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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1.01 이후)


어르신의 말 걸기
2018-11-11 12:40:23
sunkyu8153

■ 정선규 시인
△충남 금산 출생(1970)
△《낙동강문학》(2006), 창조문학신문(2009) 신인상
△시집『별이 뜨는 언덕』,『햇살 부서지는 날』,『밥이 된 별』,『생계형 남자』
△수필집『온전한 사랑의 안착』
조회:25
추천:0

어르신의 말 걸기

 

교회 화장실 앞 긴 의자에 어르신이 앉아 있다.

전도지를 바라보시며 "그게 뭐예요" 묻는다.

전도지를 보고 그게 뭐예요 묻는데 낯선 질문처럼 들린다.

"전도지 예요"

본래 어르신은 전도지에 관심이 없었다.

​따로 하고 싶은 말을 꺼냈다. 

"우리 손녀가 올해 서른일곱 살인데 서울에서 공무원 해요.   

같은 공무원 남자를 만나서 오늘 서울에서 결혼하는데 몸이 종합병원이라 못 갔어요"

눈가에는 이슬이 맺혀 있었다.

나는 급습이라도 당했던지. 그저 가슴만 먹먹했다.   


먼 산을 바라보는데 손녀의 결혼식에 가지 못하는 자신을 원망하는 듯하다.

손녀에 대한 그리움을 켜켜이 삼켜내고 있을 뿐이었다.

​온몸은 여기저기 성한 곳 하나 없이 쑤시고

아프고 숨이 차서 걸을 수도 없는 종합병원이다.

말을 듣지 않는 몸 때문에 손녀 결혼식에 못 가고  

영주에서 결혼했으면 손녀도 보고 손녀사위도 볼 텐데.   

죽기 전에 우리 손녀 결혼하는 모습 보고 죽을 텐데.   

​"오늘 아침에 아들이 갔으니

사진은 찍어오겠지요. 사진 보면 알겠지요. "


그깟 손녀가 뭐라고.

언제부터인가 손녀는 어르신이 살아가는 큰 버팀목이 되어 있었다. 

 

그것은 생의 마지막 기도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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