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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1.01 이후)


편리한 것이 좋은 것만 아니다
2018-06-12 13:04:00
savinekim

■ 김사빈 시인
△《문예창조》(2004)·《동시와 동화나라》(2002) 동시 등단
△하와문인협회 회원
△하와이 한인기독교한글학교 교장
△1975년 사모아 취업. 1976년 하와이 이주
△한민족통일문예제전 외교통상부장관상 수상. '광야'문예공모 및 주부백일장 시 입상
△시집『내 안에 자리 잡은 사랑』, 『그 고운 이슬이 맺히던 날』
△동시집『순이와 매워 새의 노래』
△동화집『하늘로 간 동수』
△수필집『행복은 별건가요』
조회:259
추천:12

한 달 동안 집 전화, 셀 폰 없이 살았다. 처음엔 어찌 할꼬 하였지만, 그것도 익숙하니 편하였다. 내가 무슨 도를 닦으려고 전화 없이 견딘 것도 아니요, 무슨 소원이 있어 금식 하는 것처럼, 나의 귀한 시간을 헌신하기 위한 것도 아니다. 순전히 타의에 의하여 그렇게 한 달 동안 전화 없이 살아 보니, 그런대로 살아 갈만 하다.

자주 거론 되고 사랑 받는 기사는 더디게 사는 방법이란 글이 인기를 얻고 있다. 더디게 사는 방법이란 문명을 배재 하고 자연과, 자연의 시간에 맞추어 갈아 가는 방법을 말하는 것 같다. 오랜 공직 생활 하신 분이 시골에 들어가서 시간을 보지 않고 해 뜨는 것과 해지는 것을 일상을 고정시키고 살아간다고 하는 분들의 삶이 커다란 이야기 거리로 들려오는 것이 대단한 뉴스거리로 보여 진다.

몇 십 년 전 내가 초등학교 다니고, 중학교 다닐 적에는 농번기에 학생들에게 가사를 돌보라고 휴가 아닌 농가를 주기도 하고, 산에 들에 풀을 퇴비로 논에 넣은 일을 학생들이 돕기도 하였다.

내 아버지가 근무하신 시골 초등학교는 농번기에는 학교 논에 감자 심고 고구마 심는 일을 학생들이 하였다. 이런 것들이 지금 아이들은 호랑이 담배 피우던 시절처럼 생각하지만 사실은 60년 전만 해도 그랬다 불과 반세기 전 일이다 .

내가 지금 까지 쓰는 셀 폰은 8년 전에 조카사위가 그 회사에 취직을 해서 실적 올린다고 바꾸라고 하도 부탁하여 바꾸어 지금까지 쓰고 있었다. 작년에 남편이 불의의 사고로 돌아가시고 이사를 그 집에서 나오고, 집 전화 대신 셀 폰만 가지고 잠시 카네오히에 기거를 하였다.

아는 친지들이 어찌된 일이냐고 전화하고 위로 한다고 전화를 해 대고, 건강 한가 밥은 먹고 사는가 물어 와서, 전화 요금이 얼마나 많이 올려놓았는지, 몇 백 불을 물어내고서, 좋은 방법이 없느냐, 회사를 찾아가서, 좋은 프로그램이 있다고 하였다,

셀 폰으로만 통화 하는 것은 얼마를 하던지 요금이 같고, 오직 집으로 전화를 하는 것만 450분 제한이라고 한다. 요즈음 주로 셀 폰을 많이 쓰니, 전화 요금이 줄어 질 것 같아 푸로그램을 바꾸었다. 그래도 전화 요금고지서는 $100씩 나오므로 이게 왜 이렇게 많이 나오는가. 그 상술에 속았나, 하면서 그냥 지났다. 3월달 들어서 310불을 내라고 요금통지서가 날아왔다. 100불만 보냈다, 그런 다음 328불을 당장 내라고 독촉장이 날아왔다.

며칠 지나니 콜렉숀 회사에서 편지가 날라 왔다. 그리고 셀 폰 전화를 딱 끊었다 .콜랙숀 회사에서는 당장 갑으로 독촉장이 또 날아왔다. 정신이 번쩍 들어 요금 고지서를 가만히 들여다보니, 남편이름으로 고지서 나오고, 내 앞으로도 고지서가 날아오고. 이거 이상하다 뭐가 잘못 되었구나 생각하였다.

회사에 항의 이-멜로 보냈다. 사망한 남편 앞으로 고지서가 나오고, 내 앞으로도 왜 나오느냐, 셀 폰은 나 하나면 쓰는데, 두 군데서 요금이 내야 하는가, 강력히 항의를 했다.

그때부터 나는 전화 없이 살아온 편이다. 하루 종일 내게 전화 올일 없으니, 한가 한 마음이다, 운전 중에 셀 폰 울리면 마음 조리며, 운전 할 필요도 없고. 한가하고 넉넉하다.

