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문학방송(DSB) 문인글방_소설
HOME 시작페이지로 즐겨찾기추가 [등업신청/기타문의]
로그인 회원가입
회원가입
   

한국문학방송은 지상파방송 장기근무경력 출신이 직접 영상제작 및 운영합니다
§사이트맵§ 2017년 9월 24일 일요일

문인.com 개인서재
 

DSB 문인 북마크페이지

전자책 출간작가 인명록



시조
동시
영시
동화
수필
소설
평론
추천시
추천글
한국漢詩
중국漢詩
문학이론


DSB 앤솔러지 제7집


DSB 앤솔러지 제6집


DSB 앤솔러지 제5집


DSB 앤솔러지 제4집


DSB 앤솔러지 제3집



[▼DSB 앤솔러지 종합]
 



홈메인 > 문인글방_소설 > 상세보기
DSB 전자책 발간 현황
DSB 전자책 발간 현황
DSB 전자책 판매정산 페이지
도서판매/온라인강좌

전자책 제작·판매·구매의 모든 것

사이버문학관


이곳은 문학방송 정회원(문인회원)의 글방[소설방]입니다
(2016.01.01 이후)


이화국 장편소설 <꿈꾸는 설악> 연재 39회
2010-04-30 10:07:40
38hwakook

조회:1140
추천:85
소설 <꿈꾸는 설악> 연재 39회|┃▒ 소설/-이 화 국 ▒┃

 

   “나 항상 오래 여기 살고 싶지 않다는 생각이 가득 차서 그만… 미안해. 그런데 산골짝 마다

눈에 덮여서 오도가도 못하고 길 잃어 본 적 있어?” 

    선희는 식당에 놓을 식탁과 의자를 실어나르던 날의 그 암담했던 눈풍경을 떠올리며 물어보았다. 

  “없는데요.” 

 

  “그렇다면 내가 왜 노래의 중간을 막았는지도 모를 거야.”

    사람은 누구나 제각기의 창문으로 세상을 내다보기 마련이었다. 우물 안의 개구리는 하늘의 넓이를

우물의 넓이 이상으로는 깨닫지 못하리라.

    그러니까 창문을 되도록 활짝 열어놓고 살아야 할 필요가 있었다.

 

  “사모님두, 그냥 노랜데요 뭐. 그럼 러브 미 텐더로 바꿉니다.” 

    과연 이군은 노래를 잘 불렀다. 부드러운 음성이 참으로 듣기 좋았다. 사람은 작은 편이었는데 목소

리와 사람의 크기와는 전연 상관 없는 모양이었다.

 

    소프라노 보다는 메조 소프라노를 더 좋아하는 선희는 부드러운 저음을 들을 때 마음이 차분히 가라

앉는 경험을 하곤 했다. 알고 보면 목소리의 매력도 대단한 것이었다.

   그렇게 목소리에 반한 적이 있었다.

 

    원래 선희는 설악동으로 들어왔을 때는 천주교회에 나갔었다. 설악동에 오기 이전부터 가톨릭 신자

였던 그녀는 설악동에서 생활이 시작 되자 자연스럽게 천주교회에 나가 미사를 올리곤 했다.

    목소리

    그때 미사를 집전하던 신부님의 목소리가 듣기 좋았다. 부드러운 저음이었다. 신부님의 외모보다는

목소리가 한 수 위였다. 얼굴은 미남도 아니었고, 살빛은 검으테테 했으며, 술을 즐기던 신부님의 얼굴

은 붉은 기가 많았다. 그래서 다혈질로 보이기도 하고 야만스럽게 느껴지기도 했다.

 

    사실은 아마츄어 사진 작가이기도 하고, 클래식 음악을 사랑하는 고급 취미를 갖고 있는 데다 시를

쓰시는 시인이셨다. 하지만 처음 만났을 때의 인상은 호감이 가지 않는 편이었다. 다만 그 음성이 얼마

나 부드럽고 감칠맛이 나는지 눈을 감고 그 목소리를 들으면 마치 사랑하는 애인이 귀 가까이 입을

대고 다정히 속삭이는 것 같은 착각에 빠질 정도였다.

