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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꽃이 피고 질때(하얀민들레1)/석송 이 규 석 2017-10-09 19:47:05
작성인
galcheon44 조회:244     추천:8

 

 

단편소설

꽃이 피고 질 때

                                                                      

                                                                        석송(石松)이 규 석

갓 태어난 핏덩어리의 울음소리가 환청으로 멍멍하게 귀청을 흔들며 들려오는데 내가 내딛는 발걸음은 틀림없이 미친 사람과 다름없다. 길거리를 여기저기 헤매고 다니다가 발길이 멈추는 곳은 아이들이 놀이를 하거나 고무줄넘기를 하는 곳이다.

행색이 너무나 남루하여 히쭉히쭉 웃음을 흘리는 얼굴이 완전하게 실성한 사람의 행동이었기 때문이다.

육신의 아픔은 그런대로 참아낼 수 있지만 정신적으로 다가서는 고통에 그림자를 쫒아내려고 흐느적거리는 그 모습이 가엽게 보인다.

생명을 포기하고 죽어가는 사람의 마지막 행동이라 해야 옳을 것이다. 아무리 마음을 독하게 먹어도 들려오는 환청소리를 피한다는 것이 제일 어려운 문제였기에 가슴이 무너지는 듯 굉음을 낸다.

배고프다고 울부짖는 갓난 애기의 모습이 그대로 눈에 얼룩이진다.

눈에 가시가 박힌 것처럼 심하게 통증을 동반하고 멍하게 귓전을 인정사정없이 마구 때리는 것이다. 가슴까지 쿵쿵거리며 불안의 음성으로 변해 들려오는데 어찌 그 소리를 모른다고 잊어버릴 수 있단 말인가! 정신 줄을 놓은 미친 사람이 따로 없는 것이다.

정신없이 헤매고 다닌 날이 며칠이 지났는지 기억에도 희미하다.

내 스스로 자신을 마구학대하면서 뱃가죽이 등짝에 붙어 쪼르륵 소리가 들려야한다. 어린 것이 배고파 젖 달라고 아우성치는 것을 조금이라도 희석시킬 수 있다는 마음이 아픔을 덜어낼 수 있을 것만 같아 행하는 행동이다. 배를 움켜잡고 마구 쥐어짜면서 울고 또 울었다.

어디라 할 것 없이 거리를 정처 없이 방황하고 있는 것이다.

혼자의 힘으로는 몸을 가눌 기력도 없다.

비틀거리는 모습은 한마디로 생(生)에 마감을 예시한 불쌍한 중생이 아니던가? 지친 육신을 더 이상 버티기 힘들었다. 어쩌면 갓난아기를 영영 못보고 죽을 것만 같은 심정을 나 아니면 누가 알겠는가 말이다. 그런 생각까지 들자 육신은 움직이기 힘이 드는데 마음만이라도 다 잡아야한다는 생각으로 쓰러지는 육신을 자꾸 세워보는 것이다.

작심삼일(作心三日)이라 했던가? 이건 3시간도 아니고 단 3분 아니! 3초 동안을 못 버티고 주저앉으면서 눈물이 범벅이 되는 행동이 계속 반복된다. 육신을 버틸 힘이라곤 손톱만큼도 남아있지 않았다. 손가락 한마디 마디에도 꼼지락거릴 힘이 없었다.

기력이 소진되어 어쩔 수 없이 오락가락하는 정신으로 몸을 눕힌 곳은 변두리 큰 나무둥치를 쌓아둔 수입원목하치장이다.

그 옆 맨바닥에 주저앉아 눈물자국이 말라붙은 채 지칠 대로 지쳐 잠이 들었다. 얼마가 지났는지 모른다. 눈을 떠보니 병원 침대였다.

내 팔뚝엔 링-겔 바늘이 2개나 꼽혀 있었다.

희미하게 정신이 들어 주위를 살펴보니 읍내에 있는 병원이란다.

