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살아온 날들 속에서 우리 집에서는 우리가족만 산적이 별로 없었다. 50년 동안 살면서 우리 가족만 산적이 10년도 안될 것 같다. 많은 사람이 드나들었다. 나는 드나드는 사람들이 항상 고맙고 좋았다, 우리가족 외에 새사람은 다른 향이 있다.
그 향을 나는 즐긴다. 어려운 점이 없겠는가. 마는 그래도 내 어려움 보다 그들이 내게 베푸는 것이 더 많다. 이익으로 따지자면 내게 더 이익을 보는 편이다. 그렇게 남편과 살면서 북적거리면서 살아 왔는데 남편이 가고 나니 혼자라는 그 개념이 받아들여지지 않는다. 왜 내가 혼자야 그 많은 사람들은 어디 갔어 싶다, 아침에 눈을 뜨면 바라 볼 수 없다는 게 감당할 수 없을 것 같다. 저녁에 혼자 잔다는 것도 서러울 것 같다. 사람의 온기라는 게 있어야 할 것 같다.
처음 남편이 돌아가시고 정부 아파트 반정부 아파트 신청을 해 놓았지만 막상 그들이 방이 나왔으니 와서 보라고 할 적에 달려가지만 가서 보고 나면 아침에 일어나면 무얼 먼저 볼 것인가. 누구와 인사를 나눌 것인가 하는 생각하면 절벽과 마주 앉은 것 같았다. 그래서 온다고 해 놓고는 전화를 안 하고 있다가 할 수없이 안 간다고 전화를 한 것이 세 번이나 된다.
낮 설었던 막내 딸집에 이제 2 년이 되어 가니, 조금 내 집이려니 하는 생각이 오지만 그래도 나그네다, 12년은 큰 딸집에 가서 겨울을 보내고, 작년은 그런대로 동생네 집에서 동생과 노닥거리면서 새해를 맞이했다.
올해 들어 동생네 식구가 메릴랜드 둘째 아들집에 식구가 다 가고 빈집이다. 처음에는 그러마고 자고 먹고 하지 했는데, 하루 밤을 자니 잠이 안 온다. 그래서 낮에는 들렸다, 개밥을 주고 터밭에 물주고 그리고 집으로 왔다.
오는 길은 밤에 별이소복 소복 내려 앉는 캄캄한 밤이다. 별빛이산마루에 걸리고 달빛에 푸르게 골짜기를 물드리는 골이 깊은 길이다 아침에는 골마다 안개비가 내려 무릉도원을 달렸는데 저녁엔 달빛과 별빛을 안고 달린다. 별로 안멀다 하겠지만 20마일이면 좀 멀다 하와이서는 산 넘는다 말한다.
손녀딸이 반갑게 그램 마 왔네, 딸이 엄마 왔네 하며 반긴다. 연이야, 나는 그 집에서 자니 잠이 안 오는 구나 그래서 왔다 갔다 할 래 말하니 “그러게 엄마 그럴 줄 알았어. 말한다. 크게 웃는다.
엄마가 어떻게 엄마 침대 아닌데 잘까 했어 말한다. 가스 비가 곱절은 들것 같다, 요즈음 개스 값이 내렸으니 다행이지 싶다.
오늘은 크리스마스 날이고 며칠 있으면 새해다. 좀 더 살지 하는 말이 나의 화두다, 처음보다 희석이 됐지만, 참 쓸쓸하다. 크리스마스 날엔 수북히 쌓아 놓은 선물을 풀어 보느라고 야단 범석을 떠나는 아이들, 아이가 넷이나 되다 보니, 밥투정이 없고, 경쟁하기 때문에 아이들이 부지런 한 것 같다, 처지면 제 차례가 없으니 남보다 앞장서려는 것 같다.
막내가 엄마 오늘 아침은 우리랑 아침 먹어요. 말한다, 딸은 날만 되면 시집 식구들과 어울려 집에 없다. 필립핀 사람과 결혼하였는데 그 나라 문화는 우리나라보다 저 정다운 것 같다. 삼남매가족과 연세가 89세요 87세인 부모님 자주 모인다, 그래도 그 부모님은 일 년에 세 차려는 라스베가스에 가서 놀음을 하고 오신다. 장하시다, 무슨 날만 되면 그 집으로 온 가족에 가면서 막내는 나를 데려 가지 못해서 슬퍼한다.
영어권에서 나 혼자만 그 문화에 들어가지 못하니 내가 가고 싶을 것인가, 어머님이 물어 보는데 딸은 말하지만 안 간다, 내 남편은 나이가 그 분들보다 많이 적은데 가셨다. 내 탓인 것 같아 부끄럽다. 물어보면 대답 할 말이 없다. 이제는 권하지도 않는다,
엄마는 안 갈 거지 말한다. 아침은 팬케이크로 먹고 동생의 빈집으로 왔다. 오면서 이런 날도 있네, 진짜 혼자네 싶다. 내 가족이었던 그 자녀들 자기 가족 만들어 잘살고 있는데 또다시 좀 더 살지 하는 말이 나온다. 가족이란 얼마나 소중한지 뼈저리게 느끼며, 인간은 혼자왔다 혼자 가는 건데 뭐 하고 자위를 한다. 내 가족은 같이 사는 게 가족이다.
방에 들어오니 큰 며느리가 전화를 하고 큰손녀 작은 손녀 막내 큰 아들 차례로 메리크리스마스 한다, 눈물이 난다. 전화를 해 주어 고맙다고 말했다. 큰 아들이 엄마 뭐해요 한다, 빈집 지키지 혼자서 하고 푸념 비슷하게 하니, 허허 혼자 일 때도 있지요. 허허 웃어 넘긴다. 고얀사람 하고 싶기도 하지만 엄마, 혼자 슬프지 하였다면 정말 슬플 것이다. 웃어 주는 아들이 고맙다.
둘째 놈한테 전화를 하니 안 받는데 두 시간 후에 전화가 왔다 아이들과 밥 먹으려 나갔다 왔다고 하면서 큰손자 손녀가 나란히 메리 크리스마스 한다. ,고마워 ,태호, 소라야 말했다.
엄마 뭐해 물어 온다, 이모네 빈집 지키고 있다 말하니 엄마 왜 거기 있어 그냥 두고 당장 와요 말한다, 그것도 위로가 된다.
정이 많은 둘째는 앞도 뒤도 안보고 덤빈다. 그래 고마워 말했다. 큰 딸한테는 전화가 왔는데 둘째 전화 받느라고 못 받았다. 이게 가족이지, 가족이 별 것인가. 안부 물어 주면 되는 거지 같이 살아야 가족인가, 진심으로 안부 물어 줄 수 있는 사람이 가족이지, 올 해도 넉넉하다 괜히 혼자다 생각하였구나 싶다. 나가진 것 많구나 싶다, 나를 진심으로 사랑하는 가족 넷이나 있고, 그 밑으로 열이나 있으면 되었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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