 

    미사 때 그 목소리를 들을 수 있었고, 가끔 어떤 용건으로 전화를 걸었을 때 음성을 듣게 되는데

전화를 끊지 말고 밤 새워 무슨 얘기라도 나누고 싶을 만큼 신부님의 목소리는 애잔하면서도 당기는

힘이 있었다.

 

    본의 아니게도 사는 일이 점점 더 어려워져서 선희가 사람이 흘릴 수 있는 눈물과 땀과 피를 다 쏟

게 되었을 때 무슨 이유인지 가톨릭은 선희의 어려움을 지탱해 주는 힘이 못 되었다. 마음과 영혼을

먹일 식량과 위로가 되지 못했다.

 

    신의 도우심을 바라는 간절한 소원에 성당으로 달려가면 미사 통상문에 따라 미사를 올리는 도중에

 ‘신앙의 신비여’ 라는 구절을 신부님이 읊게 되는데 이 부분에서 선희는 절망을 맛보아야 했다.

가톨릭   

    물에 빠진 사람이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데 ‘신앙의 신비여’ 라니 신비는 신비일 뿐이었다. 신비는

아무도 알 수 없는 일이기에 신비라는 말을 붙여 밀쳐놓는 것이리라. 사람의 호기심이 신비를 그냥 놓

아둘 리 없다.

   하지만 아무리 애써도 알 수 없는 일이나 사물에 불가사의라는 이름을 붙이는 경우도 있다.

 

    그 불가사의와 신비가 무엇이 다른지 선희로서는 알 길이 없었다.

    선희는 그 신비라는 말이 귀에 걸려왔을 때 그 말을 안고 여러 날을 딩굴었다. 그러나 신비는 벗겨지

지 않았다. 신비가 벗겨진다면 신비라는 말 자체가 세상에 존재하지 않을 것이다.

    알 수 없어서 신비이다. 그러니 그 신비를 어떻게 하란 말인가.

 

    완전은 의심에서 먼 곳에만 있다고 하듯이, 어서 그 신비라는 함정에서 벗어나는 길만이 상책이라

싶었다. 신비는 아리숭하고 모호하여 선희를 더욱 더 깊은 암담함에 빠뜨렸다. 힘이 되지 못했다.

 

    강에는 맑은 물만 흐르는 것이 아니라 가다가는 구정물도 섞이게 마련인데 선희는 자기가 그 사소한 구정물만 보는 게 아닌가 하는 자책도 해보았다. 큰 강의 물줄기를 등한히 하는 잘못은 없는가. 보다

넓고 큰 시각으로 파악하는 일이 더 중요하겠지만 생각만큼 잘 되지 않았다.

 

    물론 사는 일에 괴로움이 있다고 하기보다는 괴로움이 있어서 인생이라고 할만큼 누구에게나 어려

움은 많다. 그럴 때 보통 사람들은 서로 위로하는 말이 있다. 신비가 아니라도 서로 주고 받으며 용기

를 낼 수 있는 말들이 얼마든지 있다.

 신앙의 신비

  많은 사람들은 보통 사람이지 특별한 사람이 아니다. 그러니까 보통 사람에게는 보통 말이 유효하다.

쥐구멍에도 볕 들 날 있다던가, 전화위복이라든가, 인간만사 새옹지마라던가, 인내는 쓰다 그러나 그

열매는 달다라던가 얼마던지 있다.

 

    또는 최후에 웃는 자가 최후의 승리자라거나, 하늘이 무너져도 솟아날 구멍이 있다라거나, 흐르는

물에서 돌을 치워 보라 그러면 그 물은 노래하지 않는다라거나, 고통은 천재를 낳는 조산부라거나 얼마

든지 힘이 되고 양식이 되는 쉽고도 좋은 말들이 많다.