간호사가 전하는 말에 의하면 경찰이 나를 이곳 병원으로 데리고 왔다는 것이다.

동네에 살고 있는 중학생들이 내가 쓸어져있는 것을 발견하고는 그들이 나를 업어서 파출소로 데려갔는데 그곳에서 신원확인이 어려워 우선 병원응급실로 왔다는 것이다. 응급처치 후에 입원실로 올라왔다는 것을 옆자리 반백의 고운 머리를 이고 노안(老顔)에 접어든 아주머니가 하는 말을 들었다. 그리고 내 허리춤에 허리띠 삼아 동여매고 있던 작은 보따리와 주민등록증은 침대 밑에 있습니다. 라고

간호사가 알려준다.

경찰이 보따리를 풀어 인적사항을 적어갔다는 것이다.

내가 깨어났다는 연락을 받은 경찰이 얼마의 시간이 지난 후에 병실로 찾아왔다. 아주머니 큰일 나려고 그랬어요! 조금만 늦었으면 생명이 위험했다고 병원 담당의사가 말을 하더군요.

무슨 사연이 있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헛소리를 자꾸 하는데 아가야! 아가야 미안하다. 라는 말만 계속 중얼거리며 정신이 들다가 다시 혼절을 했다고 말한다. 다른 말은 없고 애기에게 미안하다고 계속 흐느끼며 작은 소리로 애기이름을 부르면서 몸부림을 쳤다는 것이다.

젊은 경찰은 입원실을 둘러보더니 출입구 쪽에 놓여있는 둥그렇게 생긴 쪽 의자를 가지고 내 침대 옆으로 다가와 앉았다.

몇 가지 질문에 대답을 받아 가지고 나가면서 몸조리를 잘하라는 인사를 하고나가는 것을 나는 그를 불러 세웠다.

경찰아저씨!

네!

왜? 그러시는데요!

아닙니다. 제가 사정이 좀 딱해서 어려운 부탁을 하려고 그럽니다.

주소지로 조회는 해보셔도 괜찮은데 그곳에다 내가 여기 있는 곳을 알려주지는 말아주세요! 틀림없는 사람입니다.

남을 해(害)한 적도 못된 죄를 진적도 없는 사람입니다.

남을 사기치고자하는 행위는 더구나 하지 못하는 사람이구요!

내 자신 죄(罪)가 있다면 태어 난지 얼마 되지 않은 갓난아기를 내 팽겨 치고 무작정 집을 뛰쳐나온 사실 그게 죄라면 전부입니다.

가정적인 문제로 피치 못하게 집을 나온 사람이니 주민등록증으로 먼저 살든 곳에 확인하셔도 이곳에 있다는 연락만은 말아주세요!

사정이 무척 딱한 여자입니다.

두 손을 모아 다시 사정을 한다.

재차 부탁하면서 어느새 눈물이 볼을 타고 줄줄 흐른다.

얼마나 독하고 애잔한 마음으로 여러 날을 돌아다니며 이곳저곳을 헤맸는지 입은 옷이 마구 찢기고 엉망이었던 것을 지금도 자기 자신은 모른다. 병원에서 환자복으로 갈아입고 있었으니 말이다.

경찰은 알겠다는 듯 우선 몸이나 빨리 회복하시고 그런 후에 파출소에 한번 다녀가세요! 그리고 아주머니 병원치료비는 아주머니를 이곳으로 데리고 온 학생들이 자기들 주머니를 털어서 계산했다고 해서 착한 학생들이라고 칭찬이 대단합니다. 그런 아이들도 있는데 따님을 생각해서도 아주머니도 착하고 힘 있게 열심이 사셔야지요!

경찰은 무척이나 친절하며 자상했다.

빨리 건강 회복하시어 학생들에게 고맙다는 인사를 할 수 있었으면 정말 좋겠습니다.

