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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편소설]카지노 가는 길(3-2)-방영주
2010-01-21 10:27: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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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회:1659
추천:93
 
(8)
 
“아이들은?”
“딸, 아들, 둘이 있지요. 우리 같은 집안의 자식들은 대개 두 부류로 성장하게 되어 있지요. 하나는 문제아, 다른 쪽은 애어른. 어느 편일 것 같소?”
“손 형의 자신 있는 어투로 봐서, 아마도 후자에 속할 것 같소만.”
“중학교 때부터 죽, 장학생들이었죠. 나의 방탕한 생활로 집안이 거덜 나자, 녀석들은 신문 등을 돌리며, 생활비를 마련했고요. 대학도 학비와 기숙사비가 면제된 곳을 다녀요. 어디 하면, 대개가 아는 그런 대학입죠. 아르바이트로 자신들의 필요한 돈은 스스로 만들어 쓰지요. 가끔 나한테, 용돈도 준답니다.”
“우리 아이들과 비슷한 면이 많군요.”
“허허, 녀석들 차암…….”
“아이들이 참 일찍부터 어른이 됐군요.”
“다 잘난, 아비 덕이지요. 흐흐…….”
“지난 일 아닙니까. 자조는 그만하세요.”
“아직도, 현재 진행형입죠.”
“…….”
“마지막 남은 돈, 주식과 로또복권으로 다 털리고, 마지막으로 한몫 잡자고, 딸애가 자신의 장래를 위해 든 적금 천만 원을 거의 빼앗다 시피 하여, 마침 고한에 처음 개장하는 스몰 카지노로 갔죠. 다음 날 아침에 보니, 동전 한 닢 안 남은 거예요. 어디 가서, 시궁창에 콱, 머리를 쑤셔 박아 죽고 싶더라고요.”
“이해가 가는군요.”
“차마 집에도 못 가고, 거기서 유령이 되어 헤맸죠.”
“유령?”
“아직도 많이 있습죠. 모습들도 그래요. 얼굴엔 핏기라곤 하나도 없고, 비쩍 마른 몸피에, 초점 없는 몽롱한 눈으로 맥이 빠져 헤매는 군상들…….”
“어떻게 연명을 하죠?”
“기계가 잘 되는 것이 따로 있죠.”
“당첨금이 많이 걸린 것이 그렇다고 들었어요.”
“그래요. 블랙잭 같은 곳도 자리가 부족하고요. 순서대로 카지노장에 들어갈 수가 있으므로, 새벽부터 앞자리를 지키고 있다가, 남보다 일찍 입장을 하지요. 좋은 기계나 블랙잭 자리에 어제 남긴 천 원짜리 몇 장을 움켜쥐고 지켜 있다가, 다른 사람에게 오만 원이나 십만 원을 받고, 그 자리를 팔지요.”
“일단은 노동하는 것보다 낫겠군요.”
“아무튼, 잠은 카지노 빈 공간 구석에서 자고, 햄버그 등으로 대충 요기를 하며, 자리 판돈을 몇 천 원만 남기고, 다시 기계나 블랙잭에 박지요. 그렇게 계속 몇 달만 계속하면, 정말 유령처럼 변하더라고요.”