 

    그런데 미사는 날마다 똑같은 어떤 형식으로 진행된다고 느껴졌고, 그럴 때 ‘신앙의 신비여’ 라는 말

을 들으면 그만 맥이 빠져버렸다. 신비는 너무나 먼 저쪽 세상이었다. 인간으로서 그 곳을 넘본다는 것

은 가당치도 않은 일 같았다.

 

   한가롭고 여유로운 삶이었다면 신비의 베일에 싸여 아리숭한 행복에 젖어서 감사합니다만 연발하며

는 일이 가능할 수 있을런지 모르나 발등에 불이 떨어져 있는 사람에게는 해당 사항이 전연 아니었다. 뿐만 아니라 어이없게도 신부님을 사제로 보기 보다는 기대고 싶은 하나의 이성으로 보려는 데도 문제

는 있었다.

 

    성탄절 이브였을 게다.

    상가 식육점집 딸 노처녀 데레사와는 왜 동행이 되었는지 모르지만 사제관에 있는 신부님 방에서

늦은 시각에 양주를 마셨었다. 그 양주를 신부님의 누님이 대어준다고 했다. 비싼 것이고 미안해서 조금 씩 마셨지만 취기가 돌았다. 음악을 감상하기도 했다. 그리고 신부님은 누가 쓴 글인지는 모르지만 시도 한 편 외워 주셨다.

 

            이 세상 꽃 한 송이도 내 것으로 하지 않으리

          떠나는 그대 보내고 돌아 오는 길

          이 세상 단 한 사람도 내 안에 가두지 않으리

          소유란 얼마나 끔찍한 고통인가

          하늘을 바람을 시냇물을

시냇물   

          내 안으로만 흐르게 할 수 없으니

          집착의 손을 놓고

          이 세상 꽃 한송이도 내 것으로 하지 않으리.

                                                                                                (계속)



   메모
추천 소스보기 수정 삭제 목록
다음글 : 이화국 장편소설 <꿈꾸는 설악> 연재 40회 (2010-04-30 10:10:34)
이전글 : 이화국 장편소설 <꿈꾸는 설악> 연재 38회 (2010-04-30 10:04:16)

[특별공지]댓글에는 예의를 지켜주시기 바랍니다. 특히 부지불식간에라도 작가의 기분을 상하게 하거나 사기를 꺾지 않게 각별한 유념 부탁드립니다. 글방의 좋은 분위기 조성을 위한 목적상, '빈정거리는 투'나 '험담 투'류의 댓글 등 운영자가 보기에 좀 이상하다고 판단되는 댓글은 가차없이 삭제할 것임을 미리 알려드립니다. 그것이 한국문학방송의 가장 큰 운영방침입니다. 비난보다는 칭찬을! 폄훼보다는 격려를! (작가님들께서는 좀 언잖은 댓글을 보시는 즉시 연락바라며, '언제나 기분좋은 문인글방'을 위해 적극 협조바랍니다. "타인의 작품에 대한 지적은 함부로 하는 것이 아닙니다. 감상차원의 댓글도 아주 조심스럽고 또 조심스럽게! & 겸허한 자세로~!" 항상 타인의 입장을 먼저 배려하는 미덕을 가지십시다. 기타 (작품 또는 댓글 중)욕설 또는 저속한 언어, 미풍양속에 반하는 표현 등의 글도 삭제합니다.
◐댓글 말미에는 반드시 실명을 밝혀주시길 바랍니다. 실명이 없는 댓글은 무조건 삭제합니다.
 
경북도청 이전기념 전국시낭송경연대회
제2회 ‘박병순’시조시인 시낭송 전국대회 / 접수마...
문학방송으로 연결되는 96개의 핫 키워드급 도메인 / ...
 
사이트소개 개인정보보호정책 이용약관 이메일주소무단수집거부 알립니다 독자투고 기사제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