감사합니다. 나는 경찰관 뒤에다 고맙다는 인사를 몇 번이고 하고는 빨리 몸을 일으켜 병원을 나가야 한다는 생각을 했다.

그러나 생각은 그렇게 했지만 병원을 나가면 뚜렷하게 갈 곳이 또 없지 않은가! 또 다시 거지꼴을 하고 떠돌이 신세로 방황 할 것인가를 마음으로 고민하고 있는데 옆자리 아주머니가 내 마음의 의중을 뚫어보시기나 하는지 새댁! 그렇다면 병원에서 나가면 당장 갈 곳이 없겠네?

나는 네! 모기소리처럼 기어들어가는 소리로 대답을 했다.

아주머니는 내 모습에서 어려운 사정을 눈치챘는가보다

그럼 새댁은 식당에서 일하는 써-빙은 해 받는지?

아니요! 전 아무것도 해본일이 없습니다. 직장생활도 결혼 전에 조금 손에 익히다 말았습니다. 그것이 전부입니다.

그러는데 식사시간인지 병원에서 주는 스텐 식판에 밥과 몇 가지의 반찬 그리고 국그릇이 올려져있는 음식이 들어왔다.

나는 세상천지를 헤매고 다니느라 몇 끼니를 못 먹었는지 밥을 먹었다는 생각이 통 나지 않았다. 밥을 보니 배고픔으로 시장기를 느끼기 시작했다. 게 눈 감추듯 밥 한 그릇을 후딱 먹어치우고 배식하는 아줌마에게 밥 한 그릇을 더 얻어먹었다. 배가 채워지니 이제 좀 살 것 같았다. 옆 침대 사람들에게 미안한 생각을 느끼면서 병실 밖으로 도망 나오듯이 나와 휴게실에 앉아있었다. 조금 시간이 지났는데 옆 침대에 아주머니가 휴게실로 나오시더니 내 옆에 앉으시며 새댁 나하고 이야기나 하자고 하신다.

네!

내가 큰 식당을 운영하고 있는데 지금 믿을만한 사람이 당장필요하거든 요즘! 믿을 사람구하기가 어찌나 힘든지 그래서 말인데 새댁! 내가 보기에 병원을 나가면 당장은 어디 갈 곳이 마땅치 않은 것 같은데 내 집에서 몸조리하며 같이 일 좀 해볼 생각은 없는지?

아주머니는 부드러운 억양으로 말을 이어갔다.

내가 새댁에 대해서는 조금 전 경찰하고 이야기 나누는 것을 들었거든 나는 믿을 수 있는 사람이 지금 필요하고 새댁은 정붙이고 살아갈 곳이 필요하고 그렇게 해 빨리 몸을 회복하는 것이 우선인데 내가 새댁을 도와줄 수 있어서 하는 말이야

고개를 수그리고 말을 못하고 있는 나에게 어때?

아주머니 말씀! 정말 고맙습니다.

생각 좀 해보고 대답을 드리겠어요!

생각은 무슨? 내가 새댁을 조카로 생각하면서 잘 해 줄 테니깐 그렇게 하도록 해 아주머니와 나는 휴게실에서 일어나 함께 병실로 들어왔다. 몸이 무거운 것이 아직도 상태가 몹시 좋지 않았다.

그래선지 침대에 몸을 눕히자 힘이 빠지고 하품이 자꾸 나온다.

정신이 마구 엉켜 머리도 무겁다는 생각이 들뿐 잠을 자고 싶었다.

저녁을 먹고 나니 육신에 피로가 해변의 파도가 바닷물을 세상으로 한꺼번에 밀어 올리듯 잠이 다시 몰려오는 것을 느꼈다.

눈을 감았다. 배고프다고 울부짖는 어린 딸의 환상이 다시 귓전을 때린다. 눈 안으로 깊숙이 찾아든다.

그림이 생생하게 안개꽃 피듯이 주위를 맴돈다.

