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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론/국문학법과 글로벌시대의 망각
2007-12-07 14:47: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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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회:3172
추천:191
 

≪小論 5≫


【국문학법과 글로벌시대의 망각(妄覺)】


저자; 시인ㆍ수필가 / 中天, 주  환


귀에 아주 익숙한 격언 중에는‘로마에 가면 로마법을 따라야 한다.’는 말을 자주 하며 자주 듣게 됩니다. 각 가정마다 대대로 내려오는 가훈(家訓), 각 학교마다의 교훈(校訓), 각 학급마다의 급훈(級訓)이 있듯, 하나의 통일된 질서를 이루는 법이 그것입니다.

 

그리고 또 하나는‘악법도 법이다.’라는 말이 있습니다. 우리 대한민국에는 대한민국의 실정에 맞는 법이 있고, 북한은 북한 실정에 맞는 법이 있습니다. 이 국법은 한 국가를 형성하는 체제를 말합니다. 그러하매‘악법도 법이다.’라는 말도 맞습니다.

 

북한이 대한민국과 다른 체제이지만 북한에 가서 살게 되면 북한의 국법을 따라 살 수 밖에 없지 않겠어요. 여기에는 개인적인 이견이 개입할 수 없는 불변의 이치(理致)라고 봅니다.

 

한 가정과 한 나라를 다스리려면 저마다의 실정에 맞는 규칙과 규율이 있어야 흔들리지 않는 법이잖아요. 그런데, 간혹 현실사회인들 중 일부를 보면 그러한 규칙과 규율을 무시한다기보다는 깨트리려고 합니다.

 

물론, 각자의 개인적 정서에서 본다면 실정에 맞지 않는 애매모호한 법칙도 있긴 합니다. 그러나 앞에서 언급했듯이, 개인의 입장에서는 다소 억울할지라도 정해진 법이라면 그 법이 악법이라 할지라도 따라야 한다고 봅니다.

 

그것은 순리입니다. 개인적으로 정히 따를 수 없다고 한다면 깊은 산 속에 들어가 세상 사람들과의 접촉을 끊고 홀로 살아야할 것입니다. 하지만, 우리 인간의 정서는 정(情)이 없이는 단 하루도 살 수 없으므로 그렇게 살기도 어렵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악법도 법이라면 싫어도 따르며 살 수 밖에는 별 도리가 없지 않겠어요?

 

그러면 이쯤해서 필자가 말하려는 것은 국법을 말하려는 것이 아니라, 국문학법에 대해 말하려고 합니다. 국문학법이란 무엇일까요? 이 물음은 하나마나한 말이 되겠지만, 모든 학계, 특히 문학인과 국문학자 또는 국문학박사는 너나 할 것 없이 따라야만 하는 것이 바로 국문학법이지요.

 

이 국문학법이 무엇이냐를 말한다면, 아침저녁으로 늘 건너다니는 돌다리도 두드려가며 건너라는 말이 떠오릅니다. 이 법은 바로 맞춤법ㆍ띄어쓰기ㆍ들여쓰기ㆍ내어 쓰기ㆍ문단나누기ㆍ문장부호 사용하기 등을 말하지요.

 

그런데, 필자의 귀에는 못이 되고 눈에는 가시처럼 들리는 황당한 말이 있는데, 일부 사람들이 더러 하는 말을 빌자면, 글을 쓸 때에도 말할 때와 같이 소리 나는 대로 써야한다며 또 그렇게 국문법이 바뀌어야 한다고 주장하는 사례들을 종종 접하게 됩니다.

 

이러한 일부의 주장이 훗날 실제로 그렇게 된다하더라도 지금 현재로서는 반문을 하고 싶어집니다. 일예를 든다면, 현시대의 젊은 층에 속하는 이들 중에는‘간통법’을 폐지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이들이 많습니다. 이렇게 주장하는 이들의 내면적 심리를 추측해본다면 객관적이거나 남남끼리는 맞아 떨어지는 말이 될지는 모르겠으나, 한 쌍의 부부를 마주 앉혀놓고‘간통법’을 폐지해야 옳으냐? 그르냐? 에 대해 주관적으로 질문한다면 아마도 솔직하게 폐지해야 한다고 말할 용기 있는 사람은 극히 드물 것이라 여겨집니다.

 

물론‘간통법’은 부부 간의 문제와 직결되므로 가장 예민한 부분이기도 합니다. 그래서 부부를 마주 앉혀놓고 폐지하느냐 마느냐 묻는다면 서로 생각이 같다면 모를까 그렇지 않고서는 벙어릴 수밖에 없을 것이라 봅니다.

