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李花國 소설의 작품세계 / 최재도, 정을병, 허영자
2010-05-17 22:00:05
38hwakook

조회:1824
추천:111

 주: 소설 원제목 <꿈꾸는 수레>를 인터넷에 올리면서 <꿈꾸는 설악>으로 바꾸었슴. --- 이화국

李花國 장편소설의 작품 세계

시간을 뛰어넘는 사랑, 세월을 소멸시키는 그리움

                                       최 재 도 /  서울신춘문예 희곡 당선,   라디오 드라마,  극작가

 감성이 예민한 소수의 사람들은 시간을 마음대로 주무른다. 특히 시간과 시간 사이의 공백을 자유로이 뛰어넘어 다닐 수 있다. 그들은 20년 전의 감정을 바로 어제의 일인 것처럼 추억하고, 스무 살의 나이 차를 건너 뛰어 마치 동갑내기인 양 사랑을 나누며, 스무 가지 사연을 단 한 순간으로 압축해 흡사 한 장의 사진처럼 남겨놓는다.

 이 신비한 기술의 비결은 격렬한 사랑과 극렬한 그리움이다. 사랑이 강하면 나이 차가 부질없고, 그리움이 강하면 시간 차가 사라진다. 단정적으로 말하건대, 시간은 사랑과 그리움 앞에서 분연히 압축되고 심지어 소멸된다. 이화국의 소설『꿈꾸는 수레』는 시간을 뛰어넘는 사랑과 세월을 소멸시키는 그리움을 노래하고 있다.

40대 유부녀 선희는 풍요로운 생존을 꿈꾸며 천하 명승 설악산에서 숙박업을 시작하나 예상치 못한 사업난으로 어려움을 겪게 된다. 사기꾼의 꾀임에 의한 과다한 투자, 전반적 불황을 겪는 설악산 관광업계, 과다 경쟁으로 인한 잘못된 관행, 게다가 남편의 무능까지 겹쳐 선희는 좌절의 나날들을 보낸다. 그런 와중에 선희는 새로이 정민호를 종업원으로 맞게 된다.

 귀공자 타입의 20대 총각인 그가 왜 이 설악산에까지 흘러들어 여관 보이라는 험한 일을 하는지 알 수 없다. 주변의 처녀들이 그에게 몰려들고, 여관에 든 돈 많은 마나님들마저 침을 흘리는 상황에서도 그의 순수함과 청순함은 좀처럼 빛을 잃지 않는다. 이윽고 선희마저 그에게 빠져들고, 그들은 유부녀와 총각이라는 사회적 신분을 망각한 채 급기야 뜨거운 사랑을 나누기에 이른다. 그들 사랑은 추하지 않을 만큼 진지하며, 잊을 수 없을 만큼 절실하다.

짧은 인연이지만 그걸 축복으로 여기고, 슬픈 사랑이지만 그걸 다행으로 안다. 공개할 수 없는 사이니 만큼 은행나무처럼 그렇게 떨어져 저쪽 하늘에 비가 오면 이쪽이 먼저 젖는 그런 애절한 사랑을 주고 받는다. 나중에 알게된 정민호의 비밀과 그로 인해서 생긴 민호에 대한 연민은 그녀의 사랑을 더욱 깊게 만든다. 정민호 또한 선희에 대한 신뢰로 자신의 절망과 방황의 나날을 극복한다. 설악산 여행길에 사고로 죽은 옛 애인의 환영 속에서 비로소 벗어 날 수 있게 된 것이다.

 드디어 그들의 사랑은 선희의 사업이 정리됨에 따라 이별을 맞게 된다. 모든 걸 다 주었기에 더 이상 줄 게 없고, 모든 걸 다 받았기에 더 이상 받을 게 없음에도 그들의 이별은 더 주고 받지 못해 안타깝기만 하다. 그리하여 그들은 자신들의 사랑을 확인하기 위해 20년 후에 다시 만나기로 굳은 약속을 한다. 세월이 흘러 이윽고 그 약속의 날을 맞은 선희는 60대의 나이가 되었지만 여전히 그녀는 20년 전의 그 시절에 생각이 머물러 있고, 그때의 일들이 바로 지난 밤 꿈처럼 생생하기만 하다.