불쌍한 내 딸아! 어린 핏덩이 네가 무슨 잘못이 있느냐!

잘못이 있다면 이 엄마가 사지로 몰고 있는 못된 엄마가 아니더냐! 혼자말로 중얼거리듯이 말하면서 억지로 울음을 참으려고 노력했으나 연약한 감성이 어느 틈에 찾아들어 어깨의 흔들림을 도저히 막을 수가 없었다.

병실에 함께 있는 사람들을 의식해 손으로 입을 틀어막고 엎드렸다. 울음소리를 내지 않으려고 애쓰다 어느 틈엔지 잠이 들어버렸는데 시끄러움에 깨어보니 옆 침대 아주머니에게 손님이 왔다.

내 나이 또래인데 아주머니가 말하던 딸인가 보다. 아주머니는 밝은 표정의 딸에게 나를 인사 시키며 우리 딸과 나이가 비슷할걸!

참 새댁은 올해 몇이라고 했지,

스물여덟 돼지띠입니다.

우리 딸이 조금 위인데 2살 많아 그래! 너에게 길게 이야기를 못했지만 친 동생처럼 살펴주면서 식당에서 함께 일했으면 좋겠다.

힘들고 어려운 사연은 나중에 조용히 이야기하자!

눈인사를 서로 나누고 이런 저런 말을 나누면서 시간을 보냈다.

그리고 종업원들에게는 집안 동생이라고 소개시키라고 아주머니는 일러줬다. 네가 식당을 비울 때는 동생에게 모든 것을 맡겨서 운영하도록 그렇게 단단히 종업원들에게 일러줘야 한다.

네! 알았어요!

엄마의 말에 딸은 네! 알겠습니다.

엄마가 하는 말을 들어서 아직까지 손해 본 일이 없다.

그렇게 하겠다고 말하고 그럼 내일 오전에 다시 온다는 말을 하고 딸은 병실을 나갔다.

나는 아주머니에게 말했다.

어떻게 저를 믿고 그런 말씀을 하세요!

나는 다 알거든! 지금까지 세상을 살면서 믿었던 사람들에게 배신도 여러 번 당했고 많은 손해를 보면서 아주 큰돈을 잃어버리는 사기도 몇 번 당했지! 그렇게 세상을 살면서 산전수전 다 겪어 보지 않았는가 말이다. 그것이 끈질기게 살아온 인생경험이었지!

그 우여곡절이 내게는 세상을 살며 얻어진 비싼 경험이었고 바로 귀중한 보물보다 더한 값을 지불하고 얻어진 결과라는 사실이 너무나 중요한 거지

경험자라는 현금뭉치가 지금에 음식점으로 비화되었던 것이야

우선 사람을 보고 그 얼굴에 쓰여 있는 혼(魂)에 상처를 자세하게 읽어 음미할 줄 알아야한다. 그 사람 마음에 돋아있는 상처의 깊이를 잴 수 있어야하고 정확하게 읽을 수 있어야한다는 말이다.

바로 깊은 물에 들어가서 깊이를 재야하는데 물에 들어가지 않고 물속깊이를 알아보는 것과 같은 현상이다.

상대의 눈을 보고 그 사람의 심경을 판단하기는 쉽거든!

그것이 인생을 살아오면서 쌓은 연륜이고 어렵게 현실을 판단하는 방법이지만 세상을 산 나이테라고 말 할 수 있는 거야!

상대와 대화를 몇 마디 해보면 그 사람이 어떤 생각을 가진 사람인가를 파악하기는 그렇게 어렵지 않아요.

그러나 저러나 어쩌자고 젊은 사람이 그렇게 많은 고생을 하며 고통을 당했다는 말인데

내 예감은 잘 맞아!