우리 세대는 전화 없는 세대요. 필요하면 걸어서 찾아가야 하고, 그러다 보면, 얼굴 마주하고 안부 전화고 , 밥을 먹고 가라고 다정하게 붙들기도 하고. 이런 정이 싸이는 길이 되었다. 여름 방학이면, 친척집에 가보고 몇 십리를 걸어서 찾아 가기도 한다. 요즘은 잘 있니 하고 전화로 물어 보기면 하면 되는 것을 굳이 몇 시간 걸어서 가면서 산도 보고 들에 고구마 캐어 먹기도 하고. 그때는 길가 밭에 고구마 몇 개 캐어 먹어도 별로 도둑을 여기지 않았다. 그런 재미는 문명의 편리함에는 없는 일이다 . 산으로 들로 다니면 으름 따먹고 , 다래 머루 따고 개암을 따서 깨어 먹고. 이런 것이 지금 아이들에게는 환상이고 정글에서 나오는 만화 일 것 같다 . 전화가 없으니, 정말 편리함 속에 잊어버린 것이 너무 많다 싶어진다. 나는 안달을 하지 않고 셀 폰 없는 것을 느긋이 즐기면서 회사와 이-멜로 주고받기만 했다. 기다린 전화도 있지만, 내가 일요일 날 교회는 꼭 가니, 정 급하면 교회로 찾아 올 것이지, 그러면 되는 거고, 어른들이 이 늘 상하는 말씀이 이 없으면 잇몸으로 먹지 하시던 말이 생각이 난다.

요즘 문명이 얼마나 발전 했는지, 목사 아들이 아프리카에 활동한 사진들이 Face book에 올려놓으면 나는 앉아서 보고 있다. 편리함이 사람과 사람 사이의 정을 만들어 가는 일에 방해가 되는 것이다, 아들이 어머니 나 여기 왔어요. 하고 전화라도 할 것을 Face book 에 모든 활동을 사진으로 올려놓고 거기다 몇 마디 인사를 하고 있다. 아들 목소리를 듣기 보다는 사진만 들여다본다. 이런 편리함이 자꾸만 서글퍼진다. 일 년에 몇 번 전화를 안 한다. 그렇게 저렇게 자기를 전하고 있다 .

어제 아침에는 그동안 잠겼던 내 셀 폰이 요란하게 울린다. , 내 전화기가 우네, 받아 보니 ,한집에서 몇 년을 룸메이트로 살았던 지사장님이 왜 전화는 안 받아요. 살았나, 죽었나. 걱정은 얼마나 했는지 알아요, 원망의 볼멘소리를 지른다. 미안해요. 그렇게 됐어요. 옛날 같으면 달려와서 안부를 묻지만 지금은 전화 안 된다는 투정을 하고 있다. 그만큼 편리함에 젖어 번거로운 일은 안하려고 한다. 친지들에게 전화를 해서 안부를 전했다. 친지들이 큰 딸네 집에 갔나 했지. 왜 그리 전화를 안 받아요, 통화 좀 하고 삽시다. 한다. 모두들 염려 했다고 하니, 눈물이 나도록 고맙다. 염려해주고 걱정 해주는 내 이웃들이 소중한 선물 같다. 살아오면서 받아본 선물이었다. 전화 통화를 하고 나니, 느긋이 없으면 없는 대로 살지 하고 , 느긋한 맘이, 그게 아니었다. 당장 여기저기에 전화를 하고 나 살아 있어 하고 전화를 했다. 이게 편리함인가 싶다. 편리함 속에 푹 젖어 살아왔는데 , 그 편리함을 일상에서 배재 한다는 것은 나는 안 될 것 같다.

셀 폰 회산에서 이-멜이 와 있었다. (남편은 사망 진단서를 이미 보냈다). 남편의 요금 고지서는 없던 걸로 처리 하였고, 내가 낸 전화 요금은 다른 사람의 이름에 입금이 되어 있었다 말한다. 모든 것을 정상으로 돌려놓았다고, 다른 것을 도울 일이 없는가 물어 왔다. 해결을 본 것은 다행이다 하면서 허탈 하였다.

한 달 동안 전화를 끊은 처사는 무엇인가. 그리고 나는 정부 집에 들어가려고 이력서를 넣어 놓고 기다리는 중인데, 연락이 안 되면 다른 사람으로 넘어 가는데 생각이 났다, 느긋이 기다리던 마음이 화가 나기 시작한다. 이렇게 당하고 있어야 하나 하는 생각까지 하는 나를 돌아보면서, 해결을 못 볼 때는 해결만 되기를 느긋이 기다리었는데 막상 그런 결론이 나니, 회사 가서 따져, 손해 배상 청구해 하는 생각을 하는 나를 돌아보면서 참 사람 마음 간사 하구나 싶었다. 회사 측도 잘못하고 그렇게 일을 처리 하면 안 되지만 나를 돌아보았다. 값진 경험을 한 것이다. 편리함이 좋은 것만 아니다. 그리고 우리가 비록 영어권에 있어서 잘 모른다고 하여도, 정확히 알고 있어야 한다는 것, 이런 것들이 미국에 살면서 겪는 언어의 벽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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