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문학방송(DSB) 문인글방

사랑을 위하여 / 들샘 열창

날 깨우쳐 준 노래

글 / 들 샘 정 해각

완고하고 보수적인 집안에서 태어나 또 주로 클래식음악과 가곡에 길 드려져서 그런지 나는 가요에 대하여는 좀 경멸하는 듯 한선입관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그것은 어딘지 모르게 저속하면서도 즉흥적인 환락을 조장해 인간의 본성을 타락케 하는 하잘것없는 부류의 노래로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가요 중에도 민족혼을 일깨워주고 인생의 애환과 사랑을 노래하며 희망과 용기를 북 돋아주는 건전한 가요가 있음을 뒤늦게 깨닫고 전에 가졌던 생각이 바뀌게 되어 가요를 부르게 되였습니다.

어느 땐가 라디오에서 긁혀 뫼인 것 같은 쉰 목소리로 "이른 아침에 잠에서 깨여 / 너를 바라볼 수 있다면 / 물안개 피는 강가에 서서 작은 미소로 너를 부르리./" 라는 노래 소리가 아름다운 선율과 함께 흘러 나왔습니다. 그 노래는 가수 이 종환 씨가 부른 "사랑을 위하여"라는 것을 나중에 알았습니다. 어쩌면 그 노래가 지난날 젊은 시절 무심코 지내온 수많은 나날들을 다시금 일깨워주는지 ! 마음속 한구석에 움츠려 있던 애틋한 사랑의 씨앗을 다시 움트게 하는 메신저 노릇을 하는지.....그 길로 을지 서적에 가서 악보를 구하여 피아노의 건반을 두드리며 그 노래를 익혔습니다. 그러고 나서 나는 그 노래를 가끔 불렀습니다.

나는 보통 때 새벽잠을 깨는 버릇이 있어 아침 일찍 잠에서 깨어나면 이 노래 가사와 같이 아직 곤히 잠들고 있는 아내의 모습을 바라보며 작은 미소로 조용히 불러 봅니다. 그리고 마음속 깊이 감사와 간구를 드립니다. 지금 까지 지내온 인생여정과 앞으로의 나날들을 위하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