대충 생각을 가지고 지레짐작으로 생각하는 거지

네! 제가 기구한 운명을 타고 났거나 전생에 지우지 못한 업보를 가지고 태어나서 그런가봅니다. 아주 힘들어하는 내 모습이 안 돼 보이셨는지 아주머니는 계속 혀끝을 끌끌 차며 위로의 모습을 보이신다.

너무 걱정하지 말고! 몸조리나 잘 해요!

뭐니 뭐니 해도 건강한 마음이 제일이야!

건강한 육신도 중요하거든 마음이 멍들면 회복하기가 무척 어려워지는 것이 인생살이지

아주머니 내 몸이 아픈 것은 치료하면 낳게 되겠지만 마음이 많이 아파서 참아낼 수가 없는 것인데 그렇게 쉽게 잊어버리거나 낳을 것 갖지 않아서 그럽니다.

그거야 시간이 약(藥)이지!

시간이 흘러가면 자연적 현상으로 작은 상처는 새살이 돋아나듯이 치유된다는 것이 삶의 진한 이치가 된다.

사람에게는 태어날 때부터 자기 몸에 상처를 자생적으로 치료하는 자연치유의 처방전을 가지고 태어났다고 의학을 전공하는 의사들이 말하거든

따라서 사람마다 상처부위에 경중을 가려 그 치유시간이 길고 짧은 것은 서로 다를 수 있는 것이지!

그래서 시간이 약(藥)이라고 선인들은 말하는지 몰라

맞습니다. 시간이 아주 많이 지나면 제 자신도 좋아 지겠지요!

지금에 이 아픔을 모두 다 잊어버리겠지요! 대답은 그렇게 하고 있지만 이제는 지쳐서 육신도 아프고 마음도 이렇게 아리고 쓰라립니다.

주먹으로 가슴을 툭툭 때린다.

육신은 천 갈래 만 갈래 찢어지는 것 같고 천길 벼랑으로 곤두박질을 치는 것 같으니 딱히 무엇이라고 대답을 해야 옳을지 지금의 심정을 나도 잘은 모르겠습니다.

어느새 또 잠에 취해 깊은 잠으로 빠져들었다.

아침 햇살이 밝게 비춰질 때 잠에서 깨어나 아주머니에게 먼저 사죄 말씀을 드렸다. 어제 밤! 아주머니와 이야기를 나누다가 그 대화의 맥(脈)이 자장가의 한 음(音)절처럼 너무나 편안한 마음이 들어 나도 모르게 잠이 들어 버렸으니 죄송합니다. 라고 인사를 드려야했다.

아주머니는 힘들고 피곤해서 그런 것인데 하시면서 이해를 하신다.

새댁! 우리 집 일 좀 도와주는 거 결정했지!

네! 열심히 해 보겠습니다.

아는 것이 없어서 잘 할 수 있을지 저자신도 모르겠지만 열심히 해 보겠습니다. 미련스러울 정도로 아둔하지는 않아요!

그렇다고 생각이 부족한 사람은 더 더욱 아닙니다.

무엇이든 내게 요구하는 것이 주어지면 그 목적을 위한 행동엔 틀림없이 책임을 질줄 아는 여잡니다.

새댁은 눈 설미가 있어서 잘 해 낼 거야! 처음엔 약간 힘은 들겠지만 알고 나면 별거 아니거든 빠르게 배우는 사람은 한 달 정도면 모든 것이 눈에 들고 손에 익숙해지거든!

아주머니 딸이 병실 문을 열고 들어왔다.

나는 어제 아주머니 딸이 준비해준 옷가지를 간단하게 차려입고 퇴원할 준비를 해놓고 기다리고 있었다.

퇴원 수속은 자기가 해갔고 오는 길이라고 했다.

누군지 병원비를 정산하여 약값만 조금 냈다고 말하면서 약봉지만 달랑 들고 들어왔다.