“아, 그래요…… 우리 어머니와, 어쩌면 그렇게도…… 누가 노동의 소중함을 모르고 일확천금을 노리는 유령들로 만들었는지…… 참, 나 원…….”
“지금 내 모습도 그렇잖소?”
“글쎄요. 그 선글라스 때문에, 확실한 것은…….”
“선글라스를 벗으면 아마 놀랄 거요.”
“허허, 그럼 쓰고 있어요.”
“그래야지요.”
“주식은 어땠어요?”
“우리 같은 일반인이야, 털리고 처박고 하는, 그 악순환의 고리를 끊을 수 없지요. 그러다 얼마 못 견뎌요. 왜 그런 줄 아쇼?”
“왜죠?”
“우리들은 패를 보고 돌리는 노름판에 잘못 끼어든 어설픈 노름꾼과 같죠. 노련한 노름꾼은 상대편에게 한번쯤은 따게 해준다고 했죠. 일반인들이 대부분 처음 주식에 뛰어드는 때가, 주가가 천장을 향해 내달리는, 소위 대세상승기죠.”
“그건 그래요. 사회가 그런 분위기를 만들지요. 티브이 드라마에까지 주식 이야기가 연일 나오니까요. 마치 주식을 안 하면, 꼭 바보 같이 보이게 말예요.”
“그때부터 얼마간 올리다…….”
“하강 곡선을 그리기 시작한다, 그 말씀이죠.”
“정신없이 팍팍 내리죠. 하한가에 내놓아도 팔리지 않게…….”
“그 노련한 노름꾼은 도대체 누군가요?”
“아마 첫 번째는, 정치자금 담당관이나 그들과 관련 있는 큰손들이겠죠. 다음이 외국인과 기관, 기관에서도 투신사, 증권사, 은행, 이런 순서로 패를 보고 돌리는 거지요. 그들의 농간으로 주식은 달아올랐다 식었다, 하는 거죠. 나머지는 모두 그들을 위해 같다 붙인 이유에 불과하지요. 그러니까 우리 같은 일반인들, 즉 개미들의 등골을 빼내어, 그들을 먹여 살리고 살찌우는 것이지요.”
“결국 거기서도…….”
“다 털렸죠. 적어도 김영삼 정권 때까지만 해도 안 그랬는데. 그 다음부터는 정부의 실세와 협잡, 조작…….”
“그 많던 주식과 관련된 무슨 무슨 게이트…….”
“예, 맞아요. 더구나 예수금으로 주식을 세 배까지 살 수 있어, 며칠만 하한가 맞으면 집을 팔거나 빚을 내어 메워야 하고, 우리들 소액 주주를 배제시킨 채 저희들 마음대로 감자와 증자를 하고, 하루아침에 주식을 휴지로 만들고, 그 변화와 재주가 홍길동처럼 무쌍해, 우리 일반인은 오래 못 견디게 되어 있어요. 그래서 빚쟁이에 쫓기고, 패가망신하고, 자살하여 개미들이 떠나면 한 5년 뒤쯤에 다시 그런 놀음이 시작되죠. 개미들의 악순환이요. 난 다행히 미수는 안 쐈기 때문에, 돈을 더 박지는 않았어요. 주식에서 남은 푼돈을 모두 꺼내어 로또복권을 샀죠. 모두, 꽝이었어요. 그때도, 또, 죽고 싶더라고요.”
“제 주위에도 많아요. 자책은 그만 하세요. 그래도 이 세상은 살 만하잖아요. 살다 보면 언젠가 좋은 날도 있겠지요.”
“저 차가운 지하에 계시는 부모님과 아내, 그리고 아이들에게 너무…….”
“이제는 소리 내어 울기까지 하시는군요.”
“…….”
“차를 그만, 평택으로 돌릴까요?”
“아니오. 속력을 더 내줘요.”
“알겠습니다. 하지만…….”
“손님은 나요!”
“저런, 이젠, 목소리에 오기 같은 게 묻어나네요.”
“…….”
 
