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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와 바다와 고향과 어머니
2018-06-15 16:42:38
KGI8561

■ 김근이 시인
△경북 포항 호미곶 출생(1941)
△《문학공간》 시(2006) 《문학미디어》 수필(2008) 등단
△한국문인협회, 한국수필가협회, 한국시인연대 회원
△시집 『찔레꽃 피는 날과 바람 부는 날』, 『동행』, 『허수아비』
조회:240
추천:8

나와 바다와 고향과 어머니

사람으로 태어나기 좋은 조건은 부모님의 형편과 지역적인 조건이 필수적이다. 흔히 말하는 금 수저 흑 수저 이론이다. 태어나는 환경에서부터 부모님의 형편에 따라 금 수저를 물고 태어 날수도 있고 흑 수저를 물고 태어 날수도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인간의 운명이 꼭 그렇게 맞춰진 것만은 아니다. 출생의 불행에서 탈출하는 자수성가라는, 또 다른 개척된 운명도 있다. 태어날 때 금 수저를 물고 태어 낳다 해서 영구히 행복하게 살게 되거나, 흑 수저를 물고 태어났다고 해서 평생을 불행하게 살라는 것은 결코 아니라는 것이다.

인간이 태어나서 유년기와 청소년기를 지나면서 갖게 되는 꿈과 야망으로 충분히 운명을 개척하여 바꾸어 놓을 수 있다는 것이다.

그른데 그 야망 이라는 것을 품는다는 것은 누구나가 다 가질 수 있고, 젊은 이 라면 야망 하나쯤은 가슴에 품고 산다고 하겠다. 그른데 나는 태어나면서부터 완전히 흑 수저 인생이 엇을까? 애틋하게 갈망 하거나 매달리고 싶은 야망 같은 꿈을 가져 보지 못했던 것 같다. 태어나서 세 살 때, 틈 사이에 낀 발목을 비틀어 빼내면서 뼈가 골절 되였는데도 병원에 갈 형편이 못되어 그대로 굳어 평생을 장애를 안고 살았다. 그때부터 내 운명은 꼬이기 시작 했을까?

중학교를 세 학교를 그치면서도 졸업장을 얻지 못했다. 다른 사람들은 고학으로도 큰 성공을 하였다는 이야기를 신문 방송으로 접할 때 마다, 나의 가슴은 한번 식 멍이 들게 된다. 남들이 하는 일을 나는 개을러서 하지 못했으니, 나는 내 운명을 비관 하거나 가난한 부모님을 원망해 보지를 못했다.

내가 일곱 살 때 아버지가 돌아 가셨으니 어머니가 무슨 힘이 있었겠으며, 아버지가 두고 간 다섯 남매를 옆구리에 끼고 살아온 것만 해도 감지덕지이거늘 어머니 앞에 어찌 얼굴을 들고 무슨 원망을 할 수나 있었을까!

초등학교 졸업하면서 중학교 입학시험 자체를 포기 하고 있었는데, 주위의 권유로 포항에 이름 있는 학교에 시험을 보고 합격은 했으나, 연고지라고 는 없는 낫 슨 곳에서 하숙도 자취방도 구할 수도 구해 볼 수도 없었다. 우리 학교에서 네 명이 시험을 치고 네 명이 합격을 했는데, 다른 세 명은 친척 집으로 연고지를 따라 자리를 잡았으나 나는 어쩔 수 없이 포기하고 인근 대보리(호미 곶)에 지역 분들이, 바로 나 같은 학생들을 위해 만든 고등 공민학교에 들어갔다.

학교 운영을 위해 운영을 따로 누군가가 지원 해 주는 사람이 없으니 학생들이 내는 회비로 선생님들 월급과 운영비로 충당하는 터라 학생들이 내는 회비가 절실한 터인데 모두가 가난한 집안 자녀들이라 매월 월말이 되면 수업 시간에도 회비 독촉으로 집으로 쫓겨 가기가 일수 였다. 그도 한 달만이 아니고 두 달 세달 밀리고 나면 어린 마음에도 선생님들 보기가 미안해서, 결국 겨울 방학 후 등교를 포기했다. 이듬해 입학기가 되니 나도 모르게 마음이 들떠 농촌에 있는 중학교로 입학을 지원하는 친구들을 따라 시험을 처서 입학을 했다. 다행히 학교에서 십 여리 떨어진 곳에 어머니의 옛날에 알든 지인이 있어 무상으로 방을 얻어 친구와 자취를 시작했다. 힘들게 여름 방학을 넘기고 등교를 했으나 방학 후로 미룬 회비 약속을 지키지 못해 나 스스로 포기 하고 말았다. 책 보따리를 울러 매 고 돌아온 아들을 본 어머니는 부엌으로 들어가 대성통곡을 하셨다.

