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문학방송(DSB) 문인글방_소설
HOME 시작페이지로 즐겨찾기추가 [등업신청/기타문의]
로그인 회원가입
회원가입
   

한국문학방송은 지상파방송 장기근무경력 출신이 직접 영상제작 및 운영합니다
§사이트맵§ 2017년 11월 20일 월요일

문인.com 개인서재
 

DSB 문인 북마크페이지

전자책 출간작가 인명록



시조
동시
영시
동화
수필
소설
평론
추천시
추천글
한국漢詩
중국漢詩
문학이론


DSB 앤솔러지 제7집


DSB 앤솔러지 제6집


DSB 앤솔러지 제5집


DSB 앤솔러지 제4집


DSB 앤솔러지 제3집



[▼DSB 앤솔러지 종합]
 



홈메인 > 문인글방_소설 > 상세보기
DSB 전자책 발간 현황
DSB 전자책 발간 현황
DSB 전자책 판매정산 페이지
도서판매/온라인강좌

전자책 제작·판매·구매의 모든 것

사이버문학관


이곳은 문학방송 정회원(문인회원)의 글방[소설방]입니다
(2016.01.01 이후)


이화국 장편소설 <꿈꾸는 설악> 연재 34회
2010-04-26 10:19:56
38hwakook

조회:1277
추천:82
소설 <꿈꾸는 설악> 연재 34회|시와 소설 / 이화국

   “그나저나 여보, 오징어 열다섯 축이 그냥 남았으니 어쩌죠?” 

  “어쩌긴 뭘 어째.” 

    소리를 냅다 지르는 바람에 선희는 가슴이 '쿵'하고 내려 앉았다. 그러더니 김은태는 이어 보기

좋은 웃음을 머금었다. 부드러운 목소리로 말을 이었다.

 

  “어쩌긴 뭘 어째. 정군에게 상으로 다 내려야지. 그리고 아깐 핀잔을 주어서 미안하다.” 

  “아, 아닙니다.” 

    민호가 머리를 가로 저었다.

 

  “그렇게 안 하면 사람이 체면이 있는데 교장이 어떻게 나올지 모르잖아? 하여튼 고맙다. 우리 일을

자기 일처럼 생각해줘서.” 

    그 바람에 모두들 안심했다. 유쾌하게 웃었다. 김은태가 다시 말했다.

 

  “그런데 정군, 너 어디서 그런 용기가 나오는 것이냐? 난 여자로 생기려다 남자가 된 놈인가 했더니

역시 남잔 남자야. 아주 사나이다운.”

    두 밤을 거의 새우다 싶이 했지만 기분이 좋아져서 피곤이 저절로 달아날 정도였다. 선희는 한 술

더 떴다.

“여보, 오징어 열 다섯 축은 다 못 먹겠고 기왕이면 소주나 몇 병 내려주세요. 돼지고기 몇 근 하고요.” 

  오징어  

   김은태는 집히는 대로 돈을 주고 나갔다.

   돈만 많았으면 얼마나 기분 좋게 잘 쓸 사람인가. 김은태는 버는 일보다 쓰는 일에 머리 회전이 빠른

사람임을 선희는 이전부터 알고 있었다. 그러한 그를 사람들은 호인이라 불렀다. 옛날 같았으면 한량

이었를 게다.

 

    서둘러 청소를 끝내고 빈 방 많은 집에서 모두들 방 한 칸 씩 차지하고 큰대자로 누워 잠을 자기로

했다. 꿀잠이 될 것이었다. 노동이 가치 있다고 하는 것은 아마도 이 꿀잠 때문일 것 같았다. 죄인을

고문할 때 밤새워 잠을 못자게 괴롭히는 일만 보아도 잠을 잘 잔다는 것은 얼마나 큰 행복인지 알 수

있는 일이었다.

 

    민호는 선희에게 알렸다.

  “105호 실에서 좀 잘께요.” 

  복도 끝에 있는 방이었다. 자기의 소재를 일러주는 것은 깨워서 시킬 일이 있으면 찾으라는 의미였다.

 

    노군이 한 번 어느 방에서 자는지 모르게 없어졌었다. 깊은 잠이 들었는지 불러도 대답이 없고, 꼭

찾아야만 할 일이 생겼는데 방방을 다 열어본다는 것은 보통 일이 아니었다. 그 후로 잠을 잘 때 어느

방에서 잔다는 것을 꼭 일러놓으라고 당부했었다. 민호는 그 당부를 잊지 않았던 모양이었다.

 

   늘어지게 한잠들 자고 있을 시간에 그래도 주인의 입장에서 선희는 카운터를 지킬 요량으로 사무실

에 들어가 의자에 앉았다. 비록 남의 식구이긴 하지만 민호가 제일 많이 앉는 의자였다. 체온이 느껴

지는 것 같았다. 손 닿는 곳에 준비된 커피를 마시기 위해 물을 끓이려고 가스에 불을 당겼다. 집안은

물밑처럼 고요했다.

    카운터

   전축은 잠자는 사람들을 위하여 손대지 않기로 했다. 커피를 타 한 모금 마시고 눈이 테이블에 머물

자 닫기다 만 아랫쪽 서랍이 눈에 들어왔다. 무심코 손이 가는대로 열어보았다. 맨 위 서랍엔 영수증

이나 계산서 따위가 들어있고, 다음 칸엔 객실 배치도가 있는 것을 선희는 알고 있었다.