(9)
 
“차 형 뱃속에서, 요상한 소리가 들리는군요.”
“사실 점심도 굶었어요. 오늘은 거, 뭐든 가, 누구의 소설 재목처럼, 운수 좋은 날인 모양이오. 새벽부터 빈차로 다니지를 못했죠. 난 물고기 잡는 꿈을 꾸면 다음 날, 묘하게 재수가 좋아요. 황금빛 월척 붕어였죠.”
“물빛은 어땠어요?”
“맑은 물에 여러 마리가 노니는 거예요. 옷을 입은 채 텀벙거리며 손으로 잡았어요. 그것을 준비해 간 큰 물통에 주워 담았죠. 곧 물통이 가득 찼지요.”
“카지노 꿈입니다. 황금빛은 돈을 뜻하지요. 물통은 카지노에서 쓰는 돈 통을 말하고요. 딴 동전을 거기에 담아 지폐로 바꾸지요…….”
“난, 그런 것, 절대 안합니다.
“그래야지요. 아니, 그 근처에도 가서는 안 됩니다. 원수가 있으면 카지노에 데리고 가라는 말도 있어요. 오죽하면 그런 말까지 생겼겠어요. 하여튼 현진건의 소설은 역설이죠. 운수 좋은 날이, 가장 운수 나빴다는…….”
“그만 둬요. 지금부터 우리는 본격적인 강원도 길로 접어듭니다. 벌써 어둠이 구렁이처럼 저 산기슭으로부터 서서히 감아 오르기 시작했습니다.”
“오늘은 보름이오. 보름달이 저 준봉들 속에 숨어 있을 겁니다. 곧 산을 박차고 제 모습을 보일 겁니다. 오히려 운치가 있을 테지요.”
“그런가요?”
“난, 사실 아침부터 걸렀지요. 곧 영월인데, 거기서 속에 뭔가 채웁시다. 밥은 내가 사겠소. 그리고 보름달이 뜨면, 그것을 벗 삼아 갑시다.”
“그래야겠군요.”
“영월 시내로 들어갑시다.”
“알겠습니다.”
 
(10)
 
“차 형, 뭘 들겠어요.”
“손 형이 좋은 걸로.”
“여기 한우가 좋은데.”
“얻어먹는 주제에 뭘…….”
“아주머니, 여기 소불고기 2인분하고, 공깃밥 둘, 소주 한 병.”
“…….”
 
(11)
 
“차 형, 어때요? 육질이?”
“좋군요.”
“여기 염소도 괜찮아요.”
“들었어요.”
“한잔하겠소?”
“운전을 해야 되잖아요”
“내 경험에 의하면, 여기서부터 카지노까지는 검문이 없어요.”
“강원도 밤길이잖아요.”
“한두 잔쯤이야…….”
“손 형, 딱, 한 잔만…….”
“하면, 받아요.”
“감사합니다. 덕분에 꼭, 여행을 온 기분이군요.”
“한 잔 걸치고, 아까 말한 대로, 보름달을 지기지우(知己之友) 삼아…….”
“술맛도 괜찮군요. 자, 제 잔을 받지요. 그런데 그 선글라스 답답하지 않아요. 밤에, 그것도 식당에서, 술까지 마시면서 딱히…….”
“차 형, 꼭 봐야 한다는 사명감에 불타오?”
“아니, 그냥…….”
“내 눈을 보면, 밥맛과 술맛, 모두 달아날 텐데…….”
“그럼, 그만 둬요.”
“자, 봐요.”
“아……!”
“흉하지요?
“왼쪽 눈이 없고, 그 자리에서, 고름마저 나오는군요.”
“처음 이 차를 탔을 때, 내가 빠져나간 부분들이 많다고 했지요.”
“어쩌다…….”
“내 몸에서 움직이는 데, 아니 노름을 하는 데, 별 이상이 없는 것들은 다 팔아 치웠죠. 이제 나에게서 더 이상 처분 할 것은 없어요.”
“얻어먹어서는 안 될 것을, 얻어먹는군요. 여기 음식 값은 내가 지불하겠어요. 헌데 그 몸으로, 술을 마셔도 되겠어요?”
“여기는 내가 오자고 했어요. 그리고 난 이제 갈 데까지 간 사람이오.”
“아이들이 있잖아요.”
“난 그들에게 짐만 될 뿐이오.”
“그렇지 않아요. 부친이 살아 있다는 것만으로도…….”
“있어야 할 사람은 없고, 없어야 할 사람만…….”
“이제부터라도 몸 관리를 해요. 둘 다 없어 봐요. 아이들의 결혼식 날…….”
“……이 선글라스는 제 자리에 가는 게 낳겠지요?”
“알아서 해요…….”
“그럼, 원위치로.”
“…….”
 