그 후 나는 독한 마음으로 독학을 시작 했으나 삼년 만에 그마저도 포기로 접어들면서, 세상을 원망하고 꽉 막힌 고향을 원망하면서 울화가 치솟는 마음을 종이위에다 한풀이로 풀어내기 시작했다. 그것이 내가 시를 쓰기 시작한 동기였다.

답답한 세월이 연속되면서 도를 딱 는 마음으로 깊은 생각에 잠겨있든 나는, 우선은 무엇이던 해야 어머니를 도울 수 있고 먹고 사는 문제를 해결 할 수 있다는 생각이 가장 앞섰다. 그러나 앞은 바다요 뒤는 숨 막히게 높은 산들에 막혀 있으니, 바다가 아니면 돈 벌이라고는 생각 할 수도 없는 곳, 자꾸만 마음속에서 설음이 목구멍에서 꾸역꾸역 역겹게 밀고 올라왔다.

고향은 내게는 설음의 땅이었나? 바다를 빼면 아무것도 없는 고향!

나는 생각 끝에 우선은 바다로 라도 가야 한다. 그래야만 이 난국에서 해여 날수 있지 않을까? 그래, 바다로 가자.

그렇게 나는 바다에 몸을 던져 버렸다. 그 시절 나는 많은 시를 썼다.

나를 지탱하고 있는 모든 것이 내게는 설움인지라. 넋두리 같은 푸념 이었으나, 마음속에 응어리진 설움들을 누구에게도 이야기 할 곳이 없어 종이 위에다 풀어내면서 마음에 위안을 찾았다.

바다에 뛰어 던지 몇 년 동안은 눈물 나는 고통 이였다. 바람과 함께 몰려오는 파도가 내게 안겨 주는 멀미, 그 고통은 죽음 앞에서 맞이하는 저승 사자였다.

바다가 내게 친근하게 다가오기 시작한 것은 무척 많은 세월이 흐른 후였다. 언제 부터인가 나도 모르는 사이 내 모든 삶을 바다에다 걸고 있었다. 그 시기에서부터 나는 고향에 대한 생각도 달라지기 시작했다. 남들이 버리고 간 고향이 어머니 많 큼이나 안쓰러워 가슴에 품고 가기로 했다.

배를 만들어 내배를 가지면서 선원들과의 인간 관개에서 부터 내 삶에 지표를 새롭게 설정하면서, 완만한 사회인으로서의 모든 자질을 갖추어 나갔다. 세상을 바로 보기시작 하면서 작은 꿈 하나를 옆 꾸리에 갈무리 했다. 그것은 얼마지 않아 허황된 꿈이라는 것을 알게 된 시인의 꿈 이였다. 언젠가는 내가 돈을 벌게 되면 내 자비로 시집을 만들겠다는 꿈을 가슴 깊은 곳에다 묻었다. 나는 그 꿈을 환갑에서야 이루었다. 환갑이 지나면서 고향을 떠났든 친구들이 고향에 올 때 마다 부러운 시선으로 나를 보기 시작했다. 직장의 정년에 밀려나는 나이에도 나의 직장은 완만한 곡선을 그리며 앞으로 나가고 있으니 어찌 부럽지 않을까!

형편이 좋아 지면서 어머니의 가슴앓이 병도 진정되면서 편한 마음으로 팔십 일곱 해를 나와함께 사셨다. 나는 2006년 시인으로 등단하고,  2008년에는 수필로도 등단을 했다.

나는 친구들을 만날 때 마다 우리 고향은 천국이라고 자랑을 했다. 세상 어디에 가도 이만한 천국이 또 있을까!

나와 바다와 고향과 어머니가 함께 이룬 결실의 열매, 시인이란 이름 앞에 어부란 이름을 부끄럽지 않게 적어서 2015년에 세 번째 시집을 펴냈다.

2008년 수필로 등단하면서 등단 소감에 세상을 깜작 놀라게 할 글을 남겨놓으리라고 했다.

그 약속을 지금도 꿈으로 엮어서 가슴깊이 간직하고 있다.

어린 시절에는 울분에 젖어 시를 썼고, 어른이 되어서는 힘겨운 삶에 지칠 때 마다 술에 찌들어 애환과 설움과 탄식을 풀어냈다. 이제는 안정된 마음으로 세상을 바라보고 내 삶을 돌아보면서, 독자들의 가슴을 적셔 줄 수 있는, 내가 살아오면서 격어보고 느껴본 인간의 본질을 차분하게 그려,  지금까지의 나의 삶은 내가 가지고 태어난 흑 수저를 금 수저로 닦는 인생 수양이라 생각하여 잘 닦은 수저를 내 글속에 묻어, 세상 속에 올려놓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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