그때 나누었던 사랑과 그에게 남아 있는 그리움은 그 넓은 시간 차를 촌보의 공백도 없이 메워놓았다. 흐르는 시간을 붙잡아 어디에 매어놓은 것일까. 아니면 저들의 열정적 사랑이 시간 위에 멈추어 버린 것일까. 아무튼 저들의 사랑과 그리움은 20년이라는 세월의 흐름에도 불구하고 조금도 훼손되거나 퇴색하지 않았다. 그것은 선희의 사랑이 진정한 사랑이었음을 의미한다. 사랑이 치열하지 않으면 시간 사이의 공백은 점점 멀어지고, 그리움이 강렬하지 않으면 시간 위에 새겨진 모든 사연은 다 지워진다.

시간이 지날수록 더욱 애틋하게 그리워지는 사랑과 시간이 지났음에도 생생하게 추억되는 감정을 확인한 선희는 20년 전의 그 날처럼 정민호를 기다리고 있다. 사람은 누구라도 몇 번쯤은 서로 사랑을 해 본 적이 있다. 하지만 그 뜨거웠던 열정은 순간적이었으며 그래서 세월이 흐르면 기억조차 되지 않는다. 그가 아니면 못살 것 같지만 다른 이를 만나서 더 열렬한 사랑을 나누기도 한다.

 한바탕 쾌락의 순간이 지나가면 더 이상 거들떠보지도 않는 그런 사랑도 물론 얼마든지 있다. 더군다나 우리의 사랑은 사회규범 아래 아주 제한적으로 행해지기 일쑤이다. 그렇기에 우리는 소설 속 선희의 사랑이 부럽다. 이화국의『꿈꾸는 수레』는 사랑이 그 절대성을 획득할 때, 윤리적 한계나 사회적 환경은 아무 제약이 될 수 없다는 걸 여실히보여준다. 가변적이고 일시적이며 상대적인, 혹은 쾌락이나 생산 목적을 지닌 사랑만이 범람하는 이 땅에 깊이 고뇌하는 영혼을 담아 통속적이지 않는 지고지순한 사랑의 한 본보기를 제시한다.

 작가 이화국은 이 작품에서, 자칫 불륜으로 보일 수 있는 단순한 애정을 아주 고급스런 단계의 사랑으로 승화시키고, 그것은 절대적 가치를 지님으로 그 어떤 이유로도 규제되어서는 안 된다는 주장을 은연 중 펼친다. 이는 설악문우회에 같은 회원으로 몸담고 있으면서 오랜 날을 통해 알게된 작가 이화국의 평소 신념이기도 하다. 이화국은 성적 방종을 경계하며 즉흥적 애정을 규탄한다.

그는 불륜에 동조하지 않을 뿐더러 일과성의 사랑에도 동의하지 않는다. 사랑의 결과로 쾌락을 얻을 수는 있으나 말초적 쾌락을 위해 사랑을 할 수 없다는 게 그의 주장이다. 그러면서도 그는 사랑이야말로 인간 본성 중 하나며 인간사회의 가장 중요한 구성 요소이며 가치임을 인지한다. 따라서 사랑은 그 어떤 제약도 받지 않아야 한다는 게 그의 생각이다.

다시 말해 작가 이화국에게 있어 사랑은 지고지순하며 순수한 인간 감성의 무제한적 표출이다. 이 작품은 바로 그런 그의 신념을 옮겨놓은 것으로 보인다. 작가 이화국은 그 예민한 감성으로 그동안 시창작에 전념해 왔다. 그리하여 시 분야에 있어서 상당한 성과를 거두었다. 비교적 늦은 나이에 등단했음에도 열정적인 창작활동을 펼쳐 등단 10년만에 벌써 7권의 시집을 발간했을 뿐더러 다음 시집 발간을 서두르고 있다.

 각종 문학상과 문화상도 연이어 수상했다. 두터운 독자층도 확보하여 사랑을 받고 있다. 그런 그가 시인으로써 전문 소설가도 하기 어려운 장편소설을 출간함으로서 소설에까지 활동 영역을 넓히게 되었으니 그의 끊임없는 변신과 창작열과 문학사랑에 대해 경의를 표하며 새로운 시도에 격려를 보낸다.