걱정 말고 우리 열심이 해봅시다. 명랑한 모습의 딸은 엄마가 식당을 운영하실 때는 무척이나 바빠서 눈코 뜰 새 없이 바빴는데 요즘은 손님들이 많이 적어졌거든 우리 힘을 합쳐 다시 엄마가 할 때처럼 노력하면 희망이 있는 자리는 틀림없어! 말끝을 흐린다.

엄마! 저 갑니다, 몸조심하세요!

저도 가겠습니다.

그래!

우리는 병원주차장에 세워둔 자가용을 타고 출발했다.

가로수가 나를 반기듯이 일렬로 도열하고 높고 낮은 건물들이 나를 어서 오라고 손짓하면서 축하해주는 것 같았다. 식당에 도착했다.

종업원들에게 내가 온다는 말을 했는지 환영해주기 위해 모두 나와 인사로 맞이하는 것이다.

차에서 내려 반갑게 인사를 나누면서 식당 안으로 들어갔다.

동생은 저쪽 내실이라고 표찰이 붙어있는 방을 혼자 쓰면 된다.

오늘은 분위기 파악이나 하면서 쉬고 식당일은 내일부터 하자,

그러면서 언니는 목욕을 갔다 오라면서 많은 돈을 내게 주었다.

나는 간단하게 목욕준비를 했다. 목욕탕에 위치를 알려줬다. 얼마동안을 건성으로 씻고 다녔는지 한참동안을 탕에서 보내고 점심시간이 지나서야 탕에서 나왔다. 그리고는 돌아오는 길에 시장에 들려 내게 당장 필요한 물건 몇 가지를 사가지고 나왔다.

시장입구 포장마차에서 구어 내는 구수한 녹두부침의 냄새에 배고픈 시장 끼를 느끼며 군침이 입안을 빙빙 돌았다. 급한 대로 한쪽은 게눈 감추듯이 내가 먹어치우고 두 쪽은 사서 들고 멀지않은 아주머니가 계신 병원으로 향했다.

아주머니는 무척이나 반가워하면서 어쩐 일이냐고 물으셨다.

목욕탕엘 들렸다 오는 길이며 혼자 계실 것을 생각하니 발길이 떨어지질 않아 이렇게 따끈따끈한 녹두부침을 사왔다고 포장지를 펼쳐 내밀었다.

갓 구운 따끈따끈한 녹두부침 김이 무럭무럭 별미인데 맛있겠다.

역시 내가 사람을 제대로 봤어!

아주머니는 나를 칭찬하시며 무척 좋아하셨다.

아주 맛있게 나눠 먹고는 식당으로 왔더니 언니는 초행길이라서 길을 잃어버려 집을 못 찾는지 알고 무척이나 걱정을 했다는 것이다.

그래! 탕에서 나와 병원엘 들렸다 오는 길이라고 말했다.

잘했어! 역시 동생은 생각이 있는 사람이군! 그럼 피곤 할 텐데 방에 들어가 쉬고 저녁에 나랑 시장 보러 같이 가자

그래요! 나는 방으로 들어가 누웠다. 말끔히 몸을 씻고 뜨거운 물에 들어가 구워서 그런지 몸이 무척이나 가볍고 기분이 좋았다.

잠시 동안 들어 누었더니 어느 틈에 잠이 들었다.

언니가 부르는 소리에 잠에서 깨었다.

방안에 진열된 가구는 주인의 손때가 묻은 오래된 것이며 관리를 철저히 해서 정성이 깃들어있어선지 고급스럽고 품위가 넘쳐흐르는 가구였다. 정성을 드린 자국이 분위기를 키운다는 의미다.

식당은 전통한식집을 현대식으로 리모델링하여 꾸민 집이다.

현대감각으로 멋을 살려서 아름답게 꾸민 인테리어의 내부 구조가 마음에 꼭 드는 장식을 비롯하여 미적 감각을 한껏 살려놓았다.