 

어떻든, 다시 국문학법에 대한 이름 모를 어떤 이가 말한 실례를 든다면, 그 이름 모를 사람이 말하기를“현시대 초등학생부터 대학생에 이르기까지 띄어쓰기와 맞춤법도 정확히 아는 학생이 극히 드문 형편인데, 세계화시대라는 오늘날 글로벌시대라는 오늘날 살아남기 위해 뛰어가도 모자랄 판에, 현시대 학생들과 젊은이들이 과연 국문학법을 공부해가며 창작을 하고 글을 쓰겠는가?”라며, 최소한 창작예술을 지향하는 문학인이라도 국문학법을 따라야 한다는 제게 반문을 한 일이 있습니다.

 

그러면서 당신은 그러한 구속의 법규에 속박당하기 싫어 당신이 쓰고 싶은 대로 내키는 대로 쓰겠다고 한 일이 있습니다. 물론 그 이름 모를 사람은 기성작가는 아니었습니다만, 그렇다 치더라도 최소한의 기본적 규칙은 따라야 하지 않겠습니까? 과격한 표현이 될지는 모르겠으나, 필자는 이름 모를 그에 대해‘시대적 반항아’라고 규정짓고자 합니다.

 

생각해 보세요. 문학의 기초는 일상적인 일기와 편지에서부터 시작되는 게 아닌가요? 물론, 국문학을 전문으로 공부하지 않고서는 그 복잡다양한 우리의 국문학법을 다 안다고는 생각지 않습니다. 또한, 일반인들에게 문학인들처럼 국문학자들처럼 박사들처럼 국문학법에 의거하여 글을 쓰라고는 강요하지는 않겠습니다.

 

그러나 다만, 우리의 선조님들께서 통일된 작문법으로 국문학법을 제정하여 반포한 이상, 싫든 좋든 준수하며 따라야 하는 게 마땅한 게 아닐까요? 또한 최소한의 노력하는 모습은 보여야 하지 않을까요?

 

물론, 필자 역시도 문학인이라는 운명의 멍에를 쓰기 전에는 솔직히 국문학법 내지는 작문법에 대해 다 알았다고 말하지 못하는 게 사실이긴 합니다. 그러나 문학인이 된 이후부터 부족한 부분에 대해 나름대로 주야독경(晝夜讀經)으로 공부를 하고 있는 중입니다. 그래서 아직도 많은 부분에 있어 부족합니다.

 

하지만, 아무리 국제화시대이고 글로벌시대라 할지라도 기초와 기본조차 모른 채, 무시한 채 건너  뛰기 식으로 가서야 어디 되겠습니까? 우리 어디 한번 생각해 봅시다.

 

보세요, 아무리 심산유곡(深山幽谷)의 폭포수처럼 빠르게 돌아가는 삶일지라도, 이는 마치 돈 버는 방법을 터득하기도 전에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말고 무작정 돈부터 벌라는 말 밖에는 더 되겠습니까?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다는 것은 먹어 죽지만 않는다면 무엇이 되었든 먹어 조지는 잡식성동물이라 말할 수밖에는 달리 말할 수 없지 않겠습니까?

 

예서 갈무리를 하면서 필자가 하는 말은, 모든 기성 문학인을 무조건 국문학박사가 되어야 한다는 말은 하지 않겠습니다. 작문법박사가 되라고는 말하지 않겠습니다. 다만, 변칙과 편법을 쓰더라도 기초와 기본은 알아야 하지 않겠는가? 말하고 싶습니다. 또한 반드시 알고 있어야 하고요.

 

적어도 세상 사람들의 정신정서질서를 주도하는 진정한 문학인이라면 말입니다. 물론, 시인이다 수필가이다 소설가라는 호칭보다는 문학인(文學人)이라는 호칭이 몇 배 더 무겁게 느껴지기도 할 것이라 봅니다.

 

끝으로 솔직히 까놓고 말한다면, 기성 문학인에게 있어 창작은 표현의 자유는 보장 되어 있다고 말할 수는 있으나, 국문학법 또는 작문법의 자유는 보장받지 못한 것이 사실 아닙니까? 조금 더 솔직히 말한다면, 복잡 다양한 국문학법을 정히 따르기 싫다면 국문학박사가 되든가, 한글학자가 되든가, 국어편찬위원이 되어서 국문학법과 작문법을 폐지하는 게 더 낫지 않겠습니까? 그렇게 하여, 일명 나대로 국문학법과 작문법을 구사하는 게 더 설득력 있고 더 현실적인 일이 아니겠습니까?

 

그렇게 할 수도 없지만, 그렇게 할 용기가 없다면 싫든 좋든 악법이더라도 준수하며 따라야 하는 게 타당하리라 봅니다. 이것이 바로 문학인의 책임이고 의무이고 운명이 아니겠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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