정학 책만 대충 훑어보고 가기로 했다.

   경쟁률이 221이라고 신문에 났다. 선발인원 100명에 응시자는 2,200명이 넘었단다. 필기시험 전날, 고사장이 있는 용산 선린상고로 갔다. 고교야구 중계 때 이름을 많이 듣던 전통 있는 학교였다. 운동장에 운집한 응시생 인파를 보고 입이 떡 벌어졌다. 정신이 번쩍 들었다.

   ‘, 이거 장난이 아니구나!’

   고사장에 들어가 내일 필기시험을 치를 자리를 확인하고 집으로 가는 길에 서점에 들러 일반상식 책 한 권을 샀다. 이왕 시험에 응시한다면 좋은 성적으로 합격을 해야 되지 않겠는가. 입사를 하느냐 마느냐 하는 것은 그 다음에 결정할 문제이고.

   다음날 선린상고 고사장에 갔다. 시험지를 받아보니 모두 객관식 5지선다형 문제였다. 특별히 어렵지도 않고 쉽지도 않아서 무난하게 시험을 본 것 같았다. 발표는 5일 후이고, 광화문 본사 건물 벽에 필기시험 합격자 수험번호를 써 붙여 놓는단다. 합격자는 다시 면접시험을 통과해야 최종 합격이 된다.

   합격자 발표일, 합격을 해도 입사할 생각이 없는데 굳이 발표를 보러 갈 필요가 있나 하는 생각이 들었지만 합격여부가 궁금해서 안 가볼 수가 없었다. 광화문 본사를 찾아갔다. 건물 한쪽 벽 앞에 사람들이 모여 있었고, 그 앞에 숫자들을 써놓은 커다란 흰 종이가 붙어있었다. 내 수험번호도 있었다. 기분이 상당히 좋았다.

   건물 안으로 들어가 보았다. 1층 바닥이 대리석 위에 유리를 얹어놓은 것처럼 투명하게 번쩍거렸는데 걸어 다니기가 아주 조심스럽고 자칫 삐끗하면 미끄러질 것 같았다. 문득, 이런 회사에 다니면 얼마나 좋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면접 일정을 확인하고 집으로 돌아오는 내내 머릿속이 복잡했다. 면접을 보러 가야 하나 말아야 하나.

   다음날, 학생회관의 취업상담실을 찾아가 자문을 구했다. 앞으로 보험 산업이 아주 유망하다면서 그 회사는 최신식 새 건물이라서 근무환경도 좋고 사원복지도 잘 되어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대기업의 대졸 초임이 보통 18~19만원인데, 그 회사는 225천원이라면서 스크랩 자료를 보여주었다.

   결국 나는 면접을 보러 갔다. 면접관으로부터 왜 우리 회사에 응시했느냐?’는 질문을 받고 보험 산업이 앞으로 유망하고, 이 회사는 사원복지제도가 잘 되어있다고 들었습니다.’ 하고 답변을 한 기억이 난다. 최종 합격자 명단에 내 이름이 들어있었다. 우리 과 급우들 중에서 합격자는 나뿐이었다.

   인사부에서 나눠준 합격자 안내문을 보니, 합격자는 입소 준비를 해서 111일 오전 830분까지 본사 5층 강당에 집결하라고 되어있었다. 3일 후였다. 5층 강당에 모이면 셔틀버스를 타고 경기도 일산에 있는 YMCA 청소년수련원에 입소하여 2주일 동안 신입사원 합숙교육을 받게 된단다. 만삭인 아내는 합숙교육이 끝나는 11월 중순이 출산예정일이다.

   거기에 들어가면 외부와는 완전히 차단되어 격리되는 것이다. 다른 회사의 입사시험 응시를 아예 원천적으로 봉쇄하려고 발표 직후에 바로 2주간의 합숙교육을 하는 것 같았다. 어저께 신문에 대문짝만하게 난 H그룹의 신입사원 채용공고를 보니 11월 첫 주말에 필기시험을 본다고 하던데.

   이제 입소를 하느냐 마느냐 결정을 해야만 했다. 아내는 말은 안 했지만 입소하기를 바라는 눈치였다. 나는 학과장을 맡고 있는 교수님을 찾아갔다. 교수님은 우리 과에서 내가 제일 먼저 좋은 회사에 취직했다며 입소하는 것이 당연한 것처럼 말씀하셨다. 아울러 학기 중에 회사로 출근을 해도 학점에 불이익이 없도록 조치해주겠다고 하셨다.

   나는 10월의 마지막 밤을 거의 뜬눈으로 지새우고 아침 일찍 일어나 옷가방을 챙겼다. 간단히 아침을 먹고 집을 나와 만삭의 아내와 함께 택시를 탔다. 출산하러 친정으로 가는 아내를 서울역에서 배웅해주고, 나는 다시 버스를 타고 광화문으로 향했다.*



   메모
추천 소스보기 수정 삭제 목록
다음글 : <콩트> 두 여자(1) (2018-07-14 10:43:37)
이전글 : 독자의 색안경 (2018-06-20 20:47:42)

[특별공지]댓글에는 예의를 지켜주시기 바랍니다. 특히 부지불식간에라도 작가의 기분을 상하게 하거나 사기를 꺾지 않게 각별한 유념 부탁드립니다. 글방의 좋은 분위기 조성을 위한 목적상, '빈정거리는 투'나 '험담 투'류의 댓글 등 운영자가 보기에 좀 이상하다고 판단되는 댓글은 가차없이 삭제할 것임을 미리 알려드립니다. 그것이 한국문학방송의 가장 큰 운영방침입니다. 비난보다는 칭찬을! 폄훼보다는 격려를! (작가님들께서는 좀 언잖은 댓글을 보시는 즉시 연락바라며, '언제나 기분좋은 문인글방'을 위해 적극 협조바랍니다. "타인의 작품에 대한 지적은 함부로 하는 것이 아닙니다. 감상차원의 댓글도 아주 조심스럽고 또 조심스럽게! & 겸허한 자세로~!" 항상 타인의 입장을 먼저 배려하는 미덕을 가지십시다. 기타 (작품 또는 댓글 중)욕설 또는 저속한 언어, 미풍양속에 반하는 표현 등의 글도 삭제합니다.
◐댓글 말미에는 반드시 실명을 밝혀주시길 바랍니다. 실명이 없는 댓글은 무조건 삭제합니다.
 
제2회 전국 윤동주시낭송 대회 안내 / 2018.11.10 개...
한국문학방송 2018년도(제9회) 신춘문예 작품 공모
한국문학방송에서 '비디오 이북(Video Ebook, 동영상 ...
 
사이트소개 개인정보보호정책 이용약관 이메일주소무단수집거부 알립니다 독자투고 기사제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