그 집에 살림살이를 보면 주인의 품성과 정성을 알게 된다는 것을 어느 책에서 읽었듯이 인자함이 묻어있는 고가구하며 피마자 머릿기름으로 닦고 손질을 잘해서인지 살림살이 하나하나가 정성으로 이뤄진 집안 분위기였다. 나는 대충 몸매를 만지고 밖으로 나왔다.

자! 우리 시장 갔다 오겠다고 주방에다 소리치는 언니를 따라 나섰다. 승용차를 탔다. 역시 시장은 큰 시장으로 와야 했다.

아까! 내가 들린 시장은 규모가 작은 골목시장이었다. 이집, 저 집을 들려서 내일 쓸 물건과 식당에서 많이 쓰는 용품을 사 가지고 차에 실었다. 언니는 나를 데리고 양장점과 내복판매점에도 들렸다.

그리고 미장원엘가서 간단하게 머리손질을 했다. 이렇게 시장물건을 구입하기도 몇 년 만인가 그전에는 작은 구멍가게에서 필요한 물건 을 구해다 쓰다 보니 시장에 갈 일이 없었다는 말이 맞는 말이다.

동생은 얼굴이 곱고 살결이 좋아서 남자들께나 따라 다녔겠는데,

언니의 농담 비슷한 말에 나는 웃으며

나! 요조숙녀였거든 그런데 성질머리가 팩하는 것만 고치면 되는데 그게 영 안 돼는 것이 문제야

언니는 미인소리 많이 들었겠다.

아냐! 난 늘 꾸미는데 신경을 쓰고 다니니깐 그렇지

아닌데!

참 동생을 부를 때 이모라고 부르라고 해야겠다. 그래야, 종업원과 차별을 두지! 가자! 주인이 식당을 이렇게 오래 비우면 안 되는데 언제나 주인이 있어야 해 손님이 왔다가 영업장에 주인이 없으면 섭섭한가봐! 이제부턴 내가 없을 때는 동생이 있으니 잘됐다.

엄마는 나이도 있고 힘에 부치시는지 이제 식당에는 잘 나오려고 하지 않으시거든 이제 그만 쉬시게 우리가 도와드리자!

그래요! 언니! 좋은 생각입니다.

병원엘 잠깐 들렸다가자!

난 아까도 들렸었는데,

목욕 나왔을 때, 심심하고 외로우실 것 같아서! 잠시 들렸는데!

그럼 동생은 들어가지 말고 여기 있던지,

아냐 나도 들어가야지, 아까는 아까고 지금은 또 다른 기분인데

우리는 병실로 들어서니 아주머니는 아니! 왜? 또 왔니,

아냐! 시장 나왔다가 엄마보고 들어가려고,

새댁은 아까도 왔었는데!

말씀 놓으셔요! 이제 한집 식구에요! 그래! 어서들 가봐라! 식당을 그렇게 오래 비우면 안 돼!

네! 알았어요!

자! 가자!

그래요! 엄마 우리 갑니다, 몸조리하세요,

내일 시간 봐서 오겠습니다.

우리는 병실에서 나와서 식당으로 왔다. 식당 안에는 손님이 이방, 저 방, 그리고 홀에도 서너 팀이 있었다. 주문을 받으며 주방에서는 바쁘게 음식을 만들어내느라고 분주했다. 역시 손이 부족했다는 말은 사실이다. 식당 안마당에는 잘 다듬어진 큰 묵향나무가 밖에서 들어오는 손님들에게 “어서 오세요“ 인사하는 모습으로 허리를 구부정하게 앞으로 굽었다. 양옆에는 건강하게 자란 각종 관 엽수가 놓여 사이사이에는 동양란과 서양난이 검은 괴석과 함께 어울려 배열되어 음식점으로 들어오는 사람들의 눈길을 자연 속으로 이끌기에 충분했다.

나는 우선 가격표를 살펴보고 음식종류를 세세하게 읽어보았다.