(12)
 
“차 형, 살진 보름달이 산꼭대기에 걸렸네요.”
“참으로, 오랜만에 달을 보는군요.”
“나도 그래요. 하늘에 달과 별이 있다는 것도 모르고 살았죠.”
“뭐에 그리도 바빴는지, 원…….”
“조물주는 우리에게 많은 것을 베풀었어요.”
“그래요. 손 형, 이쯤에서 차를 평택으로 돌릴까요?”
“그건 안 되오.”
“왜죠?”
“역시 오기랄까…….”
“술이 오르는군요.”
“빈속에, 반병이나 마셨잖소.”
“손 형도 식사는 않고, 한 병 반이나 자셨으면서.”
“혹 내 눈 때문에, 식사를 안 한 건 아니오?”
“손 형의 한쪽 없어진 눈을 보고 사람이 산다는 것이 무엇일까…… 잠시 그런 생각을 했었소. 그리고 나는, 또 어떤 삶을 살았나? 난 그저 운전이나 하며…… 가족을 먹여 살리는데…… 평생을 다했으니…… 사나이 불알 차고 태어나, 이렇게만 살아야만 했었나? 난…… 사실 어떤 면에서, 손 형의 그 엉터리 같은 용기까지도, 부럽소. 아마 손 형은 죽어도 후회는 없을 거요…….”
“괴변은 집어치워요. 술과 안주를 좀 샀다고, 날 위로할 생각도 말고…….”
“오늘 하루만 기계를 만져 볼까……? 딱 한 번만……?”
“말도 되지 않는 소리. 그 근처에는 얼씬거리지도 말라고 했잖소.”
“난, 내가 하고 싶은 것을 제대로 해 본 적이 없어요. 가족이라는 올가미에 묶여, 참 많은 것들을 버리고 살았죠. 시도 그래서, 버린 것이고요.”
“그럼, 시나 다시 시작해요.”
“머리가 굳어서…….”
“내 어떤 스님 이야기를 하나 할까요. 스님들 속에서는, 누구 하면, 대개가 아는 분입지요. 월(月) 자 돌림의 다섯 손가락 안에 드는 스님이니까요. 그분이 만년에 깨우친 바 있어, 하산을 했지요. 뭔지 알아요?”
“어떤?”
“홀로 남은 어머니 봉양 하나 못하는 내가, 법문이 무슨 소용이냐고.”
“…….”
“차 형은 큰일을 하고 있는 거지요. 차 형 같은 사람들이 있기에, 그 어떤 직함을 가진 사람들이 꼴값을 떨 수 있고, 하여 이 나라가 버티어 가는 겁니다. 더구나 나 같은 인간말종에 비하면, 차 형이야….”
“술 좀 같이 해줬다고 아부가 심하군요. 그거야 자신이 가보고 싶은 곳에 도달한 사람이 갖는 자만 같은 게 아닐까요. 그 누구의 노래처럼, 난 참 바보처럼 살았다는, 생각이 문득문득 들어요.”
“산다는 게 그렇지요…… 무슨 정답이 있겠어요.”
“어, 빌어먹을 놈에 보름달, 참 환장하게도 밝군.”
“허허, 그놈에 보름달, 꼭 내 여편네 연애 시절, 그 얼굴이네…….”
“그만 울어요. 술에, 눈물에, 망가진 눈, 더 탈나겠소.”
“…….”
 
(13)
 