 현실은 대체로 암담하지만 그것들이 아직 포란 상태로 있던 지난 시절의 꿈은 늘 푸르렀다. 삶은 대체로 고단하다. 그러나 그것들의 궤적인 추억은 항상 아름답다. 수레바퀴는 매양 허공을 뱅뱅 도는 것처럼 보여도 기인 궤적을 남기며 멀리 움직인다. 그래서 수레를 끌고 가는 그 순간은 암담하고 고단하나 그 지향하는 목표와 지나온 자국은 푸르고 아름답다.

돌아보면 우리가 체험한 모든 사랑은 꿈과 궤적을 동시에 지닌, 그래서 환상의 기대감과 추억의 달콤함이 함께 얽혀 있는 그런 수레 같은 사랑이었다. 이화국의『꿈꾸는 수레』가 바로 그렇듯, 우리가 잊고 있던 열정적 사랑에의 그리움을 되살려 주고 있다. 소설 창작에서 상당한 성과를 거두는 만큼 부디 널리 읽혀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의 감동을 재생시키며 정서적 평안을 제공하게 되길 기원한다. 

 

데뷰 하자마자 눈부신 활동을

                                                  정을병 (작가,   한국소설가협회장    2009년 작고)

 필자를 알게 된지는 상당히 오래 됐지만 시인으로서 알게 된지는 얼마 되지 않는다. 그것은 그가 매우 늦게 문단에 데뷰했기 때문이다. 문단에 늦게 데뷰한 것은 어떤 의미에서는 손해일 수도 있지만, 반드시 손해만은 아닌 것이다. 늦게 데뷰하면 할수록 많은 독서를 하고, 많은 연습기간을 거쳤을 뿐 아니라 많은 인생을 경험하기 때문이기도 하다.

그런 면에서 필자는 행복한 사람이다.  데뷰하자마자 눈부신 문필활동을 하고 있고, 시뿐만 아니라 산문에까지 분야를 넓혀서 보통 사람들이 수십 년 동안에도 하지 못한 일을 수년 동안에 해치우고 있다.

 이번의 저서도 그런 뜻에서 매우 놀랍다. 내가 아는한 필자의 나이는 60대이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뜨거운 사랑이야기를 진부하지 않게 다루었다.

 고뇌하는 영혼이 사색(思索)의 궤적을 따라가는 깊이 있고 아름다운 문장은 많은 독서와 인생의 경륜에서 얻어졌을 필자의 내면의 세계를 유감 없이 드러낸다.

 그 결과로 진정한 사랑에 대한 추구가 심도 있게, 장렬하게 표출되어 한 호흡에 읽히는 재미가 만만치 않다. 앞으로의 인생과 작품이 크게 기대되는 것은 틀림없는 일이다. 큰 발전을 빈다.

                                                                               2003년 10월에  정 을 병 

호소력이 넘치는 글

                                       허영자 (시인.  성신여대 교수,     한국시인협회 회장 역임. )

 글쓴이는 이미 시인으로 알려져 있는 분인데 이번에 장편소설을 발표함으로

여러 장르에 걸친 활동을 하고있음을 알게되었다.

시인이 소설을 쓰지 말란 법은 없지만 짧은 글에 익숙해온 시인이 허구성이 가미되는 소설을

그것도 장편으로 쓰기는 쉽지 않은 일이다.  

그런데 필자는 산문의 형태인 소설에 시인적인 기질을 부어넣어 시적인 분위기를 연출하면서

표현하고자 하는 모든 얘기를 실감나게 막힘없이 구사하고 있다. 

그렇게 일구어낸 미완의 사랑이야기가 아름다워 읽는 이의 심금을 울린다.

작가의 역량이라고 본다. 

어려운 작업을 해낸 필자에게 먼저 축하를 보낸다.

앞으로 더 좋은 글을 많이 쓸 것을 빌어마지 않는다.

                                                               2003년 10월   허 영 자

작가의 말

인간은 꿈꾸는 힘으로 산다는 생각을 오래 전부터 해왔다.  