그리고 어떤 종류의 음식은 누구에게 권하면 좋을까 눈여겨보았다. 보통 음식은 몇 가지 안 되고 주로 고급음식인데 가지 수도 많았다. 주류(술)종류도 국산고급을 비롯하여 이름이 많이 알려진 비싼 값의 양주가 있으며 주로 손님 접대용으로 그것이 많이 팔린다고 한다.

어느 듯 손님의 일부는 빠져나가고 홀에만 한 테-이불의 손님이 반주를 겹 들여 식사를 하고 있었다.

역시 이집에서는 음향시설에도 투자를 많이 했다는 것을 한 눈으로 알 수 있었다. 최고급 제품들이었다.

음향인테리어도 분위기에 딱 어울렸다.

색다른 시설로 꾸미려는 주인의 정성과 노력한 흔적이 역력히 돋보였기 때문이다.

마지막 손님들이 일어나려고 하는 것을 내가 나서면서 이집에 처음 온 사장 동생임을 알려주면서 예의를 갖춰 인사를 했다.

앞으로 많이 이용하여 주시면 더욱 정성을 다하여 모시겠다고 말하면서 음식상에 있던 계산서를 가지고 정확한 금액을 산출했다.

그리고 웃으면서 정중한 태도로 다음에 찾아주시면 더욱 최선을 다하는 써-비스로 잘 모시겠습니다. 안녕히 가세요!

내가 손님에게 대하는 것을 본 언니는 만족해하면서도 너무나 지나친 친절행위는 손님에게 비위를 상하게 할런지도 모르니 조심해야한다는 말을 했다.

자! 지금부터 우리 집 새 식구를 맞이하는 파티시간이다.

저녁식사 겸 나를 환영하는 의미에서 간단하게 파-티를 하겠으니 모두 참석하라는 주인의 말을 듣고는 정리하는 손들이 빠르게 움직이고 있었다. 주방은 주방대로 분주하였다. 만들어지는 음식은 홀 가운데로 속속 차려졌다. 잠시 후 식구들이 다 모였다.

언니의 소개로 나는 다시 한 번 인사를 했다. 식구들은 주방에 네 명, 홀에 세 명이고 봉고차 기사와 주차장을 관리하는 노인 한 분

언니와 나를 합치면 열한명의 직원이다. 규모로 보아 작은 식당은 아니다. 규모도 크지만 시설도 최고급 수준이다.

지방 도시의 경제가 살아나지 않아 영업점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는 하지만 그런대로 현상유지는 해 나가는 고급요식업 식당이다.

이제부터 더욱 손님들을 잘 모셔야한다.

영업이 잘되게 하려면 각자 맡은 일에 최선을 다해 노력해야 한다는 언니의 말을 끝으로 회식은 끝이 났다. 그리고 이모는 카운터를 책임지고 관리 총책을 맡는다.

카운터에 볼일이나 그 외에 개인 사정이나 일이 있으면 이모에게 허락을 받아서 처리 하도록 해야 한다고 못을 박는다.

직원들에게 말하는 언니의 계산된 행동이었다.

그렇게 하루의 시간은 나에게 보약을 먹은 듯이 효과를 본다.

맑고 밟아 엷어진 햇살이 익어가는 순간순간도 성큼성큼 하루하루가 무리 없이 잘 지나가고 있었다.

그것은 행복을 위한 시작으로 멜로디가 점차 울려 퍼지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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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D : galcheon44    
2017-10-09    
19:56:55    
장편소설 이별향기에 이어 두번째로 세상에 빛을 보게 되는 석송 이규석 작가의 장편소설(하얀민들레)를 약식으로 1~20편 부분적으로 발펴하면서 독자들 틈새를 파고 들고 싶다면 가깝게 다가서겠다는 의욕을 피력합니다. 석송 이규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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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전글 : jFDVTJhqOGFnYvyXh (2012-04-30 23:16: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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