“손 형, 차창을 열까요?”
“취기를 날려 보내려면…….”
“가도 가도 여기저기 먹물 같은 산 그림자만…….”
“아가리를 쫙 벌리고 음험하게 버티고 있다, 이 말씀이군.”
“정말 그래요.”
“인가가 없으니까.”
“이 척박한 산중에 무슨 뿌리를 박아 살 게 있다고…….”
“태백이나 정선 등은 채탄 때문에, 사람들이 모여든 곳이지요. 한때는 개들도 돈을 물고 다녔대요. 한국 최대의 환락가이기도 했고요. 인생 막장에서, 내일을 기약할 수 없는 사람들이었기에, 그날 벌면 그날로 썼던 까닭이죠. 채탄 사업이 사양길로 접어들자, 폐촌이나 다름없이 변해 갔지요.”
“카지노를, 그래서, 이곳에 유치한 것이 아니던가요?”
“차 형, 위정자들이 하는 일 중에 도대체 진정으로 서민, 특히 뿌리 뽑힌 사람들을 위해서 하는 일이 있다고 생각합니까?”
“그럼, 아니란, 말인가요?”
“참 순진도 하시군. 여태까지 기사 생활 헛했네요.”
“흐흐. 말을 그렇게 받아야, 손님들이 의기양양해져, 더 많은 이야기를 주절주절 늘어놓더라고요. 흐흐흐…….”
“손님을 가지고 놀고 있군요. 어쨌든 차 형, 어디나 그렇잖아요. 여기에 카지노가 들어오기 전, 힘 있고 돈 가진 자들이 정보를 미리 알고 먼저 들어와, 요지를 장악했지요. 부동산을 처분 해 얼마간 돈이 생긴 주민들은, 기계에 모두 쏟아 붓고, 가정이 풍비박산 나 떠났고요. 스스로 목숨을 끊은 사람도 많지요.”
“남아 있는 사람들은?”
“한마디로 썰렁해요.”
“여기 경제에 하나도 도움이 안 된단 말이군요.”
“처음엔 뭔가 되는 것도 같았죠. 헌데 카지노에서 모두 흡수해 버렸어요. 카지노에 온 사람들은, 먹고 자는 것을 모두 거기서 해결하고, 이동도 택시를 타지 않고 거의 카지노 버스를 이용하죠.”
“정부에서 하는 일이란 게, 정말 그렇군요.”
“주민들은 이제야 아차, 한 거죠. 처음엔 대통령과 문화관광부 장관을 치하하는 현수막도 많이 걸렸었는데…….”
“모두 전설 속에 묻혀 버렸다, 이 말씀이군요.”
“그래요.”
“문을 더 열어요.”
“열이 받친다, 이 말……?”
“그렇지요….”
“…….”
 
(14)
 
“손 형, 불빛이 아주 밝은 마을도 있군요.”
“카지노에 거의 다와 간다는 뜻이지요.”
“여긴 어딥니까?”
“백두산의 다른 이름 시루산, 즉 증산(甑山)입니다. 카지노와 가깝고, 여기서 정선으로 가는 기차를 갈아타지요. 정선 5일장이 티브이 등에 소개되면서, 여기를 찾는 사람이 많아졌어요. 다음이 카지노가 있는 정선군 사북읍이고요.”
“……”
“차 형, 뭘 그렇게 골똘히 생각해요?”
“혹 아리랑에 대해 알고 있소?”
“글쎄요. 대원군 경복궁 증축 때, 백성들의 살림살이가 곤궁해져 생겼다는 내용을 어디서 언뜻, 읽은 기억이 나지만…… 아이농(我耳聾), 내 귀가 멀었다는 뜻으로 불렀던……백성들의 한탄…….”
“맞아요. 아리랑은 우리 민초들의 한이지요.”
“뜬금없이 왜 그런 것은 물어요?”
“경상도 아리랑은 그래도 좀 경쾌한 느낌이 있어요. 전라도의 것은 어딘지 한이 서린 것 같고, 그렇다면 강원도 여기 정선 아리랑은 어떤 것 같아요?”
“……내가 생각하기엔, 한숨 소리 같기도 하고, 바람 소리 같기도 하고, 그래요 민초들이 삶의 질곡에서 나오는 한숨을 바람에 날려 보내는, 그런 소리…….”
“잘 봤어요. 현실적인 삶의 고통을, 높은 산과 깊은 계곡으로 이루어진 아름다운 자연 풍광에, 날려 보내는 소리일 겁니다. 아마도 여기서 또 다른 아리랑이, 저 카지노 때문에, 생겨날 것만 같군요. 바람결에 날리는 아주 애절한 한숨으로…….”
“허허, 그렇군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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