아름다운 사랑 이야기를 그리고 싶었다. 미완성 교향곡 같은 미완의 사랑 이야기가 여운을 길게 끈다.

세익스피어는 자기가 쓴 글은 체험 아닌 것이 하나도 없으며 체험 그대로 쓴 것이 하나도 없다고 했지만

이 말은 글 쓰는 사람들에게 모두 해당될 것 같다. 

1980년 전후 강원도 설악동에 살았던 체험을 빌미 삼아 뼈대를 세우고 살을 입히는 일이 쉽지 않아서

이 졸작을 완성하기 까지 햇수로 3년 여의 시간을 끌었다. 자료는 당시의 메모와 일기와 상상에 기초하였다.

설악동 생활에 대해서는 할 말이 참으로 많다.  생활인으로서는 죽고 시인으로 태어나는 내 인생역전 드라마

이기 때문이다.  시쓰는 입장에서는 할 말을 시에 다 담을 수 없었는데 사람은 그 살아온 내용이 각자 다름으로

누구라도 한 편의 장편소설을 쓸 수 있다는 말에서 용기를 내게 되었다.

신산(辛酸)한 삶과 사랑 얘기의 배경은 역시 설악산 자락에 위치한 설악동이다.

이 설악산이 금강산에 밀려 세인의 관심에서 차츰 멀어지는 일과 설악산을 기대어 밥을 먹고 사는 많은 속초

사람들을 떠올리면 안타깝기 그지 없다.

이 글은 설악산의 정기 아니면 완성될 수 없었을 터임으로 설악산 자락에 발자국을 찍고 떠난 사람들의 사랑

이야기를 읽으면서 그곳에 가면 이전에 보던 설악산보다 더 아름답게 느껴지기를 소망해본다.

나의 철없는 20대에 소설을 쓰도록 독려하심으로 오늘에 이르게 한 대전의 安榮眞 선생님께와

부족한 글의 허술한 부분을 지적해 주시고, 장편을 쓰기에 숨이 벅찰 때 귀한 시간 내어 격려를 아끼지 않으신

권태하 선생님께 고마운 마음을 갚을 길이 전혀 없다.  

그리고 기꺼이 과분한 찬사를 보태 주신 정을병 선생님과 허영자 선생님께 이 지면을 빌어 감사를 올립니다. 

더불어 부족한 글에 귀한 평을 얹어주신 청류 최재도 작가님께도 감사를 올리며 작품토론에 기꺼이 응해주신

강촌수필의 양혜숙, 설악문우회의 권정남, 이은자 문우님들 정말 고맙습니다.

출판을 위한 마지막 작업까지 도움을 준 김용일 문우님, 그 고마움 잊지 않겠습니다. 감사합니다.

                                                      2003년 10월.   단풍이 곱게 물드는 계절에

                                                                                元堂       한켠에서      李 花 國    씀

윗부분 :  소설 뒤에 있는 것을 옮김 (옮긴 날  2010년 5월 17일 월요일)

 작가 소개

광동초등, 광천중학교 졸업.

진명여자고등학교 졸업

세종대 전신 수도여자사범대학 국문과 졸업

신앙시공모 입상. 주부자작시경연대회 입상.

월간 『현대시』 신인상으로 등단

한국시협, 한국여성문학인회, 국제펜클럽 회원

고양시문인협회를 발기 창립하였으며

현재 경기도문인협회 자문위원

시집에 『꽃나라 잠언』『등대』『엄마 내 귀가 이상해』

『참지않을 거야』『무스탕을 입고』『알전구 켜진 방』

『모래는 바다가 좋다』7권과 많은 동인지들이 있음

경기도문학상, 경기도예총문학대상, 고양시문화상을 수상

2001년 전국민편지쓰기대회에서 금상 수상

1994년 11월 희곡『늦깎이』창작 경기농협단막극대회 작품상

1962년 대전 중도일보에

       단편소설『조막손이』『母影』『終章』등을 연재.

1963년 1월부터 6월까지 중편소설『歸着地』를 중도일보에 연재

                                               (연재 당시 필명 李胤貞)

주소 : 경기도 고양시 덕양구 주교동 564   금산주택 207

핸드폰 :   010 - 2758 - 3227

 e-mail :   38hwakook@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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