 

    그러나 아랫쪽 서랍엔 무엇이 들어있는지 기억에 없었는데 열고 보니 필요한 연장 몇 개와 편지지가 눈에

띄었다. 편지지를 본 김에 서울집에 있는 아이들한테 편지 쓸 생각이 났다. 그러고 보니 편지 쓴지가 꽤 되었다.

편지지를 꺼냈다.

 

    편지지 묶음을 꺼낸 그 밑에 편지 봉투가 여러장 흩어져 있었고, 그 봉투들 밑으로 조그만 공책이 언

뜻 눈에 띄었다. 흩어진 봉투를 한쪽으로 밀치고 공책을 집어들었다. 그 조그만 공책 사이에서 볼펜이

굴러 떨어졌다. 볼펜이 굴러나온 공책의 중간 부분을 열어보니 그곳에 누가 쓰다 말다 한 글이 있었다.

공책의 첫장부터 다시 열어보았다.

 

    남이 쓰다 만 글을 읽고 싶은 호기심은 사람의 본능일지도 모른다. 선희는 주저했지만 본능이 주저

함보다 강해서 써있는 글을 읽기로 했다. 누가 쓴 것일까. 무슨 글일까. 선희는 호기심이 일었다. 읽어

내려갔다. 더러는 날자가 명시된 일기였고 더러는 독백처럼 써내려 가고 있었다. 여러 날 두고 쓰다

말다 했는지 볼펜의 색깔도 달랐다.

 

 

         0 월    0 일

    언제고 한 번은 꼭 여쭈어 볼 것이다. 왜 J가 비밀이냐고...

편지지   

    물론 말하지 않아도 나는 다 안다. 하지만 그분의 입으로 직접 듣고 싶다. 나는 어머니 돌아가시고

얼마 안 되어 영아 마저 잃었다. 그 충격 때문인지 영아를 잃은 후로 누구도 사랑할 수 없다고 생각

했다. 누구를 사랑하고 싶은 마음도 없었다.

 

    사랑한다는 일이 두렵다. 사랑하는 사람을 잃는다는 것은 얼마나 큰 괴로움인지 당해보지 않은 사람

들은 상상도 못할 것이다. 그래서 두 번 다시 사랑하는 일은 절대 없을 것이라고 나에게 다짐했는데 그

런데 그게 아니다.

 

     그 분은 한 번도 나를 사랑한다고 말한 일은 없지만 나는 확실하게 느낄 수 있다. 그것을 나는 그저

내 엄마가 그러했듯 그런 사랑이라고만 생각했다. 그랬는데 J 가 비밀이라고 한 그 분의 말을 듣던 날,

내 가슴이 엉망으로 뛰었다는 사실을 그 분은 모른다.

 

    시장 보다 말고 다방으로 올라간 일이나, 창식 형의 연인이란 노래를 들으면서 그 분의 눈이 물끄러

미 나를 건너다 보며 지었던 슬픈 표정이 모든 걸 설명하고도 남는다. 그런 일은 직감으로 다가오는 법

이다. 그 슬픈 표정을 읽었을 때도 내 가슴이 정신 없이 뛰었다는 사실을 그 분은 모른다.

 

    눈이 입으로 보다 더 많은 말을 할 수 있다는 사실이 신기하다. 더구나 눈은 입처럼 거짓말 하지 않

는다.  그래서 사람들이 거짓말 하는가 싶을 때 그 사람의 눈을 들여다 보게 되는 것이다.

                                                                             (계속)

 



   메모
추천 소스보기 수정 삭제 목록
다음글 : 이화국 장편소설 <꿈꾸는 설악> 연재 35회 (2010-04-26 10:23:00)
이전글 : 이화국 장편소설 <꿈꾸는 설악> 연재 33회 (2010-04-26 10:15:06)

[특별공지]댓글에는 예의를 지켜주시기 바랍니다. 특히 부지불식간에라도 작가의 기분을 상하게 하거나 사기를 꺾지 않게 각별한 유념 부탁드립니다. 글방의 좋은 분위기 조성을 위한 목적상, '빈정거리는 투'나 '험담 투'류의 댓글 등 운영자가 보기에 좀 이상하다고 판단되는 댓글은 가차없이 삭제할 것임을 미리 알려드립니다. 그것이 한국문학방송의 가장 큰 운영방침입니다. 비난보다는 칭찬을! 폄훼보다는 격려를! (작가님들께서는 좀 언잖은 댓글을 보시는 즉시 연락바라며, '언제나 기분좋은 문인글방'을 위해 적극 협조바랍니다. "타인의 작품에 대한 지적은 함부로 하는 것이 아닙니다. 감상차원의 댓글도 아주 조심스럽고 또 조심스럽게! & 겸허한 자세로~!" 항상 타인의 입장을 먼저 배려하는 미덕을 가지십시다. 기타 (작품 또는 댓글 중)욕설 또는 저속한 언어, 미풍양속에 반하는 표현 등의 글도 삭제합니다.
◐댓글 말미에는 반드시 실명을 밝혀주시길 바랍니다. 실명이 없는 댓글은 무조건 삭제합니다.
 
한국문학방송 운영 동해안 문학관(&숙박) '바다와 펜'...
경북도청 이전기념 전국시낭송경연대회
제2회 ‘박병순’시조시인 시낭송 전국대회 / 접수마...
 
사이트소개 개인정보보호정책 이용약관 이메일주소무단수집거부 알립니다 독자투고 기사제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